류승범·황정민 '부당거래', 스크린 짝패 통했다①

왼쪽부터 류승완 감독, 류승범, 황정민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과연 형제는 용감했다.

류승완, 류승범 형제가 뭉친 '부당거래'가 썰렁한 늦가을 극장가를 후끈 달구고 있다. 개봉 첫 주 주말에만 61만 관객을 동원, 50%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점유율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2000년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부터 시작된 두 사람의 콤비 플레이는 '다찌마와 리' '아라한 장풍대작전' '주먹이 운다' '다찌마와 리: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에 이어 어느 덧 6번째 결과물을 내놓았다. 게다가 이야기의 한 축을 이루는 또 다른 주연배우는 이미 '사생결단'에서 류승범과 마약상과 형사의 부정한 거래를 그렸던 황정민. 그야말로 어제의 용사들이 다시 뭉쳤다.

영화 '부당거래'는 온국민의 관심이 쏠린 아동 연쇄살인사건을 두고 아귀다툼을 벌이는 검사, 경찰, 스폰서의 부정한 거래를 그린 작품. 류승범과 황정민은 각각 각본을 쓰는 부패 검사 주양과 사건을 연출하는 경찰 최철기 역을 맡았다.


이같은 배우들과 감독의 재회는 과거의 호흡에 원숙미를 더해 새로운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냈다. 황정민은 머니투데이 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류승범과의 재회에 대해 "익숙해져서 그런지 연기에 대해 더욱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고 설명했고, 류승완 감독 또한 "(류)승범이는 내가 구사하는 유머가 어떤 것인지 대한민국에서 제일 잘 아는 배우"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류승범 역시 "한 번 이상 호흡을 맞춘 감독과 배우들이 차기작을 함께 하면 서로의 성향이나 배합법을 파악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좀 더 효율적인 측면이 있다"는 생각을 전한 바 있다.


류승범이 검사로의 신분 상승을 이루고 유해진이 가세하면서 등장인물들의 물고 물리는 갈등구조는 과거 그들이 함께 했던 작품들보다 한층 촘촘해진 모습이다. 각자가 가진 증거와 자료를 무기로 서로를 겨냥하는 세 사람은 영화 속에서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또 한편의 영화를 찍어내고, 각자의 각본과 연출이 이루는 불협화음은 세 사람을 점차 파국으로 내몬다.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발칙하게 꼬집는 영화의 내용은 통쾌함과 함께 씁쓸한 기시감을 선사한다. 재회한 스크린 짝패 류승완-류승범, 류승범-황정민 콤비는 적어도 '부당거래'에서는 분명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여주며, 관객들은 액션 스타일리스트 류승완 감독의 도전에 호평으로 호응하고 있다.

'부당거래'외에도 올 하반기 극장가에는 과거 영화 속에서 호흡을 맞췄던 배우, 또는 감독들이 또 한 번 힘을 모은 영화들이 대거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오는 4일 개봉하는 '불량남녀'는 임창정과 엄지원이 주연을 맡았다. 두 사람은 2007년 영화 '스카우트'에서 인연을 맺은 사이. 신용불량인 형사와 독종 카드사 상담원으로 분한 이들은 '불량남녀'의 재회로 흥행에서 아쉬움을 남긴 '스카우트'의 한을 풀겠다는 포부다.

12월에는 '추격자'의 주역들이 다시 뭉친 '황해'가 개봉한다. 연변에 살고 있는 한 남자가 한국으로 일하러 간 뒤 소식이 묘연한 아내를 찾기 위해 살인 의뢰를 받아들이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8분 여 가량 트레일러가 공개되면서 관계자들의 기대를 증폭시켰다.

과연 돌아온 왕년의 용사들은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까. 선봉에 선 '부당거래'의 흥행 성적이 눈길을 끄는 가운데, 이들 스크린 짝패들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보여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