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올림픽 '부당거래', "제 점수는요…"②

[★리포트]

임창수 기자  |  2010.11.02 08:33
왼쪽부터 황정민, 류승범, 유해진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왼쪽부터 황정민, 류승범, 유해진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영화 '부당거래'가 극장가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개봉 전부터 입소문을 형성한 '부당거래'는 예매율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개봉 후 50%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점유율로 개봉 첫주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류승범, 황정민, 유해진 등 이름만으로도 믿음을 주는 주연 배우들의 면면. 영화배우 박중훈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부당거래'를 "배우들의 연기 올림픽"이라고 표현했고, 황정민 또한 기자간담회 당시 "연말에 세 사람이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면 영광이죠"라며 "연말을 기대해보자"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한 바 있다.

과연 세 사람은 빼어난 연기로 검사, 경찰, 스폰서 간의 부정한 거래를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9시 뉴스'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기시감을 선사했다. 영화 속 캐릭터들을 현실 속에서 살아 숨 쉬듯 또렷이 그려내며 스크린 속에서 맘껏 뛰어 논 세 명의 배우들. 당신은 몇 점의 점수를 줄 것인가.


먼저 연출하는 경찰 최철기로 분한 황정민부터 살펴보자. '너는 내 운명'의 순정남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며 청룡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그는 지난 4월 개봉한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에서 맹인 검객 황정학으로 분해 영화의 흥행과는 별개로 "역시 황정민"이라는 찬사를 들었다.

그가 맡은 최철기는 경찰대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번번이 진급에 실패하는 캐릭터. 같은 형사라도 '사생결단'의 도 경장과는 차이가 있다. 도 경장이 협박과 회유로 상대를 조종하는 인물이라면 최철기는 자신이 감춘 카드를 감춘 채 조용히 행동하는 스타일. 과묵한 성격의 광역수사대 에이스를 그려내기 위해 눈 대신 입을 닫은 황정민은 눈빛 연기와 몇 번의 몸짓만으로 대국민범죄조작극을 기획하는 최철기를 완벽히 표현해냈다.


류승범은 최철기가 기획한 조작극의 전말을 파악하고 자신만의 각본을 써내려가는 부패 검사 주양으로 분했다. '부당거래'가 사회의 부정과 비리, 부조리한 악순환을 그렸음에도 관객들에게 불편하지 않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능청스러운 연기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

특히 스폰서에게 받은 시계를 "요즘 핸드폰을 들고 다니니 시계를 차고 다닐 일이 없다"며 기자에게 내미는 장면과 "다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얹었다"고 너스레를 떠는 장면은 극중 가장 '빵 터지는' 장면들. 적당히 비겁하고 찌질했던 '품행제로'의 중필이 마음잡고 공부해 검사가 되면 이런 모습일까. 류승범은 극 곳곳에 웃음과 활기를 불어넣으며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통쾌하고 발칙하게 풀어냈다.

미친 존재감의 신 스틸러 유해진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올해에만 '이끼' '죽이고 싶은' '부당거래' 등 세 편에 작품에 연이어 모습을 비친 그는 이어 '적과의 동침'에도 출연, 그야말로 '유해진 전성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그가 맡은 장석구는 최철기와 주양 사이에서 제 잇속을 챙기는 스폰서. 그 역시 앞선 두 인물과 갈등을 빚으며 범죄 조작극의 한 축을 담당한다.

출신성분 탓에 부정한 모습이 덜 부각됐다 뿐이지 그 또한 최철기가 연출한 사건을 충실히 현실화 하는 악당 중의 악당이다. 유해진은 어딘가 덜 떨어진 모습으로 웃음을 선사했던 '공공의 적'의 칼잡이 용만이나 '이끼'의 덕천 등과는 달리 웃음기 쫙 뺀 모습으로 '부당거래'의 악한 장석구를 그려냈다.

극중에서 국민들을 대상으로 또 한 편의 영화를 찍는 세 명의 주인공들. 증거와 자료로 서로의 약점을 물어뜯는 한바탕 아귀다툼의 끝은 어떤 모습일까. 적어도 스크린 밖의 성적을 매기는 것은 관객들의 몫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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