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호감' 권상우, 호감으로… 왜?

[이수연의 클릭!방송계]

이수연   |  2010.11.05 12:59
권상우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권상우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연예인들에게는 언제나 '이미지'가 그림자처럼 졸졸 따라다닌다. 요 '이미지'란 녀석이 얼마나 끈질긴가하면, 실제 모습은 전혀 그렇지 않은데도 방송에서 보여지는 모습만으로 그 사람에 대한 선입견이 생겨버려서 그걸 벗어버리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각종 기사나 리서치에서 '○○할 것 같은 연예인'이란 조사들은 기본이요, 수많은 시청자들도 방송에서 비춰지는 모습으로 나름대로 이미지를 각인시키니까.


실제 모습을 알고 있는 내 주변 연예인들 중에서도 이런 경우, 꽤 봤다. 개인적으로 만나는 모습은 의리 있는데 이미지는 너무 드세다거나, 반대로 굉장한 얌체인데 이미지는 푸근하다거나, 아주 계산적인데 이미지는 인간적이라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실제로 좋은 사람이지만, 이미지가 나쁜 경우 너무나 안타깝지만, 어쩌랴! 이런 실제 모습들을 동네방네 떠든다고 대한민국 국민들 전체가 알게 되는 것도 아니니까 말이다. 결국 이를 해결할 방법은 방송에서 보여 지는 그들의 모습이 변화되고, 시청자 스스로 판단하는 길밖에. 하지만, 이게 어디 말처럼 쉬운가. 자신의 노력이든, 하늘이 준 기회든 그 동안의 자신의 이미지를 탈피하는 '뭔가'가 있어야하는데 이 또한 쉬운 건 아니니까.


그런데, 권상우가 이를 해냈다. (그에게 미안하지만) 한류 스타에서, 어느 순간 '비.호.감' 이미지로 각인됐던 그가 말이다. 각종 구설수에, 이런 저런 말실수에, 말 많았던 결혼 사유에, 뺑소니 혐의까지... 아이고~ 참 많기도 했다.

이건 뭐, 구멍 하나 막으면 바로 다른 구멍이 뚫리니, 손으로 막고 발로 막고, 온몸 다 이용해서 막아도 이 구멍, 저 구멍에서 숭숭 빠져나가는 바람들은 걷잡을 수 없었다. 그에게 따라다녔던 이 수많은 문제들 중에, 한 가지 일만 터져도 연예인에겐 치명타인데, 권상우란 대스타가 과연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지, 좀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특히나 가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몇 번 만났던 그의 유쾌한 모습들을 떠올리면, 비호감 이미지로 전락(?)한 그가 더더욱 안타깝기도 했고 말이다.


하지만 '하도야 검사'가 권상우와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면서 비호감이 완벽하게 호감으로 변신했다. 고시촌에서 머리 싸매고 공부해서 사법고시에 붙어, 단정한 머리 스타~일에, 칼줄 잡힌 양복 입고 일할 것 같은 이미지의 검사가 아니라, 껄렁껄렁하면서도 불의를 참지 못하는 '하도야 검사'가 마치 권상우인 것처럼 여겨지니 말이다.

이 유쾌, 통쾌, 상쾌한 캐릭터는 그에게 다가온 천운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대물'에서 시선을 톡톡히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주인공 서혜림이란 캐릭터는 씩씩했다, 소심했다 왔다갔다한다는 여러 평가들 사이에서도 하도야 검사만큼은 첫 회부터 지금까지 꿋꿋하게 캐릭터를 지키고 있으니 더더욱 눈에 띌 수밖에. 그러니 하도야 검사는 권상우에게 내려진 하늘의 선물이 아니고 뭐겠는가.

그렇담 단순히 그가 좋은 캐릭터만을 맡았다고 비호감 이미지를 벗었을까. 아니다. 여기에 연기력이란 녀석까지 튼튼하게 뒷받침 돼줬다. 평생을 따라다녔던 발음 문제가 크게 부각되지 않을 만큼 '대물'에선 좋은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단 얘기다. 껄렁껄렁한 연기에선 실제 권상우란 사람의 유쾌하고 재기발랄한 이미지를, 불의를 못 참는 연기에선 이런 저런 불미스런 사건사고를 절대 저지르는 사람이 아닐 것이라는 이미지를, 어제 눈물을 흘리는 혼신의 연기에선 그를 한류스타로 대박 나게 했던 '천국의 계단'의 차송주의 애절한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으니까.


자, 이제 그는 천운의 캐릭터와 연기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그럼, 이제 그에게 남은 건 뭘까. '대물'이 종영하는 그날까지 하도야 검사를 멋지게 연기하는 것이며, 그 후엔 다시 불미스런 구설수들에 휘말리지 않는 일이다. 지금 이 순간이 그에게 얼마 만에 온 기회인가. 고래심줄보다 질기고 질긴 비호감 이미지란 녀석이 다시 따라붙지 않도록 말이다.

<이수연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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