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초능력자'의 포스터
역시 강동원이었다.
강동원, 고수 주연의 '초능력자'가 개봉 첫날 12만 9316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개봉 당일이었던 지난 10일 예매율 80%를 돌파하는 등 이미 예견됐던 상황. 점유율도 무려 56.8%를 기록했다. 두 꽃미남 스타의 초능력 대결은 극장을 향하는 관객들의 발걸음을 재촉하기 충분했다.
영화 '초능력자'는 눈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초능력자(강동원 분)가 자신의 능력이 통하지 않는 규남(고수 분)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대결을 그렸다. 일반적인 히어로물과 달리 능력자가 사회에 섞이지 못하고 소외된 인물로 그려진 점이 새롭다.
첫 악역에 도전한 강동원은 흥행 초능력을 발휘하며 3연타석 홈런을 때릴 기세다. 강동원은 지난해 말 개봉한 '전우치'로 610만, 올해 초 '의형제'로 546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배우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그의 군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이 될 것이란 전망과 합을 맞춘 고수의 출연에 '초능력자'를 향한 여성관객들의 기대는 그 어느 때 보다 높았다. 악역이지만 감춰진 상처가 있는 인물이라 강동원이 '늑대의 유혹',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형사: 듀얼리스트', '의형제' 등 전작들에서 보여준 모습대로 연민을 느낄 여지 또한 충분하다.
경쟁작으로 꼽히는 '부당거래' 또한 '초능력자'의 흥행에 위협요소는 아니다. 개봉 효과를 누릴 '초능력자'가 개봉 3주차에 접어든 '부당거래'보다 유리한 고지에 있음은 자명한 사실. '초능력자'는 당분간 '부당거래'에 우세를 보이며 함께 쌍끌이 흥행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15세 관람가 등급의 '초능력자'가 젊은 층, 특히 여성관객의 호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에 한국사회의 이면을 다룬 '부당거래'의 경우 30~40대 넥타이부대의 호응을 얻고 있다.
오는 18일 개봉하는 섹시코미디를 표방한 '페스티발' 또한 '초능력자'와는 다른 관객층을 겨냥해 '초능력자'의 흥행기세에 걸림돌이 되지는 못한다. '천하장사 마돈나'의 이해영 감독이 연출한 '페스티발'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아 성인관객 공략에 나선다. 당분간 '초능력자'의 흥행 기세를 막아설 영화는 쉬이 눈에 띄지 않는다.
변수가 있다면 오는 18일 개봉하는 데이빗 핀처 감독의 '소셜 네트워크' 정도가 될 것이다. 마크 주커버그의 SNS(Social Network Service) 페이스북 창업 실화를 다룬 작품으로 전미 박스오피스 2주 연속 1위에 빛나는 기대작. 국내에서도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해외 유명감독의 신작에 그다지 큰 호응을 보내지 않았던 국내 관객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이 또한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공산이 크다. 이미 데이빗 핀처 감독은 '조디악',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등으로 한국에서 쓴맛을 봤고, 거장 올리버 스톤 감독의 '월 스트리트: 머니 네버 슬립스' 또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어야했다.
결국 문제는 입소문이 어떻게 퍼지느냐다. '초능력자'의 첫 주 흥행 기세가 강동원의 신작에 대한 기대에 기인한다면, 본격적인 승부가 펼쳐지는 2, 3주차부터는 영화에 대한 평가가 관객 동원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강동원의 흥행 3연타석 홈런은 가능할까. 흥행 강타자 등극을 앞둔 그의 타격이 어디까지 뻗어나갈지 기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