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 하수빈 윤상현(왼쪽부터) ⓒ양동욱 인턴기자
'체인지' '스위치' '프리키 프라이데이' 등 그간 영혼이 바뀌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은 영화는 셀 수 없이 많았다.
이 단골소재가 안방극장으로 오면 어떨까. 2시간 만에 모든 이야기를 풀어내야 하는 영화와는 달리 좀 더 다양한 세계를 그려낼 수 있지 않을까.
서로에 대한 마음을 모른 채 티격태격 다투던 남녀가 영혼이 바뀌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SBS 새 주말드라마 '시크릿가든(연출 신우철 극본 김은숙)'이 오는 13일 첫 선을 보인다.
오만함의 결정체인 김주원(현빈 분)과 '예쁘다'는 말보다 '멋있다'는 말을 더 좋아하는 여자 길라임(하지원 분)의 영혼이 바뀌며 좌충우돌 벌이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자신을 찾게 되는 모습을 그릴 예정이다.
하지만 '남녀영혼이 바뀐다'는 소재의 식상함은 피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베일을 벗은 '시크릿가든'에 기대를 갖는 건 왜일까.
우선 배우 하지원에 대한 기대다. '시크릿가든' 기획 단계부터 하지원을 염두에 뒀다는 신우철 PD의 말처럼 스턴트우먼 길라임은 하지원에게 꼭 맞는 옷이다.
오죽하면 그녀의 액션 연기 점수를 묻는 질문에 신 PD가 "100점입니다"라고 단박에 만점을 줬을까.
신우철 PD는 "기존 스턴트하시는 여성분보다 하지원씨가 현장에서 더 잘 한다"며 "때문에 대역이 있었지만 대역을 쓰지 않고 하지원씨가 직접 액션 연기를 소화했다"고 극찬했다. 하지원 역시 "기존에 스턴트우먼을 다룬 적이 없어 그분들의 노고를 매력적으로 그려보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특히 하지원은 그간 '해운대' '바보' '색즉시공' '1번가의 기적' '발리에서 생긴 일' 등 팔색조 매력을 선보이며 그간 주어진 캐릭터는 기대 이상으로 소화했다. 4년 만에 브라운관에 돌아온 그녀는 길라임을 어떻게 소화할 것인가.
두 번째로는 '파리의 연인', '프라하의 연인', '시티홀', '온에어' 등을 성공시킨 김은숙 작가와 신우철 PD가 의기투합했다는 점이 다소 식상한 소재에도 불구하고 기대를 갖게 한다.
김은숙 작가는 "기획안을 쓸 감독님과 3개월 간 캐릭터 고민을 했다"며 "소재의 제약이 있지만 이 소재를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풀어나갈 수 있을까 고민의 고민을 거듭했다"고 밝혔다.
김 작가는 "'시티홀' 이후 독기가 생겼다"며 "깊이를 찾다 재미를 놓친 것은 아닌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드라마를 하며 욕심은 버렸다"며 "주말 시간 가족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드라마를 하자는 생각에 가볍고 경쾌하게 에피소드를 꾸렸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첫 작품 성공 후 시청률이 점점 내려가고 있어 더 이상 내려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감독님과 (재미있게)작정하고 만들었다. 편집 영상을 봤는데 나 역시 시청자 입장에서 닥본사(닥치고 본방사수)하고 싶을 정도"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실제로 제작발표회에서 공개된 영상 속 하지원은 보이시하면서 털털했고, 현빈은 까칠하면서도 의외성이 주는 유쾌함을 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