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남' 김제동·'미친존재감' 정형돈, 역설의 미학

최보란 기자  |  2010.11.18 11:19


정형돈의 존재감과 김제동의 도시 남자 포스, 감이 잡히는가.

최근 인터넷에 이 두 사람, 김제동과 정형돈이 단연 화제의 인물이었다. 그것도 이들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차도남(차가운 도시 남자)', '미친 존재감'이라는 수식어로.


역설적인 별명이 네티즌들의 바람 타고 오히려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인데, 존재감이 너무 없어서 '미친 존재감'이 된 정형돈, 촌스러운 이미지가 도리어 '차도남' 같은 시크함을 풍기는 김제동이 그 대표적인 예인 셈이다.

정형돈은 MBC 간판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유난히 말수가 적어 존재감이 미미했다. 그런데 너무 평범해서 튀는 캐릭터가 될 줄이야. 팬들이 자신을 알아보는 것 마저 부담스러워 하는 그의 극한적인 수줍음과 부족한 말주변이, 이제껏 보지 못한 캐릭터로 어필하기 시작했다.


특히 1년 내내 바뀌지 않는 회색 양복차림과 명품 가방, 꺾어 신은 구두 스타일은 멤버들 전원이 따라하는 특집을 했을 정도. 정형돈을 코스프레한 멤버들이 여행을 떠나는 '바캉스 특집'에서 유재석을 비롯한 멤버들은 "정형돈 스타일이 코디하기 쉬워 보였지만 원조는 역시 다르다. 그의 존재감을 따라 갈 수 없다"며 혀를 내둘렀다.

또 조용하다가 한 번씩 내뱉는 대사는 남들보다 큰 무게를 갖기 마련. 이에 그의 '무한도전' 활약상을 모은 이른바 '정형돈 플레이어'가 등장, 인터넷을 휩쓸고 있는 '000 플레이어' 열풍의 원조가 됐다.


김제동을 '차도남'에 등극케 한 것 역시 시골 아저씨 같은 그의 소탈한 모습과 친근한 외모가 한 몫했다.

트레이닝 차림으로 커피를 마시는 사진과 함께 "압구정동이라는 곳에 오랜만에 나왔습니다"라며 최대한 깔맞춤을 했는데도 긴장됩니다. '차도남'의 길은 멀고도 험하군요"라는 글을 트위터에 남겨 네티즌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최근엔 "아침 출근길 막히시는 분들은 오늘 제가 오픈카로 모십니다. 다 타!!! 기분이라도 내시라고 흠흠"라는 글과 올린 사진 한 장은 네티즌들로부터 "대박, 오픈카", "오픈카를 즐기는 그대가 진정 차도남" 등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기도 했다.


장난스러운 네티즌들은 무심한 듯하면서도 매력적인 '차가운 도시 남자'를 뜻하는 신조어를 반대의 이미지인 김제동에게 붙임으로써 서민적인 그의 이미지를 극대화하고 있다.

이밖에도 역설 별명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2인자 박명수의 별명 '거성', 정석 MC 유재석과 전혀 안 어울리는 '날유', 유세윤이 만든 '천재뮤지션' UV 등도 같은 맥락이다.

언뜻 역설적인 표현에 웃음이 나오지만, 한 번 더 생각하는 위트 있는 별명이자 수식어이다. 이는 그만큼 팬들이 연예인들의 다양한 개성을 캐치하는 시선이 넓어지고, 방송을 대하는 태도가 고단수가 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 이처럼 발상의 전환으로 다가갔던 역설이 계속되는 화제성에 힘입어 사실이 되기도 한다.

정형돈은 '무한도전'에서 쌓은 존재감을 바탕으로 케이블 tvN '롤러코스터'의 '남녀탐구생활', MBC 일요예능 '오늘을 즐겨라'에 출연하며 활동 영역을 넓히며 진짜 '미친 존재감'으로 거듭나고 있다.

최근엔 MBC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쇼 난생처음'에 MC로 발탁되며 인기를 과시, 항간에는 너무 주목 받고 있어 스스로 불안해 한다는 후문이 돌기도 한다.

박명수 역시 '거성'이라는 별명답게 2인자에서 벗어나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2부 '뜨거운 형제들'을 비롯해 SBS 예능 '밤이면 밤마다'를 진행하며 스스로 지은 별명을 현실화 하고 있다. 이달 말 방송예정인 KBS 2TV 새 예능 '백점만점' MC로도 발탁, 1인자의 자리로 다가서고 있다.

UV의 음악 역시 처음엔 개그의 연장으로 보는 시선이 많았으나, '쿨하지 못해 미안해'와 '집행유애'로 기성가수 못잖은 성공을 거두면서 뮤지션으로도 인정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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