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김현중 ⓒ임성균 기자 tjdrbs23@
김현중(24)이 만화 속 인물을 잇달아 연기한 것은 분명 우연이 아니다.
5년 전 그룹 SS501로 데뷔했을 시절부터 따라다닌 꽃미남이란 수식어는 지난해 그가 드라마 '꽃보다 남자'로 연기에 데뷔했을 때도 끈질기게 그를 따라다녔다. 올해 '장난스런 키스'로 첫 주연을 맡았을 때도 여전히 그랬다.
재벌가의 완벽남 지후선배와 까칠한 천재 백승조. 심지어 두 편의 작품에서 모두 여주인공의 이상형이었으며, '여주인공보다 예쁜' 인물을 연기했다.
의욕에 불타는 배우로선, 아쉽기도 한 대목일 터였다. 김현중은 솔직하고도 담담하게 설명했다.
"꽃미남 캐릭터, 그게 저의 보여지는 이미지니까요. 저는 이제 갓 연기를 시작한 신인배우 잖아요. 거기에 따라서 제게 배역이 맡겨지는 것 같아요. 분명 그 다음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겠죠."
가수 김현중, 배우 김현중, 그리고 SS501의 김현중. 가수로 활동하던 당시부터 뭇 여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던 미남 스타였던 그는 연기자로 영역을 넓히며 명실상부한 한류 스타로 우뚝 섰다.
지난 12일 개막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축하 무대에 섰다. 한국 대표라지만, 이날 무대에 오른 가수 중 중화권이 아닌 이는 김현중이 유일했다. 그의 미소에 대륙의 10만 관객이 열광했다.
"한국 대표로 나간 거라 더 저를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영광스러운 경험이었어요. 주 개막식장과는 다른 무대가 있었는데, 사방이 뚫린 게 아니라 한 면에만 관객에 있었거든요. 그게 10만 명이래요. 멋진 경험이었죠."
가수 겸 배우 김현중 ⓒ임성균 기자 tjdrbs23@
그는 현재 배용준이 대주주인 키이스트 소속이다. 톱 한류스타인 '욘사마'가 그를 영입한 것을 두고 '제 2의 배용준'이니 하는 수식어가 끊이지 않았다. 그마저도 이제는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김현중이다.
"활짝 웃는 웃음이나 자기 관리가 닮았다고요? 비슷해 보이니까 그런 이야기를 하시는 거겠죠. 사실 저는 잘 모르겠어요. 형과 만나면 그냥 편안하게 이야기를 해요. 연기 이야기도, 사는 이야기도. 바쁘셔셔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요."
척 보기엔 곱상한 외모의 꽃미남 스타지만, 그의 이야기에는 여간해선 흔들리지 않는 고집과 주관이 묻어났다. 현재모다 미래를 이야기할 때 더 분명하게 드러났다.
최근 종영한 '장난스런 키스'는 김현중의 첫 주연작이었다. 비록 만족스런 시청률은 아니었지만 김현중은 한 단계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아쉬움과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꽃남'보다 더 어려웠어요. 혼자 극을 이끌어가야 했으니까요. 아쉬움이 있지만 다음 작품에서 또 더 열심히 하면서 성장하고 싶어요."
그가 연기를 닮고 싶은 배우로 첫 손에 꼽는 배우는 다름 아닌 유해진과 오달수였다. 여러 작품에서 조연으로 활약하며 '미친 존재감'을 내뿜는 이들이다.
"제게 연달아 주연을 맡겨주신 건 정말 감사한 일이죠. 하지만 전 조연도 좋아요. 정말 제 마음에 든다면 비중에 상관없이 작품에 출연할 거예요. 비중이 작은 조연이라고 해서 주연보다 못한 것은 결코 아니라고 생각해요."
가수 겸 배우 김현중 ⓒ임성균 기자 tjdrbs23@
태생이 가수였던 그는 연기를 시작했다 해서 가수의 꿈을 접을 생각이 전혀 없다. 도리어 더 적극적으로 가수로서의 컴백을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그의 첫 솔로 앨범이 나온다.
"가수를 그만둘 수는 없더라고요. 솔로 앨범을 준비하고 있어요. 내년 중순 정도에는 솔로 앨범을 내려고요. 200곡을 받았고요, 그 중에서 5개 곡을 선정했어요. 어떤 분위기가 될 지는 앨범이 나올 때 봐 주세요."
'장난스런 키스'를 끝내고 이어진 유튜브 특별판 촬영을 마치고, 쉼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중이었지만 그는 "힘들기보다는 행복하다"고 했다.
"제가 하고싶은 걸 할 수 있는 지금이 좋아요.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생각하는 것을 계획을 세우고 또 해낼 수가 있으니까요. 계획 세우는 걸 좋아해요. 늘 계획을 세워요."
넌지시 그럼 그 전에는 그렇지 못하다는 불만이 있었냐고 물었다. 김현중은 "지금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김현중은 "해야 하기 때문에 하는 일들이 많았다"면서도 "당시에는 그룹으로 활동을 했다. 단체로 하는 일은 혼자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SS501과는 지금도 가끔 연락하고 그래요. 모두들 바빠 자주 만날 수는 없지만. 해체는 아니죠. 언제라도 함께할 수 있는데요. 그런데 내년에 SS510 음반 나온다는 이야기는 누가 하고 다니는지는 모르겠어요. 내더라도 일단 제 솔로 앨범 먼저 내고요(웃음)"
가수 겸 배우 김현중 ⓒ임성균 기자 tjdrbs23@
김현중에게 꿈에 대해 물었다. 잠시 뜸을 들이기에, 가수로서의 꿈, 배우로서의 꿈을 각각 이야기해달라 했다. 김현중으로서의 꿈도 궁금했다. 가수로서의 꿈은 거대했다. 배우로서의 꿈은 소박했다. 그리고 김현중의 꿈은 아주 엉뚱했다.
"가수로서의 꿈은 아주 커다란 공연장에 제 팬들을 모두 초대해서 무료 공연을 여는 거예요. 아주 멋지게, 언젠가는 해아죠. 배우로서의 꿈은 다음이 기대되는 배우가 되는 거예요."
김현중의 꿈은? 가장 먼저 나온 게 외계인과의 대면, 그리고 우주여행이었다. 만약 어떤 외계인이 와서 '지금 당장 함께 가자'고 하면 망설임 없이 떠나겠단다. 설사 생체실험을 당하더라도 그럴 가치가 있을 거란다. 우주 여행은 평생 언젠가는 꼭 떠날 계획이다. 북극은 다녀왔으니, 언젠가는 남극도 기필코 가겠단다.
지후선배와 백승조, 어느 쪽이 더 되고싶냐 물었을 때 그의 의지를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당연히 지후선배죠. 승조가 똑똑해도 돈은 없잖아요. 지후선배라면 아마 바로 우주여행을 갈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