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애 김혜수 이민정 손예진ⓒ임성균 홍봉진 기자
26일 오후 7시부터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제 31회 청룡영화제 시상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12년 동안 안방마님 자리를 지켜온 김혜수를 비롯해 여우주연상을 공동 수상한 윤정희와 수애, 손예진, 하지원, 이민정, 조여정, 최강희, 한혜진, 박민영, 영화 '아저씨'의 김새론까지 다양한 세대를 어우르는 여우들이 함께 했다.
이날 여우들의 드레스 코드는 지난 23일 있었던 연평도 북한 포격 사건에 따라 시국과 국민정서를 고려해 모노톤의 얌전한 드레스가 줄을 이었다. 세련되면서도 과감한 스타일로 청룡영화제의 또 하나의 볼거리로 주목받곤 했던 김혜수 조차도 블랙에 단아하면서도 우아한 드레스로 숙연한 분위기를 반영했다.
물론 그런 가운데서도 미처 드레스를 새로 얻지 못하거나,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집하는 스타들도 눈에 띄었다. 패션· 미디어 업계 관계자들을 통해 여우들의 레드카펫 패션 베스트 & 워스트를 뽑았다. (별점 반영)
김혜수 (★★★★★)
역시! 청룡의 여인은 그녀였다. 매번 파격적인 시도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던 그녀가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얌전한' 룩을 선보인다고 예고했을 때 대부분의 패션 관계자들은 아쉬워했다. 하지만 페라가모의 블랙 여신 풍 드레스를 선택해 모던하면서도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무엇보다 시폰 소재의 플리츠 장식은 육감적인 가슴 라인을 돋보이게 하면서도 바디라인을 잘 살렸다. 거기에 지미 추의 클러치와 미네타니 액세서리는 과하지 않게 잘 매치됐다.
수애 (★★★★★)
우열을 가릴 수가 없었다. 감히, 청룡의 여인인 김혜수에 비견될 정도로 '드레' 수애로서 명성을 뽐냈다. 도나카란의 브론즈 컬러의 드레스는 수애의 인상과 잘 맞아떨어졌다. 또 흐르듯 떨어지는 실루엣을 잘 살린 언밸런스한 원 숄더 스타일은 고급스러우면서도 단아한 수애의 이미지가 잘 반영됐다. 거기에 발렌티노 클러치와 뮈샤의 액세서리로 우아함을 더했다. 이날 선배 윤정희와 공동으로 여우주연상까지 거머쥔 수애는 레드카펫에서도 여우주연상 감이었다.
이민정 (★★★★☆)
올해 최고의 신인으로 뽑히는 이민정의 레드카펫 룩이 갈수록 발전되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이날 이민정은 버버리 프로섬의 그레이 컬러의 튜브톱 드레스를 선택했다. 이민정은 업스타일의 헤어로 쇄골 라인을 드러내고 허리끈으로 조여 줘 몸매의 장단점을 잘 커버했다는 평이다. 무엇보다 올해 여러 스타들이 도전했던 플라워 모티브의 드레스가 이민정과 가장 잘 어울린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클러치는 낸시 곤잘레스, 슈즈는 지미 추.
손예진 (★★★★☆)
대개 시상자로 나서는 배우들은 레드카펫에 무신경하다. 하지만 손예진은 역시 달랐다. 입생로랑의 블랙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손예진은 우아한 여신의 모습이었다. 가슴 선부터 물결처럼 떨어지는 플리츠 시폰은 몸매 바디라인을 제대로 살려냈다. 단아하면서도 당당한 모습이 아름다움을 더했다.
한혜진 남규리 박민영 최강희ⓒ임성균 홍봉진기자
한혜진 (★★☆☆☆)
오밀조밀하게 예쁘게 생긴 한혜진의 레드카펫 룩이 아쉬움을 남겼다. 블랙 튜브톱 드레스를 선택한 것은 좋았다. 하지만 가슴도 히프도 제대로 강조되지 못하는 어정쩡한 바디라인이 한혜진의 장단점을 살려주지 못했다. 거기에 지나치게 언밸런스한 팔찌는 뭥미!
남규리 (★☆☆☆☆)
블랙 드레스 공수에 어려움을 겪었나. 막판에 블랙 아이템으로 도배한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블랙 하이 웨스트 라인의 밋밋한 클리비지 룩에 뱅 헤어, 과한 문양의 블랙 클러치까지 모든 것이 부조화스럽다. 남규리가 조문 정국을 헤아리는 패션을 고려한 것은 알겠는데, 여기는 분향소가 아닌 레드카펫이다.
박민영 (★☆☆☆☆)
시선이 따갑지 않았을까. 화이트 레이어드 미니스커트로 과감하게 등장한 박민영은 참~ 예뻤다. 하지만 뉴스도 안 보는지, 개성도 좋지만 예의라는 것이 필요하겠다. 패션만 놓고 말해도 박민영의 패션은 신부 메이크업을 하고 온 11월의 신부 같았다. 스타일 보다는 예쁜 느낌이다.
최강희 (☆☆☆☆☆)
구혜선의 교복 패션 이후로 이번처럼 만장일치로 워스트를 뽑은 것은 처음이다. '꽃보다 남자'의 김현중을 연상케 하는 헤어스타일에 블랙 쫄쫄이에 파스텔 색상을 매치한 스타일을 뭐라고 설명하면 좋을까. 동안으로 불리니까 패션도 아동복을 입었나보다. 딱히 실험적이지도 않고, 그냥 충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