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혜 "공주 전문배우? 이젠 '차도녀'할래요"(인터뷰)

임창수 기자  |  2010.11.30 08:14
배우 서지혜 ⓒ류승희 인턴기자 grsh15@ 배우 서지혜 ⓒ류승희 인턴기자 grsh15@


배우 서지혜가 송창의와 호흡을 맞춘 영화 '서서자는 나무'로 돌아왔다. 2005년의 스크린 데뷔작 '여고괴담4-목소리'와 2007년 '상사부일체'에 이은 3번째 영화 출연. 여고생과 대기업 사원을 거친 그녀는 이번엔 한 남자의 아내이자 아이의 엄마로 분했다.


그녀가 맡은 순영은 밝고 씩씩하지만 사고의 후유증으로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인물이다. 서지혜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픔을 가진 캐릭터에 매력을 느껴 출연을 결심했다. 감독의 주문에 따라 아픔을 겉으로 드러내기보다는 밝게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원래 시나리오 초고에서는 순영의 아픔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이 있었어요. 하지만 완고에서 그런 부분들이 좀 덜어졌죠. 나름의 아픔을 가지고 있지만 표현 자체는 밝게 함으로써 오히려 더 그 아픔이 배가될 수 있으니까요. 반면에 시나리오에 없다가 추가된 신도 있어요. 방파제에 저 혼자 파도를 맞으며 서있는 장면이 있는데 그 신 같은 경우는 현장에서 감독님께서 불쑥 찍자고 하셔서 찍게 됐어요. 남편이 죽고 난 다음의 순영의 모습을 담아내고 싶으셨나 봐요."


서지혜는 신인 여배우들의 등용문으로 널리 알려진 '여고괴담' 시리즈와 '두사부일체'의 3편을 표방한 '상사부일체'에 출연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흥행에서는 모두 쓴 맛을 봤다. 신인이라는 꼬리표와 흥행시리즈의 후광을 모두 벗고 진정한 의미의 스크린 도전에 나선 각오는 어떨까.

"사실 전작들 같은 경우는 저에게 그렇게 크게 부담이 되는 부분은 많지 않았어요. '여고괴담'은 신인들의 등용문으로 유명한 시리즈고 당시에는 '잘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어도 흥행에 연연할 시기는 아니었죠. '상사부일체' 같은 경우도 전작들이 잘 됐었고 저보다는 선배님들이 이야기를 끌어가시는 영화라 부담이 덜했죠. 오히려 이번 영화가 더 부담이 되는 것 같아요.영화 쪽에서 많이 보여드리지 못한 저의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드린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어요."


서구적인 외모의 가진 그녀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여전히 주로 사극에서의 모습으로 대중들에게 기억됐다. '오버 더 레인보우' '사랑해' '춘자네 경사났네' 등 현대극에 꾸준히 출연했으나 이들을 통해 보여준 캔디형 캐릭터들은 '신돈'의 몽골출신 노국공주의 강렬한 인상을 가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최근에는 '김수로'의 인도 공주 허황옥으로도 출연하면서 '외국 공주 전문 배우'라는 별칭까지 얻은 그녀다.

"'신돈' 때의 모습이 강하게 인식이 되고 사극의 느낌이 강하게 남다보니까 '사극전문 배우'가 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도 있었어요. 이제는 제 이미지에 맞는 느낌이 어떤 건지 좀 알게 됐기 때문에 새로운 면도 보여드리고 싶어요. 사실 제가 도시적인 이미지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 편인데 정작 그런 역할은 해본 적이 없거든요. 기회가 된다면 요즘 대세인 '차도녀(차가운 도시의 여자)'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요즘 '대물'에서 이수경 씨가 하시는 역할 같은 것도 마음에 들구요. 제가 그동안 캔디형 캐릭터를 많이 하다보니까 '이미지가 착해진 것 같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데 이제 다시 본연의 차가운 모습으로 돌아 가볼까 해요.(웃음)"

배우 서지혜 ⓒ류승희 인턴기자 grsh15@ 배우 서지혜 ⓒ류승희 인턴기자 grsh15@


7년 동안 배우라는 이름으로 살아오는 동안 그녀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매해 한두 작품씩을 선보이며 꾸준히 전진해 왔지만 여전히 연기에 대한 고민은 계속 되는 것 같다고. 한동안 스스로를 몰아붙이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던 그녀는 결국 평가는 대중들의 몫이라 생각하고 여유를 갖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7년째 이 쪽 일을 하고 있는데 매번 작품 때마다 부족한 점을 느끼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표현을 안해서 그렇지 힘든 시기도 있었어요. 예전에는 열정과 패기로 연기를 하려 했던 것 같아요. '열심히 했는데 왜 나는 잘 안될까' 고민하던 시기도 있었구요. 스스로 고민도 많이 하고 주위 분들께도 여쭤봤는데 다들 비슷한 시기를 거쳤고 비슷한 고민과 생각들을 하셨다더라구요.

이제는 평가는 다른 분들의 몫으로 돌리고 좀 더 자신감을 갖고 연기를 하려고해요. 여전히 '연기에 답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배우라는 직업은 연기 연습 못지않게 자기 자신을 잘 컨트롤 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거든요. 언제든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연기를 뽑아낼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배우로서 또 중요한 한 몫인 것 같아요."

최근 서지혜는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 류승범의 상대역으로 캐스팅됐다. 공교롭게도 함께 '서서자는 나무'에서 호흡을 맞춘 송창의가 출연했던 드라마와 같은 제목. 서지혜는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의 게이 연기로 전에 없던 주목을 받은 송창의처럼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로 배우 생활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까.

"얼마 전에 촬영을 시작했는데 새로운 분들과 작업하는 건 늘 재미있어요. 사람들을 알아가는 재미도 있고, 새로운 작품을 접하는 데 대한 설렘도 있구요. 제가 맡은 역할은 칼럼리스트에요. 류승범 씨의 애인 역인데 연인의 변해가는 모습에 실망하고 고민하는 인물이죠. 지금까지 좀 어리고 통통 튀는 캐릭터를 주로 했다면 이번에는 당당한 여성을 연기하게 됐어요. 말씀드린 '차도녀'랑도 조금 비슷하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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