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세 ⓒ사진=임성균 기자
'제 34회 MBC 대학가요제'에서 자작곡 '위드 유'로 대상을 차지한 이인세(22·한림대 의예과 본과 2년)는 지난 11월30일 오후 기타를 메고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편집국을 찾자마자 대뜸 이 말부터 꺼냈다. TV로 볼 때 순수했던 첫 느낌은 실제 만나보니 더욱 실감났다.
이인세는 지난 11월27일 서울 덕성여대에서 열린 올 '대학가요제'에서 잔잔한 느낌의 팝스타일의 곡인 '위드 유'의 최고상인 대상을 거머쥐었다. 아마추어 치고는 수준급의 자작곡이란 평가도 얻어냈다. 여기에 귀여운 막내 남동생 같은 곱상한 외모도 주목 받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자신이 대상을 타고 유명해졌다는 걸 잘 느끼지 못했다. 물론 교수들의 축하 말 및 학교 친구들의 "이제 연예인 된 거야?"란 기분 좋은 놀림은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했다. 그럼에 불구, 여전히 자신에겐 '음악을 좋아하는 대학생'이란 타이틀이 더 잘 어울린다 생각하고 있다.
"지금 막 시험을 마치고 지하철을 타고 오는 길인데, 아무도 못 알아보던 걸요. 하하. 그래도 학교에서는 축하를 많이 받았어요. 다른 대학교에서도 축제에 와 달라는 요청도 받았고요. 가장 기분 좋았던 것 중 하나는 제가 나온 고등학교에서 축제 부탁이 온 거예요."
울산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이인세는 밴드부 회장을 지냈다. 드럼을 담당했던 이때부터 어찌 보면 음악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당시 일렉트릭 기타도 어깨 너머로 배웠다.
그러다 대학에 오며 학교 친구들과 밴드 활동을 시작했다. 첫 밴드는 '노네임밴드'란 이름의 모던록 스타일의 밴드였고, 여기서도 드럼을 쳤다. 두 번째 팀으로 현재도 소속돼 있는 어쿠스틱 밴드 '하루'에서는 기타, 서브 보컬, 코러스 등을 한꺼번에 맡고 있다.
"지금 있는 팀에 들어오며 어쿠스틱 기타를 제대로 배워야겠다고 마음먹고 지난해 겨울부터 열심히 기타를 쳤죠. 참, 대학에 들어오고 난 직후 피아노에도 관심을 가졌고 어설프지만 조금을 칠 수 있는 정도는 됐죠. 이때부터 작사 작곡을 조금씩 하기 시작하다, 기타를 배우고 곡을 보다 많이 썼죠. 하지만 제가 생각해도 어디 내놓을 만한 곡들은 아니었는데, 이번 '위드 유'는 조금이나마 자신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대학가요제'에 출전하기로 결심했죠."
이인세 ⓒ사진=임성균 기자
이인세의 롤 모델은 루시드 폴이다. 공학박사인 루시드 폴은 자신의 전공과 음악을 조화롭게 병행해가고 있는데, 바로 이 점이 이인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인세는 의대 공부도 무척 재밌어 하고 있다. 여기에는 부친 역시 울산에서 피부과를 운영하는 의사인 점도 한 몫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의사가 무엇을 하는 직업인지 너무도 가까이서 봤기 때문이다.
"의학 공부도 재밌고 음악도 너무 좋아 이 둘을 꼭 같이 하고 싶어요. 그래서 루시드 폴 형이 참 부러워요. 참, 저는 개인적으로 제이슨 뮤라즈나 존 메이어처럼 사람들과 감성을 나눌 수 있는, 잔잔하면서도 느낌 있는 장르의 음악을 좋아해요. 앞으로도 이런 쪽의 음악을 계속 추구해 나가고픈 생각이 있어요."
이인세는 국내 최고 권위와 전통의 대학생들의 음악 경연대회인 'MBC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타며,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Mnet의 대국민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2'의 최종 우승자 허각과 비교대상도 되고 있다.
이인세의 기분은 어떨까. 일단은 좋다.
"허각씨의 가창력은 정말 뛰어난 것 같아요. 저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라 생각하죠. 그렇기에 허각씨와 비교된다는 자체는 제게 큰 영광이에요. 하지만 저도 음악을 너무 좋아하고 순수하게 즐기며 곡도 열심히 쓰려 하고 있으니, 잘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하하."
올해 '대학가요제' 대상 수상은 물론 2년여 간 친구로 지내던 경희대 한의학과에 재학 중인 여자친구와 정식 교제도 시작, 잊지 못할 2010년을 보내고 있는 이인세. 이인세는 내년 상반기 자신의 이름을 건 앨범을 내고 싶은 꿈을 하나 더 하며 행복한 올해를 마무리 지어가고 있다.
한편 '하루' 밴드의 보컬과 함께 팀을 이뤄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 3차 오디션까지 통과했던 이인세는 이번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타며 자연스럽게 더 이상의 오디션에는 참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