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배우 이종석 ⓒ홍봉진 기자 honggga@
"이종석? 그게 누구지?"
신인 배우 이종석(21), 그가 SBS 주말드라마 '시크릿가든(연출 신우철 극본 김은숙)' 속 썬 역에 캐스팅된 후 방송가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한 소리다.
도대체 이종석은 누구인가. 누구길래 그렇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극중 천재음악가 썬 역에 캐스팅됐을까. 많은 사람들은 의아해 했다. 제작단계에서 썬 역에 그룹 2PM의 전 멤버 재범의 출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남녀 주인공 못지않게 주목받은 캐릭터기 때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썬 역을 거머쥔 이는 바로 '생 초짜' 이종석이었다. 그가 출연한 작품이라고는 지난 5월 종영한 SBS '검사 프린세스(이하 검프)'가 유일하다. 이마저도 비중이 적었던 탓에 그가 나왔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처녀작 '검프'에서 한정수 형님 오른팔 수사관으로 나왔어요. 이우현이란 극중 이름도 있었지만 한정수 형님이 없으면 존재하지 않는 캐릭터라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지 못해요. 그런 점에서 완전 신인인 제게 주목받을 수 있는 썬 역에 캐스팅된 건 천운이죠.(미소)"
그의 말마따나 '시크릿가든'이 전파를 탄 직후 극중 안하무인 톱스타 오스카(윤상현 분)를 좌지우지하는 썬은 적은 출연 분량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청자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방송 4회 만에 시청률 20%를 넘으며 드라마가 탄력을 받고 있는 터라 신인 배우에게 이 만큼 얼굴을 알리기에 좋은 기회도 없다.
"드라마 미팅 가서 '검프' 했다고 하면 기억하시는 분들이 아무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더 조바심이 났죠. 연기가 하고 싶어 먼 길을 돌아 여기까지 왔는데 미치겠더라고요. 그래서 아르바이트를 하면 허한 마음을 다잡았어요. 그러다 썬을 만나게 됐어요. 썬을…."
신인배우 이종석 ⓒ홍봉진 기자 honggga@
몸이 바쁘면 허해진 마음을 채울 수 있을까 그는 '검프'가 끝난 후 아르바이트를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짧게 맛본 연기의 매력은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몸과 마음은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뜨겁게 타올랐다.
"'시크릿가든' 캐스팅 전 첫 미팅에서는 그렇게 좋은 인상을 못 드렸어요. 썬은 과묵한 아인데 웃음이 많다고 말도 들었죠. 그래서 썬에 몰입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했어요. 그리곤 이 노력을 높게 평가하셨는지 절 캐스팅해 주셨죠."
그렇게 그는 '이.종.석.'이란 이름 석자를 알릴 기회를 얻었다. 물론 경험이 미천한 탓에 긴장감도 컸다.
"처음엔 엄청 긴장하고 갔어요. 어찌나 떨리던지, 휴~. 그런데 윤상현 형님이 '반말하고 싸가지 없게 해야 하니까 더 막 하라'고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어찌나 감사하던지, 첫 촬영 때 큰 도움이 됐죠. 자신감도 얻었고요."
덕분에 이종석은 작은 소망이 생겼다.
"'검프' 했다고 하면 다들 언제 나왔냐고 하세요. '시크릿가든'이 끝날 즈음에는 많은 분들이 이종석이란 배우가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게 제 바람이자 목표에요.
덧붙여 썬 역에 재범군 등 거론된 사람이 있지만 이종석이란 아이가 해서 완성도 있게 캐릭터가 그려졌다는 말 듣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