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가든', 홀대받던 판타지 장르의 재발견

배선영 기자  |  2010.12.08 09:41
SBS 주말드라마 '시크릿가든'이 화제다. 매주 월요일을 "'시크릿가든' 봤어?"로 시작한다는 직장인들의 이야기도 제법 들려오니 말이다.


극중 재벌 2세 백화점 사장 김주원(현빈 분)의 시건방 대사가 유행하고 길라임(하지원 분)이 돼버린 김주원과 오스카(윤상현 분)의 남남 키스도 세간의 화제가 됐다.

그 중에서도 시청자들이 가장 높은 관심을 표하는 대목은 '대체 왜 길라임(하지원 분)과 김주원의 몸이 뒤바뀌었는지, 또 왜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는지' 여부다. 엔딩에도 큰 영향을 끼칠 두 사람을 둘러싼 비밀. 시청자들은 아직 8회까지 방영된 이 드라마의 엔딩을 놓고 갖가지 추측을 제기하고 있다.


급기야 김은숙 작가가 트위터를 통해 네티즌들의 추측성 엔딩을 직접 언급했다. 그는 6일 "요즘 엔딩에 관한 멘션들이 참 많다. 내가 쓰지도 않은 가짜 엔딩들이 난무 하는 모양이다"고 적기까지 했다.

이처럼 방송가에서 가장 핫한 드라마로 급부상한 '시크릿가든'. 그동안 드라마나 영화에서 수차례 반복된 재벌 2세와 신데렐라의 러브 스토리라는 식상할 법도 한 소재의 드라마가 성공한 요인은 무엇일까.


바로 진부한 신데렐라 스토리에 판타지 요소를 덧입히며 예측불가능하게 만들어버렸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크릿가든' 이후 브라운관은 흔치 않았던 판타지로맨스 장르에 긍정적 관심을 표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역으로 '시크릿가든' 이전 화제가 된 판타지물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먼저 1998년 KBS 2TV에서 방영된 드라마 '천사의 키스'가 있다. 유호정 차승원 이재은 박상아 조민기 등이 출연한 이 작품은 천사와 악마로 선악 구도가 분명히 나뉘어졌다. 유호정 차승원의 러브라인도 눈에 띄지만 드라마는 이들의 사랑보다 천사와 악마의 미스터리한 대결에 더욱 초점을 맞추었다.

1999년 SBS에서 방영된 드라마 '고스트'도 있다. 지난 5월 톱스타 고소영과 결혼, 최근에는 할리우드에도 진출한 톱 배우 장동건이 출연한 작품이다. 장동건 외에도 명세빈 김민종 등 당대 최고 인기스타들이 출연해 살인사건을 둘러싼 미스터리에 퇴마사라는 이색적인 직종(?)까지 비춰졌다. 로맨스 보다는 판타지 미스터리에 더 가깝지만 형사 역의 장동건과 의사이자 기자로 1인2역을 연기한 명세빈의 안타까운 러브스토리도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었다.


2003년 SBS에서 방영된 '천년지애'는 앞선 두 작품보다는 로맨스적 요소가 강한 작품이다. 소지섭 성유리가 출연했으며, 극중 성유리가 맡은 부여공주는 시공을 초월, 전생과 현세를 넘어 호위무사(소지섭)와 일본 귀족가문 자제(김남진)와의 삼각관계를 연기해 수많은 여성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최근에는 SBS 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가 방영돼 인기를 끌기도 했다. 충무로 스타 신민아가 브라운관으로 돌아와 가장 핫한 스타 이승기와 호흡을 맞추었으며, 구미호전이라는 이색 소재가 이들의 로맨스에 절묘하게 스며들어 색다른 맛을 냈다는 평이다.

이처럼 과거의 브라운관에서 판타지 장르는 로맨스보다는 미스터리 스릴러와 주로 결합해왔다. 로맨스는 여기에 필수 양념 정도로 가미돼왔던 것이 사실. 그러나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와 '시크릿가든'의 연이은 성공 이후, 더욱 통통 튀고 획기적인 판타지 로맨스 물이 브라운관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어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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