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트' 팔색조 박상민의 재발견

배선영 기자  |  2010.12.11 12:36
\'자이언트\' 박상민 <사진제공=SBS> '자이언트' 박상민 <사진제공=SBS>


배우 박상민의 재발견이다.

SBS 월화드라마 '자이언트'는 지난 7일 끝났지만, 아직도 그 여운을 되새기는 시청자들이 많다. 그만큼 '자이언트'는 떠난 길목에 남긴 것이 많다.


'자이언트'는 최근 몇 년 새 유행한 파릇파릇 트렌디 드라마와는 거리가 멀었다.

말랑말랑한 사랑이 주도 아니오, 매력 있는 차도남 따도남이 여심을 간질이는 드라마도 아니었건만 시청자들은 '자이언트'에 열광했다.


70년대 경제 개발기부터 8~90년대 온갖 정경유착이 만연하던 시기를 되짚던 60부작 긴 호흡 대하드라마 '자이언트'는 이성모(박상민 분) 이강모(이범수 분) 이미주(황정음 분) 세 남매를 통해 시대를 관통하는 진정성을 제시했다. 그리고 그 진정성은 배우들의 불꽃 튀는 연기로 더욱 빛을 발했다.

조필연으로 날선 악마의 모습을 재현한 배우 정보석과 이제는 중후한 멋마저 나는 은근한 카리스마 이강모를 보여준 이범수가 연말 SBS 연기대상 시상식의 대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그 가운데 조용히 빛을 발했던 팔색조 연기자 박상민도 빼놓을 수 없다.


돌이켜보면 이성모는 가장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갔다. 부모를 죽인 원수, 조필연을 죽다 살아난 미군부대에서 발견했다. 이후 조용히 조필연에게 정착했다. 조용히 틈새를 노려 정점에 선 조필연을 끌어내리겠다는 잔혹함이 가슴에 서려있었던 것.

그러나 가슴 한 켠 두 동생을 향한 짠한 그리움이 남았다. 생사조차 알 수 없었던 강모와 미주. 그리움을 삼킬수록 원수에 대한 분노감은 더욱 커졌다. 조필연 뒤 번뜩이는 성모의 눈빛에서 시청자들은 박상민 연기에 물이 올랐다고 느꼈다.

그렇게 박상민은 복수심으로 들끓는 청년인 동시에 동생들에 대한 애틋함을 간직한 맏형, 극과 극을 오가며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그런 박상민의 연기력이 폭발했던 것은 극 말미. 총알이 박혀 뇌에 이상이 생긴 성모가 정신지체장애인이 돼버린 대목이다. 숨겨둔 비자금장부를 필사적으로 움켜쥐던 장면과 구출된 자신을 부둥켜안고 우는 미주를 바라보는 성모의 모습은 '자이언트'가 마지막에 남긴 명장면이다.

박상민은 '자이언트' 방송 직전 아내 한씨와의 이혼소송 분쟁 등 사적인 일이 보도되는 등, 구설수에 올랐다. 이에 지난 5월 제작발표회에서도 불참했다. 그러나 '자이언트'와 함께한 7개월 동안 연기력으로 모든 논란을 불식시키며 배우 박상민의 입지를 더욱 단단히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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