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3차 공판에 참석한 이성진 ⓒ양동욱 인턴기자
과연 이성진은 마카오에서 1억 원이나 되는 엄청난 돈을 무슨 용도로 빌린 것일까.
사기 및 도박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남성그룹 NRG 출신 이성진(33)이 빌린 1억 원의 사용 목적을 놓고 증인과 첨예한 진실공방을 벌였다.
이성진은 13일 오후 4시30분 서울 양천구 신정동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3차 공판에 참석했다.
이날 이성진은 1,2차 공판 때와 마찬가지로 착잡한 표정으로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인과 함께 법원을 찾은 이성진은 이날 취재진이 몰릴 것을 우려해 차에서 대기하다 공판 시간에 맞춰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공판에는 검찰 측 증인으로 이성진이 마카오에 머물었을 당시 돈을 빌리는데 중간 다리 역할을 한 이모씨가 출석했다. 이씨는 사건 당시 마카오에 위치한 한 리조트에서 근무 중이었다.
하지만 공판 과정에서 이씨와 이성진의 주장은 첨예하게 엇갈렸다. 이씨는 "이성진씨가 어떤 용도로 1억 원을 쓸지 모르고 돈 빌리는 걸 도와줬다. 또 계좌에 1억 원의 돈이 입금된 것만 확인하고 카지노 커피숍을 떠났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시종일관 "이성진이 1억 원의 돈을 왜 빌렸는지 용도는 모르겠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반면 이성진은 "돈을 빌렸을 당시 이씨를 통해 칩의 형태로 받았다"고 주장하며 이 돈이 도박에 쓰일 것을 이씨도 알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형사3단독 장성관 판사는 "두 사람 중 한 명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양측의 엇갈린 주장에 난색을 표했다. 이어 "양측의 주장 중 어느 것이 진실인지 밝히기 위해 당시 카지노 커피숍에 함께 있던 매니저를 증인으로 신청하면 채택할 용의가 있다"고 향후 증언에 대한 진실 여부를 판단할 것임을 암시했다.
더불어 이날 공판에서는 이성진이 사건 당시 변재 할 능력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증인으로 NRG제작자이자 이성진 소속사 대표 김태형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에 따라 김태형은 내년 초 열릴 4차 공판 증인으로 공판에 참석하게 됐다.
특히 이날 공판은 증인에 대한 심문이 이뤄지는 틈틈이 증인의 부친이 고성과 이상한 감정 표현으로 공판 진행을 방해해 제지를 받기도 했다.
다음 공판기일은 내년 1월3일이다.
한편 이성진은 지난해 6월께 필리핀 마닐라의 한 카지노에서 현지 여행사 운영자인 오모씨(42) 등으로부터 2억3300만원 빌려 이를 모두 바카라 도박으로 날린 혐의로 피소, 서울남부지검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 9월30일 첫 공판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