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균 기자
지난 29일 오후 9시55분부터 경기도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열린 2010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식(연출 노창곡)이 열린 가운데 버라이어티 부문 최우수상은 박명수에게 돌아갔다. 유력한 최우수상 후보로 꼽혔던 정형돈은 아쉬움을 씹으며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정형돈은 너무 존재감이 없어서 핀잔을 들었던 과거의 캐릭터를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 사람들은 웃기는 기막힌 캐릭터로 반전시키며 올해 새롭게 조명을 받았다.
각 프로그램에서의 활약도 눈부셨다. MBC '무한도전'에서 여전히 맹활약하는 한편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오늘을 즐겨라', 개그쇼 '난생처음', 청춘 버라이어티 '꽃다발' 등에서도 예능감과 연기력을 동시에 뽐내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촬영중 부상을 입어 목발을 짚고 다니면서도 웃음을 주는 순간에 빠지지 않는 투혼까지 발휘했다.
비록 이번 시상식에서는 2인자라는 수식어가 부족해 보이는 '거성' 박명수에게 최우수상 자리를 내 줬지만 정형돈의 존재감은 대단했다.
가장 돋보인 대목은 시청자와의 약속을 지킨 이른바 '홍대패션'. 지난 9월 방송된 '무한도전' '서울빙고' 특집에서 노홍철이 해 준 분장에 쫄바지나 다름없는 스키니 바지를 입고 "연예대상에 입고 나온다"고 지나가듯 말해 화제를 모았다. 그 약속은 약 3개월만에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지켜졌다. 더 과장된 메이크업과 함께.
특별상 시상자로 나선 모델 장윤주가 "이제 패션이 어렵지 않죠?"라는 질문을 던지자 정형돈은 "제가 소위 말하는 패션 종결자입니다. 대한민국 패션계는 오늘 정형돈의 등장 전후로 나뉘겠습니다"라고 답해 좌중을 웃겼다.
'무한도전'이 시청자가 뽑은 올해의 프로그램상 수상에 실패하면서 이날 정형돈은 노홍철, 길과 함께 무관에 그쳤지만 그의 막강한 존재감은 결코 줄어들지 않았다. 개화동 오렌지족의 미친 존재감이 더욱 빛을 발할 2011년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