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명' 김갑수, 안방극장 길이 남을 '미친 존재감'

문완식 기자  |  2011.01.01 08:41
김갑수가 지난 12월 31일 열린 2010 KBS연기대상에서 남자 최우수연기상 수상 직후 환하게 웃음 짓고 있다 <사진=KBS 제공> 김갑수가 지난 12월 31일 열린 2010 KBS연기대상에서 남자 최우수연기상 수상 직후 환하게 웃음 짓고 있다 <사진=KBS 제공>


"하도 빨리 죽어서 다른 사람 한편 출연한 분량과 비슷한 분량일 것 같다."

배우 김갑수가 지난 12월 31일 열린 2010 KBS연기대상에서 남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그는 이날 최우수연기상 및 대상 후보에 올랐던 장혁 등 다른 10명의 후보와 비교,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장혁이 '추노'로, 전인화와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공동 수상한 문근영이 '신데렐라 언니', '매리는 외박중'으로 후보에 이름을 올린 반면 김갑수는 '추노', '신데렐라 언니', 거상 김만덕', '성균관스캔들' 등 출연작이 빼곡했다.


김갑수는 앞서 시상자 나섰다 함께 나온 구혜선이 "KBS 최다 작품 출연자가 되신 것을 축하한다"고 하자 "하도 빨리 죽어 다른 사람 한편 출연한 분량과 비슷할 것"이라고 유쾌하게 받아쳐 웃음을 안겼다.

사실 그랬다. 그는 '거상 김만덕'에서는 독살로, '추노'에서는 지병, '신데델라 언니'에서는 쇼크사로 극중 죽음을 맞았다. '성균관스캔들'에서만 '기대'를 깨고 마지막회까지 등장했다.


타방송사에서도 다르지 않아 SBS '제중원'에서는 총에 맞았고 MBC '즐거운 나의집'에서는 첫 회 3분 만에 의문의 죽음을 당하기도 했다. 말 그대로 '단명전문'인 셈이다.

하지만 이번 KBS연기대상 최우수연기상이 증명하듯 그의 연기력은 극중 목숨만큼이나 짧지 않았다. 그는 적은 출연 분량에도 인상적인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출연 드라마마다 캐릭터도 천차만별이라 아무리 얼굴이 많이 비쳐도 식상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연기력을 바탕으로 짧고 굵게 안방극장에 '어필'한 것이다.


김갑수는 이날 시상식에서 소감마저 짧게 해야 했다. 시상식이 길어지면서 연기대상 측에서 원활한 진행을 위해 그에게 요구한 것이다.

그는 웃는 얼굴로 "소감 빨리하라고 난리"라며 "내년에도 열심히 하겠다"는 말로 역시나 짧고 굵게 하고 싶은 말을 하고는 무대를 내려왔다.

김갑수의 '단명'은 2011년에도 계속될지 모른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안다. 그가 아무리 '단명'하더라도 "열심히" 그의 몫을 다할 거란 것을.

비록 '단명 전문'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지만 김갑수의 '미친 존재감'은 안방극장에서 길이길이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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