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라스트 갓파더'의 스틸
심형래 감독의 야심작 '라스트 갓파더'가 개봉 첫 주 주말 강력한 기세를 뽐내며, 2일 사실상 100만 관객 돌파를 예고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9일 개봉한 '라스트 갓파더'는 올 1일부터 2일 오전까지 누적 관객 98만 5643명을 동원, 개봉 5일 만인 2일 100만 관객 고지를 무난히 점령할 전망이다.
1일 하루 동안만 4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새해 첫날 가장 많이 본 영화'에도 등극한 '라스트 갓파더'. 3대 흥행비결에 대해 알아봤다.
◆'반갑다 영구야'…명불허전 슬랩스틱 코미디!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역시나 1994년 '영구와 우주괴물 불괴리' 이후 16년 만에 부활한 영구의 존재다. 미국으로 건너간 영구는 색동저고리와 고무신 대신 양복과 나비넥타이, 더벅머리와 땜통 대신 2:8 가르마로 멋을 냈다.
바뀐 외양과는 별개로, 1980~1990년대를 풍미했던 영구식 슬랩스틱 코미디의 매력은 여전하다. 땅에 떨어진 모자하나 쉽게 집어 올리는 법이 없고, 휘두르는 야구방망이는 기가 막히게 같은 편에게만 명중한다. 유행어 "영구 없~다"와 파트너 땡칠이는 찾아볼 수 없지만 특유의 포즈로 "띠리리디디디~"를 외치는 영구는 전성기 때의 모습 그대로다.
가족 관객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따뜻한 코미디 영화라는 점과 전설적인 캐릭터 영구에 대한 향수는 '라스트 갓파더'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영어 쓰는 영구'…곳곳에 가미된 미국식 유머
연출 및 주연을 맡은 심형래 감독은 '라스트 갓파더'의 모든 대사를 영어로 소화했다. 당초 '라스트 갓파더'가 미국 시장 진출을 고려해 제작된 영화인데다 마피아 후계자 영구가 어린 시절을 미국 선교사가 운영하는 고아원에서 자랐다는 설정 때문이다. 의미가 간신히 통할 정도의 단문 위주의 대사와 어눌한 '브로큰 잉글리쉬'가 대부분이지만 자유자재로 미국인과 의사소통을 하는 영구의 모습은 놀랍기 그지없다.
미국을 겨냥한 글로벌 영구의 노력은 영어 대사뿐이 아니다. 심형래 감독에 의해 쓰여진 '라스트 갓파더'의 시나리오는 할리우드 각본가 조엘 코헨의 각색을 통해 미국식 유머가 곳곳에 가미했다. 파리를 잡으려다 차안에서 뒤엉킨 영구와 낸시(조셀린 도나휴 분)을 보고 본판테 파가 오해를 키우는 모습은 전형적인 미국식 코미디의 한 장면. 영화 속 캐릭터들은 말장난과 상황을 이용한 미국식 유머를 심심찮게 쏟아낸다.
◆'하비 케이틀이 외치는 영구!'…믿음주는 할리우드배우들의 가세
미국 시장을 겨냥한 작품답게 '라스트 갓파더'에는 할리우드 배우들이 대거 등장한다. 가장 눈에 띄는 배우는 '저수지의 개들' '내셔널 트레저' '펄프 픽션' 등에 출연한 하비 케이틀. 1950년대 미국을 주름잡는 대부 돈 카리니로 분한 그가 조직을 숨겨둔 아들에게 물려줄 것을 예고하며 "영구!"를 외치는 장면은 정말 웃긴다.
이외에도 '라스트 갓파더'에는 '킥 애스' '펄햄123'의 마이클 리스폴리,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의 조슬린 도나휴, 코미디 배우 제인슨 미웨스 등 할리우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영화에 대한 신뢰를 더한다. 이들의 존재는 1950년대 뉴욕을 재현한 CG와 함께 1950년대 미국 마피아와 영구라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을 가능케 했다.
심형래 감독은 지난해 12월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디 워'때 출연 연기자들의 연기에 대해서 워낙 말들이 많았던지라 이번에는 연기를 잘하는 배우들로 캐스팅 했다"고 털어 넣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