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방송인 이성진 ⓒ임성균 기자
이성진은 3일 오후 3시 서울 양천구 신정동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참석했다. 이날 법정에는 수많은 취재진이 자리를 찾아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이번 공판에서 이성진과 검찰 측은 지난 3차 공판에 이어 마카오에 위치한 한 리조트에서 일하던 증인 이 씨와 빌린 1억 원의 사용 목적을 놓고 첨예한 진실공방을 벌였고, 양 측은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성진은 지난 2008년 6월께 필리핀 마닐라의 한 카지노에서 현지 여행사 운영자인 오모씨(42)로부터 2억3300만원 빌려 이를 모두 바카라 도박으로 날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공판에는 이성진의 매니저 황모씨가 증인으로 참석했다. 황씨는 사건 당시 이성진과 함께 마카오에 위치한 카지노 도박장을 찾았고, 이와 관련된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황씨는 "2009년 1월 마카오 카지노장에 이성진과 동석했고, 돈을 빌렸을 당시 브로커인 이씨를 통해 칩의 형태로 받았고, 이 돈이 도박에 쓰일 것을 그도 알았다"고 주장했다.
가수 겸 방송인 이성진 ⓒ임성균 기자
이어 황씨는 "당시 이성진이 건네받은 칩은 기존 칩과 모양과 색깔에서 큰 차이가 있었다. 대여금 목적으로 쓰이는 롤링칩이었고, 이씨를 비롯한 소위 롤링업자라 불리는 이들이 중간에서 도박자들이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편의를 봐주는 역할을 하는 것을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반면, 이씨는 지난 3차 공판에서 "이성진씨가 어떤 용도로 1억 원을 쓸지 모르고 돈 빌리는 걸 도와줬다. 또 계좌에 1억 원의 돈이 입금된 것만 확인하고 카지노 커피숍을 떠났다"고 주장한 바 있다.
양 측의 엇갈리는 주장 속에 형사3단독 장성관 판사는 "두 사람 중 한 명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이어 "양측의 주장 중 어느 것이 진실인지 밝히기 위해 당시 카지노 게임장에 있었던 가이드 김모씨와 이성진의 지인인 야구 지도자 전씨를 증인으로 채택할 것"이라며 5차공판을 예고했다.
더불어 이번 공판에는 이성진의 전 소속사 대표였던 소방차 출신의 가수 겸 제작자 김태형의 증인 출석 여부가 큰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이날 김태형이 불참 의사를 전함에 따라 결국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날 이성진은 공판을 마친 뒤 취재진들 앞에 자신의 처한 상황을 억울해 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고소인과 잘 해결하기 위해 노력중이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속상하다"라며 "4차 공판까지 치르면서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잘 안 풀리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다"라고 울먹이며 얘기했다.
이어 이성진은 "가족과 친지, 지인들에 죄송한 마음 뿐이다"라며 "전 앞으로도 연예인을 평생 업으로 삼아야 되는 사람인데 이런 처지에 놓여 억울한 심정"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한편 이성진의 5차 공판은 오는 17일 오후 4시4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이날 공판에는 사건 당시 카지노 도박장에 함께 했던 가이드 김모씨와 이성진의 지인중 한명인 야구 지도자 전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