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병준ⓒ이동훈 기자 photoguy@
한 작품에 한 명도 나오기 힘든 미친 존재감이 여럿 탄생했다.
종영까지 2회 남은 SBS 주말드라마 '시크릿 가든'은 주인공 주원(현빈 분)-라임(하지원 분) 외에도 빛나는 조연들이 그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 중, 박상무는 단연코 눈에 뛰는 캐릭터였다. 로엘 백화점 사장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면서도, 늘 주원의 "최선입니까? 확실해요?"에 깨갱하고 마는,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악역이다.
최근 박상무 역을 맡은 배우 이병준을 만났다. 이병준은 '시크릿 가든' 종영을 앞두고, KBS 2TV '드림하이'에서도 존재감을 이어가고 있다. 2월에는 뮤지컬도 앞두고 있다. 스케줄 문제로 뮤지컬은 고민 중이라는 그는 "전 정말 일 중독인 것 같아요"라고 입을 열었다.
뮤지컬과 연극 무대로 연기생활을 시작한 그는 지난 1996년 영화 '영원한 제국'과 2003년 드라마 '대장금'으로 스크린과 브라운관으로도 활동영역을 옮겼다.
이병준은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며 "뮤지컬은 뮤지컬만의 매력이 있고 영화는 영화만의 매력이 있다. 드라마 역시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뮤지컬은 한두 달 연습을 열심히 한 뒤, 그 땀 그대로 관객들과 마주하는 것이 가장 매력적이에요. 그런데 작품이 막을 내리면 그 모습이 사라지죠. 반면 영화는 소장할 수 있어요. 또 드라마는 단시간 내 일어나는 일이기에 집중력을 요합니다. 그 점에서 오는 장점이 있죠."
더불어 그는 "드라마는 CF를 찍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라며 웃었다. 실제 KBS 2TV '공부의 신' 이후 CF를 찍었던 그다. '시크릿가든'의 인기로도 현재 CF 러브콜이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모든 것이 캐릭터의 매력 덕분이라고 털어놓았다.
"악역이죠. 하지만 귀엽고 허술한 면이 부각된 악역이라 시청자들이 많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그만큼 시청자들이 아끼는 그이기에, 이날 핵심 질문은 "복직은 언제 하시나요?"였다. 지난 16회에서 주원을 엘리베이터에 가둔 죄목으로 사직서를 낸 박상무는 행방이 묘연해졌기 때문이다.
"하하, 요즘 그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아요. 저야 당연히 복직하고 싶죠. 극중 주원이, 현빈도 보고 싶어요."
극중에서는 으르렁대지만 실제로는 끈끈한 선후배지간이다. 이병준은 "후배라고 하지만, 잘 알려진 배우라 함부로 반말을 하기는 힘들죠"라며 "그런데 먼저 다가와 '선배님, 편히 대해주세요'라고 하더군요. 편안하게 이야기하는 몇 안 되는 배우 중 하나에요"라고 말했다.
현빈에 대한 애정은 컸다. 그는 주인공으로 극을 책임지며 살인스케줄을 이어가는 현빈을 진심으로 안쓰러워했다.
"잠을 못자 눈이 퀭할 때도 있어요. 대본이 그날그날 나오는 상황에서 대사도 길어요. 토씨 하나 틀리면 큰 일 나고요. 엘리베이터 신을 찍으며 '잠 좀 잤니'라고 물어봤는데, 대본 외우느라 못 잤다고 하더군요."
배우 이병준ⓒ이동훈 기자 photoguy@
박상무는 그렇게 애정하는 김주원 사장을 다시 볼 수 있을까?
이병준은 "박상무 캐릭터가 마무리가 잘 됐으면 하는 바람에도 꼭 복직하고 싶어요"라며 "사실 17회에서 주원이 돌아와 달라고 말하는 장면을 촬영했는데 편집됐어요. 박상무는 다른 직업을 구하려고 구직을 하고 있던 찰나였죠"라고 귀띔했다.
아쉽게 편집됐던 이 장면은 마지막회 20회에 등장할 전망이다. 공개된 20회 예고편에 따르면, 김주원은 박상무와 독대, "내 자리를 뺀 최고의 자리에 오르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박상무표 "최선입니까? 확실해요?"를 들을 수 있게 될지, 시청자들의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