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보니(신보경) ⓒ홍봉진기자 honggga@
아이돌 열풍 속에서 꾸준히 흑인음악만을 고집하는 R&B 여성 보컬리스트 보니(본명 신보경)가 새 음반을 발표했다. 새 출발, 목소리는 더욱 깊어졌고 자신의 이름을 내건 본격적인 가수 활동에 마음가짐도 굳게 다졌다.
보니는 4년 넘게 솔로 데뷔를 준비해 온 실력파 여성 가수다. 지난 2006년엔 그룹 015B의 7집 ‘럭키세븐’ 수록곡 ‘잠시 길을 잃다’에 객원보컬로 참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얼굴을 알린 것은 지난해 우연한 기회에 참여하게 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남자의 자격 합창단'의 멤버로 출연하면서부터다.
지난해 국민적인 감동을 선사했던 '남격 합창단'은 각기 다른 분야의 33명이 하나의 울림과 하모니로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이들의 리얼 성장 스토리에 공감을 얻었고, 배다해 선우 등이 잇달아 스타덤에 올랐고, 보니 역시 '남격 합창단'이 건진 스타 중 하나였다.
가수 보니(신보경) ⓒ홍봉진기자 honggga@
그는 작은 체구에서 내뿜는 폭발적인 가창력을 뽐냈고, 이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최근에는 알아보는 사람들도 꽤나 늘었단다.
"'남격 합창단'은 여러 명이 하나의 소리를 이뤄낸다는 것 자체로 큰 감동이었어요. 요즘에도 슬기, 선우 언니 등 여자 멤버들끼리는 서로 문자도 주고 받고 자주 만남을 갖기도 해요. 또 저를 길거리에서 보고 수근 대는 사람들도 늘었어요. 방송이 좋긴 한가 봐요. 하하"
보니에겐 잔잔하거나 역동적인 리듬 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목소리가 있다. 때론 강하고 여리게 얼굴을 바꾸는 그만의 목소리는 슬픔이나 기쁨, 다양한 감정 속에서 춤을 춘다. 이 같은 분위기는 새 음반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노래 하나하나가 사랑을 주제로 뚜렷한 흔적을 남기고 있지만, 단번에 정의할 수 없는 강한 느낌은 그의 목소리가 지닌 또 다른 매력이기도 하다.
보니의 이번 음반은 1990년대 R&B 음악에 초점을 맞춘 앨범이다. 전 세계적으로 R&B 음악의 황금기였던 90년대에 대한 동경과 관심을 담은 동시에, 보니의 성숙한 보컬이 슬로우잼 및 소울 등 복고풍 R&B 음악과 잘 어우러져 있다는 평이다. 새 앨범은 R&B계의 유명 작곡가 엠브리카(윤재경)가 프로듀싱을 맡았다.
"겨울에 딱 맞아 떨어지는 음반이에요. 90년대를 추억할 수 있는 음악들이기에 저한테는 더욱 특별하죠. 특히 자기 감정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전하는 소울 음악 특유의 감성은 제게 전율을 느끼게 하죠. 그런 것들 때문에 전 이번 음반을 흑인음악만으로 가득 채웠어요."
가수 보니(신보경) ⓒ홍봉진기자 honggga@
그래서일까. 이번 보니의 음반은 미국 R&B의 전성기를 이끈 90년대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담겨 향수를 전하고 있다. 수록곡 '1990'과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너뿐이야' 등이 앨범 전체적으로 찰진 소울 발성에 친숙하면서도 애잔한 느낌으로 독특한 보니 만의 색깔을 다루고 있다는 평이다.
'남격 합창단'을 통해 얼굴을 알렸다. 하지만 본 게임은 지금부터다. 보니는 흑인음악 특유의 감성과 진실된 음악을 전하겠다는 고집으로 가요계에 새 출발선에 섰다. 자극적인 후크송, 댄스 리듬에 길들여진 현 가요계에서 보니의 목소리가 더욱 돋보이는 이유다.
"영혼을 움직이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노래를 통해 기쁘고 슬픈 감정을 지휘할 수 있는 진짜 가수가 되는 것이 목표에요. 이제 '남자의 자격' 신보경이란 타이틀 벗고 가수 보니를 알려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