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네트워크'의 스틸컷
할리우드 최고 권위의 영화 시상식, 아카데미 시상식이 25일(이하 현지시간) 각 부문 후보작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오스카 레이스의 시작을 알렸다.
약 한 달 뒤, 오는 2월 27일 미국 LA 코닥극장에서 열리는 제 83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관전 포인트는 뭘까.
◆소셜 네트워크 독주할까?
가장 큰 관심거리는 각종 시상식을 휩쓸다시피 하고 있는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소셜 네트워크'가 여전한 강세를 이어갈 것인가다.
전세계 5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페이스북의 탄생과정을 그린 '소셜 네트워크'는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 각색상, 촬영상, 편집상, 음악상, 음향효과상 등 총 8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최다인 12개 부문 후보에 오른 톰 후퍼 감독의 '킹스 스피치'에 비하면, 부문 수가 적지만 그간의 수상 행진을 살펴보면 결코 마음을 놓을 수 없다.
단적으로 지난 16일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의 경우, '킹스 스피치'가 최다인 7개 부문에 오르며 6개 부문 후보였던 '소셜 네트워크'와 정면 승부를 벌였다. 그 결과는 '소셜 네트워크'의 압승. '소셜 네트워크'가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음악상 등 4개 부문을 휩쓸었지만 '킹스 스피치'는 남우주연상 1개로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이변의 주인공이 탄생할 가능성도 높다. '킹스 스피치'나 10개 부문 후보인 '트루 그릿' 등이 손꼽힌다. '킹스 스피치'는 말을 더듬는 조지 6세와 언어 치료사의 관계를 그린 작품. 존 웨인의 1969년 동명 서부극을 리메이크한 '진정한 용기'는 14살 소녀 매티가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영화 '킹스 스피치'의 콜린 퍼스(왼쪽)와 '블랙 스완'의 나탈리 포트먼
◆콜린 퍼스-나탈리 포트먼 주연상 행진 계속할까?
작품상이나 최다관왕과는 별개로 어떤 스타에게 남녀주연상의 영예가 돌아갈 것인가에도 자연히 눈길이 쏠린다.
남우주연상의 경우 '뷰티풀'의 하비에르 바르뎀, '진정한 용기'의 제프 브리지스, '소셜 네트워크'의 제시 아이젠버그, '킹스 스피치'의 콜린 퍼스, '127시간'의 제임스 프랑코가 후보다. 여우주연상은 '에브리바디 올라잇'의 아네트 베닝, '래빗 홀'의 니콜 키드먼, '윈터스 본'의 제니퍼 로렌스, '블랙 스완'의 나탈리 포트먼, '블루 발렌타인'의 미셀 윌리엄스가 경합한다.
쟁쟁한 후보들 가운데서도 돋보이는 이들이 있다. 골든글로브 드라마 부문에서 나란히 남녀 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여러 평론가들이 올해 최고의 연기를 펼친 배우로 첫 손에 꼽는 콜린 퍼스와의 나탈리 포트만의 강세가 아카데미에서도 이어질 지가 최대 관심사다.
콜린 퍼스는 '킹스 스피치'에서 신경성 말 더듬증에 시달리는 조지 6세 역을 완벽하게 소화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나탈리 포트만은 '블랙 스완'에서 완벽에 대한 강박으로 스스로를 파괴시키는 발레리나로 열연을 펼쳤다.
◆찬밥 영화들, 설움 벗을까?
그간 시상식에서 찬밥 신세나 다름없었던 작품들이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을 통해 새롭게 조명받을 것인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국내에서 500만이 훌쩍 넘는 관객을 모았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은 작품상을 비롯해 촬영상 각본상 미술상 음악상 음향효과상 음향편집상 시각효과상 후보에 올랐다. 연기나 감독 등 주요 부문에서 탈락하긴 했지만, 무려 8개 부문의 후보. 그간의 설움을 떨쳐버릴 기회다.
'스파이더맨' 시리즈로 잘 알려진 제임스 프랑코가 주연을 맡은 '127시간'은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등 6개 부문, '토이 스토리3'은 작품상 등 5개 부문에서 후보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