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설 대첩, '1강 2중'…'조선명탐정' 웃었다

임창수 기자  |  2011.02.07 14:27
ⓒ영화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평양성\', \'글러브\'의 포스터 ⓒ영화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평양성', '글러브'의 포스터


5일간의 황금 설 연휴, 한국영화는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이하 조선명탐정)'의 흥행 질수 속 '평양성'과 '글러브'의 분투로 1강 2중 체제를 이뤘다.


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조선명탐정'은 6일까지 272만 572명을 동원,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설 극장가 최종 승자에 등극했다.

'조선명탐정'은 개봉 6일 만인 지난 1일 100만 관객을 돌파한데 이어 9일째인 4일 200만 관객고지마저 점령, 강력한 흥행 기세를 보여주고 있다. 개봉 11일 만인 지난 6일 250만 관객을 돌파해 300만 관객 돌파 또한 가시권에 뒀다.


당초 '조선명탐정'의 경쟁작으로 손꼽히던 '평양성'과 '글러브'는 각각 134만 7809명, 160만 8145명의 누적 관객을 기록 중이다. '걸리버 여행기', '상하이' 등 할리우드 외화와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지키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 영화의 흥행은 최근 극장가 관객들의 취향을 반영한 결과라 할만하다. 지난 한 해 봇물을 이룬 핏빛 스릴러에 지친 관객들은 스크린에서만은 팍팍하고 답답한 현실보다 따뜻한 감동과 웃음을 보길 원했고, 이 같은 경향은 연말 '라스트 갓파더' '헬로우 고스트' 등 코미디 영화의 흥행을 거쳐 설 연휴 '조선명탐정'의 흥행까지 이어졌다.


특히 '조선명탐정'이 웰 메이드 스릴러 '황해'의 관객 기록을 넘어선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관객들은 진지하고 무거운 소재와 장르보다는 가볍고 친근한 캐릭터 코미디에 반응하고 있다. 미국 개봉 당시 신통찮은 흥행성적을 거뒀던 '걸리버 여행기'가 한국에서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것 또한 이와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조선명탐정'을 제작한 청년필름의 김조광수 대표는 "많은 관객 분들이 영화에서 웃음을 찾고자 했던 것 같고, '조선명탐정'이 그런 면에서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한 것 같다"며 "무엇보다 개성 있는 캐릭터를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신 것 같고 내부에서도 그런 점이 주효했다고 분석중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후속작 제작 계획에 대해 "당초 밝혔던 대로 2편의 제작 또한 계획중"이라며 "아직 감독님이나 배우 분들과 논의할 단계는 아니고 작가와 내용에 대해 고민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같은 설 연휴 극장가의 1강 2중 양상은 흥행 성적 면에서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다. 앞선 주말까지 이으면 최장 9일에 달하는 황금연휴에도 불구하고 올 설 연휴 극장가는 끝내 500만 이상의 대박 작품을 내놓지 못했다.

연말부터 설 연휴까지 이어지는 겨울 시즌은 매년 흥행작이 탄생하는 전통적인 극장가 대목이다. 지난 2009년에는 '과속스캔들'이 800만 흥행신화를 쏴 올렸고, 지난해에는 '아바타'의 흥행광풍 속 '전우치'와 '의형제'가 각각 610만, 546만 관객을 동원했다.

반면 올해 겨울 시즌에는 '아바타'와 같은 확실한 킬러 콘텐츠가 없었다. 심형래 감독의 야심작 '라스트 갓파더'와 '추격자' 사단의 '황해'가 화제를 모았으나 기대에 못 미치는 흥행 성적을 거뒀고 따뜻한 코미디 '헬로우 고스트'만이 300만 관객 돌파에 성공했다. 이 같은 양상은 설 연휴에도 이어져 강우석, 이준익 등 1000만 감독들 또한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리딩 영화'의 부재 속 아쉬움을 남긴 한국영화와 웃음과 코미디에 반응하는 관객들. 상반된 두 표정이 교차하는 겨울 극장가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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