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시봉·장재인..'통기타' 열풍이 가요계에 준 교훈

박영웅 기자  |  2011.02.24 11:28
세시봉의 김세환, 조영남, 송창식, 윤형주 세시봉의 김세환, 조영남, 송창식, 윤형주


대중가요의 흐름이 자연의 소리를 좇고 있다.

식스팩, S라인 등 아이돌 가수의 겉모습에 대한 관심과 자극적인 기계음으로 가득 찬 댄스곡 열풍에 아날로그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것. 아무리 유행은 돌고 돈다지만 단지 한 차례의 트렌드로 치부하기에는 큰 의미를 담고 있는 변화다. 통기타 열풍이 가요계를 주도하고 있다.


때 아닌 통기타 열풍. 중장년층을 비롯해 10~20대 등 전세대의 큰 반응을 이끌며 아날로그의 섬세한 소리에 주목하고 있는 요즘이다. '통기타 열풍'이 시사하는 가요계의 변화에 대해 살펴봤다.

통기타 열풍 덕에 서울 낙원상가 기타 전문 매장들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기타 판매량은 지난해에 비해 배로 늘었고, 기타를 찾는 세대 층도 다양해 졌다. 여기에 기타 교습학원들은 강좌를 추가로 개설할 정도로 통기타는 큰 인기다.


이는 대중문화 전반에 불고 있는 오디션과 세시봉 열풍과 무관하지 않다. '슈퍼스타K2'가 낳은 신데렐라 장재인이 기타를 메고 등장하자 젊은 층은 그에 담긴 어쿠스틱 소리에 열광했고, 최근에는 '세시봉'이 전세대의 감성을 자극한 결과다.

장재인(왼쪽)과 아이유 장재인(왼쪽)과 아이유


지난 몇 년간에 걸쳐 가요계에 유행처럼 번진 일렉트로닉 기계음과 아이돌 댄스음악에 지친 대중들의 또 다른 심리가 움직이기 시작한 탓이다. 바로 음악의 진정성을 찾는 대중의 본능이 아날로그 음악의 유행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도 있다.


현재 '세시봉' 열풍은 중장년층은 물론, 젊은 세대까지 움직이고 있다. 윤형주, 송창식, 김세환 등으로 구성된 '세시봉과 친구들' 전국 투어 콘서트는 빈자리 없이 모두 매진됐고, 지난 추석과 설 연휴 방영된 '세시봉' 콘서트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전세대를 움직이며 가요계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셈이다. 이 같은 열풍은 인디신에서도 증명됐다. 홍대 음악들 역시 담백하고 어쿠스틱한 음악들이 호조를 띠고 있으며, 최근 '제2의 장기하'로 불리는 인디밴드 10cm의 성공만 보더라도 통기타를 통한 감성 음악은 음악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크게 보면 '통기타 열풍'은 중년층에 포크 음악에 대한 향수를, 젊은이들에게는 신선한 장르 음악으로 다가온다는 점에서 가요계에 활력을 주고 있다. 히트 작곡가 김형석, 신승훈 윤종신 등 가수들도 올해의 히트코드로 '복고'를 꼽기도 했다.

빠르게 반복되는 노랫말과 영어 가사가 봇물처럼 쏟아지는 가운데 통기타 포크 음악이 전하는 진솔한 노랫말과 아날로그 음악의 진정성도 가요계에 큰 의미를 갖게 하는 점이다.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선율을 내는데 부족함이 없는 통기타, 기계음과 현란한 춤에 익숙한 신세대들에 오히려 반전 같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인디밴드 10cm ⓒ이명근 기자 인디밴드 10cm ⓒ이명근 기자


어쿠스틱 음악이 가진 진정성과 연주 실력은 가수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기타연주와 독특한 목소리가 돋보이는 장재인은 단 몇 번의 무대로 자신의 음악색을 대중에 확실히 각인시켰고, 통기타를 멘 아이유의 모습이 대중을 자극하는 이유다.

작사, 작곡, 편곡이 가능한 전천후 뮤지션을 바라는 건 해외도 마찬가지다. 최근 미국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9'만 보더라도 상위권에 진입한 5명은 모두 기타 혹은 건반 연주가 가능한 참가자들로 구성돼 있다. '올 라운드 플레이어'를 원하는 대중음악의 한 흐름인 것이다. 실제로 코린 베일리 래, 인디아 아리 등 팝뮤지션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처럼 통기타 열풍은 전천후 뮤지션을 꿈꾸는 워너비 뮤지션들에게 도전의 기회를 제공하고, 기존 싱어송라이터들에게는 활동할 터전을 마련해 주기도 했다.

대중음악평론가 성시권은 "다양한 음악 장르가 존재하는 가요계지만, 아이돌 중심의 음악이 던진 댄스 음악의 자극적인 소리들은 이 같은 어쿠스틱 뮤지션들에 시선을 갖게끔 하는 이유다. 요즘 깨끗한 음색의 어쿠스틱 음악이 인기다"라고 밝혔다.

현란한 댄스 음악에 밀린 중장년층이 음악을 통해 추억을 되새기고 있고, 솔직한 음악에 담긴 진정성과 깊이 있는 노래들에 신세대들도 열광하고 있다. 유튜브, 트위터로 대변되는 디지털 세상에서 꾸밈없는 아날로그 음악이 고개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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