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 '로열패밀리', 조용하지만 강한 '복수의 서막'

최보란 기자  |  2011.03.02 23:31
ⓒMBC 월화드라마 \'로열패밀리\' 방송 화면 ⓒMBC 월화드라마 '로열패밀리' 방송 화면


'로열패밀리'가 재벌가에서 인간 이하의 삶을 살고 있는 여인과 그녀 인생에 일어날 파란을 예고하며 강렬한 시작을 알렸다.

2일 방송된 MBC 새 월화드라마 '로열패밀리'(극본 권음미·연출 김도훈) 첫 회에서는 JK그룹 본가 정가원에서 'K'라는 이니셜로 불리는 여인, 김인숙(염정아 분)의 불우한 삶이 그려졌다.


별 볼일 없는 집안 출신이라는 이유로 며느리로 인정받지 못하는 인숙은 이름대신 K로 불린다. 시어머니를 여사님이라고 부르고, 아랫동서에게 형님 소리 한 번 듣지 못하며 철저한 무시 속에 18년을 살아 왔다.

설상가상 그녀의 유일한 버팀목이었던 남편을 헬기사고로 잃게 된다. JK그룹 최대주주이자 집안의 수장인 공순호(김영애 분) 회장은 아들의 죽음을 며느리 K에게 돌린다. 혼전계약서를 빌미로 그녀에게 위로금을 받고 집에서 나가라고 종용했다.


장례식에서 정신을 잃은 인숙에게 공회장은 50억을 줄 테니 아들 병준(동호 분)에 대한 친권을 포기하라며 지독한 제안을 한다. 인숙이 응하지 않자, 공회장은 평소 불면증이 심한 그녀를 정신병자로 몰고 도박중독으로 몰아 금치산자로 만들려는 계략을 꾸민다.

그런 그녀에게 한줄기 빛 같은 존재 한지훈(지성 분)이 있다. JK집안의 변호사로 들어온 그는 인숙이 오랫동안 후원해 온 고아원 출신. 그녀의 도움 덕에 현재는 사시, 행시, 외시를 다 통과한 유능한 검사가 됐다.


15년 전 억울하게 살인 용의자가 돼 방황하던 시절, 유일하게 지훈을 믿어준 인숙은 그를 버린 친모보다도 애틋한 존재. 그저 맘씨 고운 부잣집 사모님으로 여겼던 인숙이 온갖 핍박 속에 제대로 사람대접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뒤 충격과 분노에 휩싸인다.

이에 인숙을 둘러싼 음모와 관련한 모든 자료를 수집해 정가원에 난입, 공회장과 만남을 청한다. 방송은 "무엇을 원하느냐"는 공회장의 질문에 묘하게 빛나는 눈빛의 한지훈이 "JK가의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선언하는 모습으로 막을 내렸다.

이날 방송에서는 대기업 회장으로 분한 김영애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가 눈길을 끌었다. 유령 같은 삶을 살고 있는 염정아의 처연한 눈빛은, 이후 그룹을 차지하기 위한 욕망의 화신으로 변화에 대한 기대를 불렀다. 장난기 가득한 젊은이와 날카로운 검사의 면모를 갖춘 지성은 카멜레온 같은 연기로 매력을 발산했다.


'로열패밀리'는 재벌가를 중심으로 명예와 권력을 향한 인물들의 욕망과 야심을 밀도 있게 그려낼 전망이다. 상위 0.01%를 자처하는 JK가 사람들의 럭셔리한 삶이 부족함 없는 볼거리도 제공할 예정. 또 단순히 재벌의 이면을 파헤치기 보다는 인물들이 어떻게 싸우고 성장하면서 구원을 받는가를 그리는 서사극을 지향한다.

여기에 인숙의 숨겨진 지난날이 지훈의 과거와 맞닿아 있다는 사실이 더욱 흥미진진한 전개가 예고된다. 모자지간보다 깊은 정을 나누던 두 사람이 이후 겪게 될 파란만장한 운명의 소용돌이가 벌써부터 궁금증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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