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평 '나는 가수다', 샴페인 터뜨리긴 이르다

'빈익빈 부익부' 우려 존재

길혜성 기자  |  2011.03.07 09:53


MBC 일요 간판 예능 프로그램 '우리들의 일밤'(이하 '일밤')이 야심차게 준비한 새 코너 '나는 가수다'가 지난 6일 오후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일단 호평을 받을 만한 알토란같은 프로그램 구성과 긴장감을 선보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시청률 면에서도 '일밤'의 다른 코너로 역시 첫 방송된 '신입사원'과 합쳐 8.9%(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를 기록, 직전 주 보다 2배 이상 오른 모습을 보였다.

'나는 가수다'의 화제와 호평 속 출발에는 김건모 이소라 YB 박정현 백지영 김범수 정엽 등 수준급 실력과 높은 인지도를 겸비한, 그러면서도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한 자리에 쉽게 모을 수 없는 7명(팀)의 가수를 동시에 섭외했다는 점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이들이 생존을 위해 서바이벌 경쟁을 벌이는 형식까지 취한 점은 시청자들은 물론 동료 및 후배 가수들에까지 긴장감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심야 음악 전문 프로그램에서나 맛볼 수 있는, 세션들의 악기 소리까지 라이브로 제대로 들을 수 있는 고품격 음향을 선보인 점도 '나는 가수다'가 호평을 받는데 한 몫을 했다. 일부 가요팬들은 '나는 가수다'를 보며 질 좋은 스피커를 구입하고 싶은 욕망까지 느꼈을 정도다.


이처럼 '나는 가수다'는 여러 장점 속에, 25년 경력의 베테랑 연출자인 김영희 PD의 열정까지 더해져 호평을 받는데 일단 성공했다.

하지만 '나는 가수다'가 첫 방송을 성공으로 이끄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7명의 유명 가수들의 출연은 아이러니하게도 이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도 공존케 하고 있다.

'나는 가수다'는 큰 의미에서 여전히 침체된 것은 물론, 아이돌에 치우친 요즘 가요계에 새 활력소를 불어 넣고자 기획됐다. 그럼에도 불구, 첫 방송에는 유명 가수들만 나왔다. 실력은 있지만 홍보의 기회를 제대로 갖지 못해 가요팬들에 소외된 가수들에 출연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국민가수 김건모와 대중적 인기가 높은 백지영은 물론, 마니아적 성향이 강한 이소라 YB 박정현 백지영 김범수 정엽 등도 이미 자신들의 단독 공연을 매진시킬 수 있는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수들이다. 실제로 김건모는 지난해 전국 투어를 매진 사례 속에 마쳤다. 정엽과 김범수도 지난해 연말 콘서트를 성황리에 여는 저력을 보였다.

이처럼 '나는 가수다'는 첫 방송에서 기획 의도에 100% 충실한 모습은 보이지 못했다. 심지어 '빈익빈 부익부'를 더욱 가속화시키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낳았다.

물론 화제를 이끌어 내야하는 첫 방송인 점을 고려할 때, 유명 가수들은 출연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는 주장도 있다. 또한 김영희 PD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향후에는 언더그라운드의 실력파 가수들에게 출연 기회를 줄 수 있다"라고 밝힌데서도, '나는 가수다'의 긍정적 변화에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

하지만 시청률에도 직접 연계되는 출연자 선정에 있어, 제작진이 시청자들에 생소한 가수들에도 과연 기회를 줄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나는 가수다'가 초심에 충실하면서도 계속적인 성공을 이끌어 가기 위해, 제작진의 고심이 여전히 필요한 이유도 이렇듯 아직 해결해야할 여러 문제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아직 샴페인을 터뜨리기엔 너무도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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