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나 "모든게 얼떨떨..하늘이 도우시나봐요"(인터뷰)

김현록 기자  |  2011.03.10 10:02
ⓒ임성균 기자 tjdrbs23@ ⓒ임성균 기자 tjdrbs23@


유인나(29)가 반짝반짝 빛난다.

데뷔작이었던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이 끝난 지 이제 1년, 그녀의 활약이 눈부시다. 적은 등장에도 통통 튀는 매력으로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던 그녀. 대박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사랑스런 친구 아영으로 훌쩍 시청자에게 다가오더니, 얼마 전엔 '한밤의 TV연예' MC가 됐고, 이젠 영화까지 발을 디뎠다.


대학을 막 졸업한 네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감독 허인무)는 그녀의 본격적인 첫 영화. 비중 또한 부쩍 늘었다. 화사한 에너지도 여전하다.

달콤한 미소를 잃지 않던 그녀는 문득 "하늘에서 누가 나를 도와주나, 너무 잘 풀려서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알 사람은 다 안다. 이유 없는 활약이 아니란 걸. 데뷔 전 무명의 10년을 보낸 그녀가 얼마나 단단하고 야무진지를.


-이제 영화까지 진출했다. 요즘 복이 따르는 것 같다.

▶영화 첫 작품이고. 비중도 작지 않다. 요즘 '누가 하늘에서 나를 도와주나' 그런다. 이렇게 된 것이 다 신기하다.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게 불안하기도 하다. 이러다가 뭔가 안 되는 순간이 올 텐데, 그럼 그 때 너무 상처받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어쨌든 좋다.(웃음)


-정말 많은 일들을 하고 있다.

▶예전부터 정말 많은 걸 하고 싶었다. 그런데 정말 지금 그 하고 싶었던 일들을 다 하고 있다. 드라마에도 나오고 시트콤에도 나오고 영화에도 나온다. MC도 하고 노래도 해 보고….

그런데 그게 이상하다. 아직은 얼떨떨하다고 할까. 사인해달라고 하시거나 환호해주시면 괜히 죄송하고 그런 게 있다. '연예인처럼(!) 멋지게 포스있게'가 안된다. (웃음)

-이제 가수만 남았나?(그녀의 원래 꿈은 가수였다)

▶연기자로서 노래하는 건 괜찮은데 제가 진정 가수로서 노래하는 건 못할 것 같다. 제가 그 정도로 잘하지는 못해서. 허밍어반스테레오와 작업하고 나서 그래도 내가 해보고 싶었던 걸 이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가장 잘 하고 싶은 건 연기지만 '한밤' MC도 잘 하고 싶고, DJ도 해보고 싶고, 애니메이션 더빙도 해보고 싶다. 다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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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TV연예'에서는 잘해서 'MC천재'라는 말까지 들었다.

▶한 번 경험만으로는 너무 재밌었다. 시작하기 전엔 너무 떨려서 우황청심환을 먹고 시작했다. 방송이란 게 1초만 어색해도 다 표가 나니까. 그런데 막상 하고 나니 그냥 똑같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중간에 서경석씨가 '잘 하고 있어요, 진심으로'라고 쪽지를 주셨는데, 그 순간 마음이 확 놓였다. 클로징을 하고 나니 너무 짜릿했다. 생방송이 나랑 잘 맞나.(웃음) 원래 즐겨보는 프로그램이라 더 그런 것 같다.

-연애도 해야지. 안 그래도 김제동씨가 러브콜 보냈다고 화제가 됐다.

▶평소 이상형은 유재석씨다. 정말 저에게 '신' 같은 분이었는데, 요즘은 마음이 수그러든다. 결혼하실 때는 축하하면서 괜히 찡한 마음이 있었다. '놀러와' 녹화 때는 정말 긴장이 되더라. 개그맨 김태균씨나 손현주씨, '너는 내 운명'의 황정민 같은, 친근하고 편안한, 착한 남자가 좋다.

-연애는? 좋다는 사람 많지 않나?

▶대쉬하고 한다는데 다 거짓말같다. 아무도 전화 안한다. 연애는 언제든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할 수 있다. 바빠서 만날 기회가 없다는 것도 맞는 말인데, 바빠서 사랑도 못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유재석씨도 결혼하지 않았나.(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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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서른이 됐다. 스물네살을 연기하는 기분은 어땠나?

▶함께 나오는 유키스 동호와는 띠동갑이다. '누나 개띠죠? 저도 개띠예요' 그러기에 깜짝 놀랐다. 어쨌든 찍기 시작했을 땐 20대였는데 찍다보니 30대가 됐다. 사실 기분이 정말 좋기는 좋다. 동생들이랑 동갑으로 나오니까 더 기분 좋더라.(웃음)

-30대라고 서운하거나 신경질나지는 않나?

▶이게 아마 데뷔 10년차라면 서른이 너무 싫었을 거다. 하지만 이제 데뷔 2∼3년이 됐으니 나이에 대해서는 그냥 아무 생각이 안 든다. 심지어 '하이킥'에서는 23살이었다가 '시크릿가든'에서는 28살이었다가 또 다시 24살이 됐지 않나. 극중에서가 중요하지 나이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안 들더라.

-'하이킥'에서 유인나를 발견한 게 엊그제 같은데.

▶그땐 그냥 조금씩 알려지는 데 대한 기쁨, 미래에 대한 기대감만 있었는데 첫 정극으로 '시크릿가든'을 하면서 걱정이 많았다. '유인나 정극은 안되네' 그럴까봐. 그랬던 작품이 생각보다 많은 사랑을 받아서 부담이 더 된다. 다음 작품에서 또 어떤 평가를 받을지 지금도 걱정이 된다. 좋은 수식어를 붙여주시고, 격려해주시는 분이 많은데, 실망시키면 안 될 텐데 하면서.

-가장 맘에 드는 수식어가 있다면?

▶글쎄요, 베이글녀?(웃음)

-지금껏 유인나가 있기까지 세 작품이 있었다. '하이킥'과 '시크릿가든'과 개봉하는 '마블미'까지.

▶'하이킥'은 저를 다시 태어나게 해 주신 작품이다. 김병욱 감독님이 마지막에 배우 한명 한명에 대한 글을 써주셨다. 저한테는 어딘가에서 어느 날부터가 빛이 나기 시작했는데, 찾아봤더니 인나였다고, 시간만 있었으면 살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쉽다고, 누군가가 그 보석을 캐낼 것이라고 생각하신다고. 굉장한 감동이었다.

'시크릿가든'은 아마 그 보석을 캐내 주신 작품인 것 같다. 김병욱 감독님이 발견해주셨지만 아무도 캐내 주시 않으셨다면 거기서 그칠 수 있었는데, 그 작품으로 제가 조금이나마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마블미'는 아직 개봉 전이고 평가도 받기 전이라 잘 모르겠다. 하지만 제가 처음으로 비중있게 나오고 첫 영화기도 해 부담이 크다. 마치 감독님의 마음이랄까? 영화가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커서 머리가 복잡하다. 설렘, 긴장, 걱정…. 자식 걱정하는 부모 마음이랄까?(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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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세 작품의 캐릭터가 다 비슷하다. 다 유인나 같다.

▶'마블미'에서는 부잣집 딸인데 밝고 천진난만하고 친구들 좋아하고 허점 많은데 미워할 수 없는 사람이다. 사실 배경이 변했지 이전과 비슷하다. 캐릭터에 잘 어울리는 사람을 조사했는데 거기서도 제가 1등을 했다더라. 실제로도 비슷해서 연기하면서도 '나 같아도 이랬겠다' 싶을 때가 많다.

약간의 배경이 변했다. 하지만 똑같다. 사전 조사를 했었다고 하더라. 이 캐릭터에 어울리는? 몇 백 명을 했는데 조사에서 1위를 해주신다. 실제로도 비슷하다. 많이 그렇다. 거의 다 공감이 되다보니까 공감이 안 되는 순간 빼고는 다 나 같아도 이렇게 했겠다 싶은 것 같다. 제가 맡았던 세 사람, 그리고 저까지 네 사람이 모두 비슷하다.

-변화에 대한 열망은 없는지.

▶변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다. 천천히 편하고 싶다. 생각만 해도 재밌다. 김비서 김성오씨도 '아저씨'에서는 악역을 하고 '시크릿 가든'에서는 풀어졌다가 다시 악역을 하시지 않나. 완전히 상반된 모습을 연기하는 것, 그것만큼 재밌는 일이 없는 것 같다. 언젠가는 그럴 걸 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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