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은혜 "오해 많아요. 클럽에 간 적도 없는데.."(인터뷰)

전형화 기자  |  2011.03.09 10:19
이동훈 기자 photoguy@ 이동훈 기자 photoguy@


윤은혜가 스크린에 돌아왔다. 아니 데뷔라고 해도 무방하다. 멋모르고 출연했던 '긴급조치 19호'와 '궁' 인기로 반짝 개봉했던 '카리스마 탈출기'는 논외로 친다면.


걸그룹 베이비복스 출신인 윤은혜는 가수에서 연기자로 가장 성공적으로 전업한 케이스로 꼽힌다. 2006년 드라마 '궁'을 시작으로 '포도밭 그 사나이' '커피프린스 1호점' 등으로 연타석 홈런을 날렸다. 비록 '아가씨를 부탁해'가 화제를 모으긴 했지만 안방극장 여자주인공으로 윤은혜만한 카드를 찾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성공했다.

하지만 영화에선 윤은혜는 아직 미지수에 가깝다. 2006년 '카리스마 탈출기'가 '궁'으로 스타덤에 오른 윤은혜 인기에 힘입어 개봉했지만 흥행과 평단에 참담한 성적을 거뒀다.


사실 윤은혜는 그동안 영화에 큰 관심을 보여 왔다. 허인무 감독과 '여우등'을 3년여 동안 준비했지만 무산되기도 했다. 허인무 감독이 다시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를 연출할 때 윤은혜에 처음으로 시나리오를 건넨 것도 그런 인연 때문이다.

24일 개봉하는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는 88세대 여대생들이 졸업 후 겪는 성장통을 그린 영화다. 윤은혜는 친구들에 비해 외모도 능력도 평범한 아이를 연기했다. 2011년판 '고양이를 부탁해'를 윤은혜가 선택한 이유는 뭘까?


-그동안 영화계 러브콜이 쇄도했는데 좀처럼 찍지 않았다. 두려움 때문인가.

▶나한테 부족한 부분이 많아서 영화보다 TV드라마가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아직 길들여지지 않아서인지 부족한 탓인지 테이크가 길어지면 처음 감정을 유지하기가 힘들다. 순발력 있게 하는 것을 좋아했고, 그게 나한테 맞았으니깐. 연기를 잘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었다. 또 상업영화와 예술영화 모두를 좋아하는데 상업영화에 출연해 흥행이 된다한들 내 안에 아쉬움이 있을 것 같았다. 흥행이 안되면 더 큰 상처를 받았을테고. 자신감이 부족했던 것 같다.

카메오라도 많은 작품을 찍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기회도 쉽지 않았다. 또 여자가 이끄는 영화 제의들이 많았는데 너무 부담이 컸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를 택한 것은 자신감이 생겼다는 뜻인가.

▶허인무 감독님과 '여우등'을 3년 정도 준비하다가 엎어졌다. 기다리는 동안 스케줄도 감독님께 이야기하고, 완전히 엎어졌을 때도 감독님께 다음번에 꼭 같이 하자고 했었다. 그런 모습을 좋게 봐주신 건지 시나리오를 먼저 보여주시더라. 다른 역은 화려한데 비해 내가 맡은 역은 가장 나와 닮은 구석이 많았다. 그래서 억지로 보여주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지금 놓치면 30,40대에 후회할 것 같기도 하고.

-화려하고 예쁜 역을 피했다?

▶아직 우리나라에선 클럽에도 한 번 가본 적이 없다. 만일 한 번이라도 갔는데 그 자리에 100명이 있으면 난 클럽 100번 간 사람이 된다. 행동을 조심하고 주의하려 애쓴다. 그러다보니 내게 없는 것을 꾸미고 장식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 역시 윤은혜에 초점이 맞춰지고 여러 평들이 이어질텐데.

▶상처를 쉽게 받아서 좋은 것만 생각하려 하는 편이다. 또 선택은 내가 한 것이니깐. 난 완벽한 애가 아니다. 모든 것이 잘 맞아 떨어져야 2배 3배가 된다. 지금까지는 감사하게도 그런 행운을 얻었다. 이번에는 결과에 대한 두려움이 관객수가 아니라 평이다. 잘했다는 평이 아니라 최선을 다했구나란 평만 받으면 행복할 것 같다.

-베이비복스 때와 책임감이 달라진 것 같은데.

▶그 때는 내가 책임질 나이나 위치가 아니었으니깐. 주어진 역할에 최선만 다해도 되는 시절이었다. 지금은 모든 결과에 내가 책임을 져야 하니깐 완벽주의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생각이 많다.

-베이비복스 6년, 연기자 6년을 해왔는데.

▶그렇게 보냈는데도 여전히 날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은 게 행복하다.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으신 건 속상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보여드릴 게 많다는 소리니깐.

-상처를 쉽게 받는다고 했는데 말들이 많은 곳이라 상처도 많이 받았을 법한데.

▶지나고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말 나오는 게 싫어서 자기관리를 잘 하려 한다. 안좋은 소문이 돌 때는 당당하면 억울할 게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면서 부모님이 그런 소리를 들으시면 어떨까란 걱정을 하게 된다. 또 나를 알고 있는 지인들도 그런 소문으로 나를 안좋게 볼까 두렵기도 하고.

이동훈 기자 photoguy@ 이동훈 기자 photoguy@


-소속사를 차리고 홀로서기에 나섰는데.

▶다 내 맘 같진 않았다. 가족같이 지내고 싶은 게 내 맘인데 안좋은 일을 많이 겪었다. 그래서 연기에 전념할 수 있도록 홀로서기를 택했다.

-연애를 했던 감정을 연기에 담나. 이번 작품에서도 그랬나.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 중 하나인데 연애 경험이 별로 없다. 신중한 편이라 사람을 어렵게 만나고, 한번 사귀면 길게 만난다. 횟수는 적고 기간은 긴 편이다. 그러다보니 사랑이란 감정을 연기로 끌고 오기가 쉽지는 않다. 그래도 사랑을 보고 겪었으니 많이 생각하게 된다. 지금까지 작품마다 신기하게도 사랑하는 법이 다 달랐다. 작품마다 새로운 사랑에 빠졌기 때문인 것 같다.

-'궁'과 '커피프린스 1호점'이 완성도가 높았기에 차기작 결정이 늘 어려울 법한데.

▶마음을 비웠다. 한동안 어떤 작품을 봐도 재미가 없었다. 예전에는 정말 잘할 수 있는 작품을 했다면 요즘은 감독님과 상의를 하면 만들어 가야 한다는 걸 알게 됐다. 그러다보니 고민이 많았다. 그러면서도 인생에서 이런 작품들을 몇 번이나 만날 수 있을까란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그냥 많은 작품을 해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알고 싶다.

-윤은혜에겐 연기력, 다이어트, 행운아란 선입견이 따라붙는데.

▶다 억울하다.(웃음) 다이어트는 사실 비포 사진을 왜 포토샵으로 늘렸냐고 울기까지 했었다. 광고비도 못 받았고. 하지만 난 포기가 빠르다. 당시 회사에서 인지도를 얻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니깐. 먹는 것도 좋아하고, 운동도 잘 못한다. 다만 편견이 된 게 속상하긴 하다.

연기는 못한다. 상황에 따라 기복이 심하다. 발음만 고쳐도 잘한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노력한다. 아직 멀었다.

행운아라는 표현은 사실이다. 운도 실력이라고 해주시는 분도 있고 운도 끝이 있다고 하시는 분도 있다. 그래서 더 노력하는 편이다. 사실 대본리딩을 잘 못한다. 거짓으로 하는 것 같아서. 대본리딩을 하고 출연을 결정했으면 '궁'이나 '커피프린스 1호점'을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다 이야기를 나누고 출연이 결정됐다. 정말 운이 좋았다.

-각기 다른 드라마 3개에 출연한다는 차기작 기사가 났는데.

▶그것도 속상하다. 어떤 것을 결정했을 때 다른 분들에게도 폐가 된다. 또 사람들이 차라리 저것을 했으면 좋았을텐데라고 생각하는 것도 싫고.

-좀 더 즐기며 살 수도 있을텐데 집과 교회, 일만 하면서 철저하게 자리관리를 하는데.

▶정말 힘들긴 하다. 그래도 그 안에서 얻는 게 있고 즐거움이 있다. 그게 윤은혜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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