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별 "세븐과 결혼? 진지하게 얘기 안해"(인터뷰)

임창수 기자  |  2011.03.13 10:49
박한별 ⓒ류승희 인턴기자 grsh15@ 박한별 ⓒ류승희 인턴기자 grsh15@


인형 같은 외모와 '세븐(본명 최동욱)의 그녀'이라는 타이틀. 박한별은 배우보다는 '얼짱'으로, 동갑내기 스타 세븐과의 열애로 더 유명한 스타다. 2003년 '여고괴담3: 여우계단'의 출연으로 혜성처럼 등장한 그녀는 드라마 '요조숙녀', '한강수타령', '다함께 차차차', '오! 마이 레이디', 영화 '숙명', '요가학원' 등의 작품을 거치며 연기보다는 외모로 먼저 주목 받았다.


오는 24일 개봉하는 영화 '마이 블랙 미니 드레스'(이하 '마블미')는 그런 박한별에게 "대중의 색안경을 벗길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되는" 작품이다. 화보 촬영차 찾은 미국에서 영화의 시나리오를 건네받은 그녀는 단숨에 출연을 결정했다.

"사실 배우들은 작품을 안 하는 동안 걱정이 많아요. 매니저 오빠도 조급해했지만 저는 기다리면 더 좋은 작품이 올 거라고 굳게 믿었어요. '마블미'의 시나리오를 받고 매니저 오빠한테 '거봐, 들어온다고 했지?'라고 했었죠. 너무 마음에 들어서 한국에 오자마자 바로 감독님과 미팅을 가졌어요. 20대 여자로서 봤을 때 너무 매력 있는 캐릭터였고 저랑 닮은 점도 많았거든요."


과연 극중 빼어난 외모로 하루아침에 스타가 돼 친구들의 질투를 유발하는 혜지는 고등학교 재학시절 얼짱 스타로 화려하게 데뷔한 그녀의 모습과 여러모로 겹친다. 그래서 일까. 박한별은 역할에 한껏 공감하며 흠뻑 빠져 들었고, 자신만의 혜지를 그려내고자 노력하게 됐다.

"친구 관계에 있어 다들 역할이 있잖아요. 제가 연예인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그런 친구사이의 관계가 실제 제 모습과 많이 비슷했어요. 극중 수진(차예련 분)이랑 싸우는 장면이 있는데 실제로 제가 친구들에게 섭섭해서 했던 말들과 소름끼치게 똑같은 대사도 있었거든요. 혜지에게 공감하다보니 촬영장에서도 다른 친구들과 의견이 달랐고 좀 더 '박한별스러운' 혜지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처음 출연을 결정할 때부터 감독님께 말씀드렸던 부분인데 원작 소설의 혜지에게서 덜 부분은 덜고 극대화할 부분은 극대화해서 좀 더 저와 닮아있는 모습으로 표현한 것 같아요."


그녀는 영화 속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클럽 신을 꼽았다. 혜지의 캐릭터가 가장 분명하게 나타나는 장면이라는 설명. 지금까지의 박한별과는 다른 모습일 것이라는 귀띔이다.

"감독님께서 영화를 너무 안보여 주셔서 계속 보여 달라고 졸랐더니 후시 녹음할 때 제일 보고 싶은 장면 하나만 골라보라고 하셨어요. 그때 클럽 신을 골랐죠. 예전엔 맨날 청승 떨면서 청순한 척, 예쁜 척 얄미운 깍쟁이 역할을 주로 했던 것 같은데 제가 봐도 지금까지의 모습과는 확실히 다른 것 같아요. 예전에 한 역할들이 끌려다니는 모습이었다면 이번에는 나서서 끌고 다니는 인물이랄까요."

'마블미'는 현실과 이상의 괴리 사이에서 방황하는 20대 여성의 모습을 그린 영화다. 그렇다면 올해 28살인 박한별은 자신의 20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박한별은 뜨겁게 타올랐다 식기를 반복한 인기와 열애에 대한 세간의 뜨거운 관심 속에 성장하며 한껏 '여유'를 갖게 된 모습이었다.


"정말 제 20대는 6개월마다 모든 게 변하고 스펙터클하게 흘러간 것 같아요. 그래도 10대 때보단 20대가 좋았고, 20대 보단 30대가 더 좋을 것 같아요. 같은 상황이라도 예전에는 너무 힘들어 하던 것들을 지금은 '왜 우울해 했지?', '왜 힘들어 했지?' 할 정도로 재미있다고 느끼기도 하거든요. 예전에 또래 친구들이 작품 나오는 걸 보면 '나도 빨리 해야 하는데' 했었는데 지금은 그런 면에서 여유가 많이 생긴 것 같아요."

박한별 ⓒ류승희 인턴기자 grsh15@ 박한별 ⓒ류승희 인턴기자 grsh15@


박한별은 남자영화 일색인 최근 영화의 경향과 '마블미'의 출연에 대한 생각 또한 밝혔다. 20대 여배우라면 누구라도 탐냈을 영화에 출연한 것 같아 기쁘다고.

"사실 속상했던 면이 있어요. 20대 초중반들의 여자 연기자들이 들어설 자리가 없다고 느낄 정도로 들어오는 역할이 한정적이었거든요. 나이가 좀 있는 남자들의 이야기가 많았던 것 같고 20대 여자들만의 발랄함을 보여줄 수 있는 영화나 작품은 정말 없었던 것 같아요. 정말 영화가 잘 되서 500만 명 정도 들었으면 좋겠어요."

안양예고 재학시절 한국무용을 전공한 그녀는 관능과 순수를 넘나드는 프리마돈나의 모습을 담은 '블랙스완'을 생애 최고의 영화로 꼽았다. 이어 한국무용을 소재로 한 영화가 제작된다면 주연은 꼭 자신이 되야 한다며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블랙스완'을 극장에서 두 번이나 봤어요. 나탈리 포트만이 나오는 '친구와 연인사이'도 봤는데 도저히 동일인물이라는 생각이 안 들었어요. 정말 제 인생 최고의 영화고 아직도 여운에서 헤어 나오질 못하겠어요. 우리나라에서도 한국무용을 소재로 멋진 영화를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물론 주인공은 제가 해야죠. '블랙스완' 나탈리 포트만도 어렸을 때 발레를 했다던데 전공자 입장에서 그런 영화는 정말 무용을 배운 사람이 아니면 안돼요.(웃음)"

박한별은 세븐과의 결혼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것으로 이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그녀는 "어릴 땐 28살이면 결혼해서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을 줄 알았는데 아직 너무 어린 것 같다"며 "연애기간도 길고 나이도 차니까 많이들 결혼에 관해 물어보시는데 아직 진지하게 생각할 때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워낙 오래 사귀어서 그런지 세븐과도 그런 것에 대해 진지하게 얘기하는 편이 아니다"라며 "자연스럽게 '나중에 결혼하면 이거 사야지'하는 식으로 얘길 꺼내게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놀러와'에서의 결혼 질문에 대한 긍정적 대응이 화제가 됐듯이, 그녀를 둘러싼 화제의 중심에는 여전히 세븐과의 열애와 결혼이 있다. 과연 영화 '마블미'는 '세븐의 연인' 박한별을 대중에게 '배우'로 각인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지. 그 어느 때보다 자신과 닮은 역할을 만나 한껏 빠져들어 연기했다는 그녀의 스크린 속 모습을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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