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이진(왼쪽) 아나운서와 강다솜 아나운서
"아직 명함이 안 나와서요…."
수줍게 인사하는 두 사람. MBC 신입 아나운서 이진(25), 강다솜(25)이다. 이날은 두사람이 수습 딱지를 뗀 지 딱 3일째가 되는 날. 합격 직후부터 미모의 엄친딸로 인터넷 화제를 몰고 다녔던 두 사람의 첫 인터뷰였다. '군기'가 바짝 든 모습이다.
"수습기간에 지도받는 방을 나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는데, 제 자리에 앉아있는 게 아직은 어색하네요."(이진)
"첫 출근날 진이보다 5분을 일찍 나왔는데 그 시간이 천년 같았어요. 덩그러니 앉아서 기다리다 진이가 오는데 어찌나 반갑던지…. 요즘은 아나운서국에 오는 전화를 누가 빨리 받는지 경쟁이 붙었어요. '아나운서국입니다' 하고."(강다솜)
"은근히 재미있어요. 제가 '퀵핸드'예요. 노하우는 먼저 버튼을 누르고 '아나운서국입니다'를 하는거죠."(이진)
1146 대 1, 막강한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MBC 신입 아나운서가 된 두 사람은 처음 합격 소식을 전했을 때부터 세간의 화제였다. 이른바 '엄친딸'의 필수조건이라는 화려한 '스펙'은 물론 미모도 큰 몫을 했다.
이진 아나운서는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출신으로 2007년 미스코리아 본선에서 미에 입상했고, 2009년에는 tvN 화성인 바이러스 '국보급 미모 엄친딸 이진'편에 출연한 이력이 있다. 1986년생 동갑내기이자 동기인 강다솜 아나운서는 고려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했다.
이른바 '엄친딸'이라는 세간의 시선에 대해 MBC 아나운서국 최재혁 국장은 "'엄친딸'이란 타이틀이 어울릴까 했는데 실제로는 '허당'이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나 "순박하고 평범하고 어리바리해 보이지만 방송 능력은 뛰어나다"며 "아나운서국 내에서도 봄 개편을 앞두고 놀라운 경쟁자가 나올까 지켜보는 폭풍전야 분위기"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두 신입 아나운서는 "아직은 카메라에 나오는 내 모습이 익숙하지 않다"며 수줍어했다. 이미 아나운서 오디션 '신입사원'과 '우리말 나들이'를 통해 방송 첫 경험을 쌓은 터였다.
"'우리말 나들이'는 누가 봐도 얼굴에 '저 오는 첫방송이에요'라고 써 있는 것 같았어요. 몇 번을 다시 봐도 저게 나인가 싶더라고요. '신입사원'에도 얼굴이 생각보다 크게 나와 놀랐어요. 카메라를 통해 보는 제 모습은 거울로 보는 것과 크게 다르더라고요."(강다솜)
"설레고 긴장되죠. 알게 모르게 긴장이 됐어요. 녹화를 하면서도 바로 모니터링을 못하니까 더 그랬고요. 의외로 많은 분들이 방송을 보고 연락해주시더라고요. '신입사원' 경우엔 나오더라도 제가 콩알만하게 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식구들도 TV를 보다가 깜짝 놀랐어요. 생각보다 예쁘게 나와서 좋았고요.(웃음)"(이진)
동갑내기에 함께 입사한 동기지만 두 사람의 스타일은 확연히 다르다. 이미 방송을 통해 유명세를 탄 이진 아나운서가 어딜 가도 드러나는 자체발광 스타일이라면, 강다솜 아나운서는 단아하면서도 정갈한 분위기를 풍긴다. 이진 아나운서가 귀에 분명하게 꽂히는 또렷한 음성을 지녔다면, 강다솜 아나운서는 부드럽고도 힘있는 목소리다.
아나운서국 관계자는 "이진 아나운서는 화려해보이지만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면이 있다. 필기시험은 전체 1등을 했을 정도다"라며 "강다솜 아나운서는 화면발이 좋다고 할까, 카메라 앵글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능력이 타고났다"고 귀띔했다. MBC 아나운서국은 색깔이 분명한 두 사람을 서로 다른 분야에서 맹활약할 재목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은 앞선 선배들보다 먼저 방송을 통해 시청자들을 만난다. MBC 창사 50주년 특별기획 아나운서 공개채용 '신입사원'을 통해 이들의 리얼 신입사원 생활기가 공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신입사원 선발기 만큼이나 흥미진진한 대목이다.
다른 스타일만큼 지향하는 목표 또한 차이가 있다. 이진 아나운서가 시사부터 예능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방송 이력을 쌓고 싶어한다면 강다솜 아나운서는 분명한 자신의 색을 만들고 싶단다.
"구체적인 롤모델을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박혜진 선배같은 모습이면 좋겠다 생각 합니다. 뉴스 앵커 출신이면서 '위대한 탄생'의 진행자로 폭 넓은 분야에서 활약하시는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이진)
"한 가지 색을 분명히 발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손석희 선배님을 본받고 싶습니다. 정확하고 분명한 이미지를 갖고 계시잖아요. 현상과 이면을 보고 신뢰와 책임을 함께하는 모습을 담고 싶어요."(강다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