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엄태웅이 기대되는 이유는?

[이수연의 클릭!방송계]

이수연 ,   |  2011.03.18 11:40


‘과연 누구일까? 직업은? 나이는? 어떤 성격의 사람일까?’

내 형제, 자매나 베스트 프렌드의 애인만큼이나 이 사람의 등장을 궁금해 하고 기대했고 드디어 2주 전에 개봉박두, 대대적으로 공개됐다.


이게 대체 누구의 얘기냐, 바로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의 새 멤버, 엄태웅 이야기다.

'1박2일'은 이승기, MC몽에 이후 오랫동안 새 멤버가 없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방송에서 기존 '1박2일' 멤버들도 말했다시피 기사를 통해 ‘새 멤버는 엄태웅이다’ 라는 게 먼저 공개될 만큼 말이다.


그리고, 새로운 피, 엄태웅의 등장은 과연 '1박2일'에 어떤 영향을 줄지 궁금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도 아니요, 가끔씩 토크쇼에 게스트로 나왔어도 늘 점잖은 태도만 보여서 그에 대한 자료라곤 0%, 당최 감을 잡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드디어 그가 등장하는 첫날, 제작진은 뻔한 등장에 허를 찌르듯 ‘엄태웅 집 습격 사건’ 을 통해 곤히 잠자고 있는 그를 깨우며 '1박2일'이 리얼 버라이어티임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그렇게 새벽녘 정신 차릴 겨를 없이 끌려나온 엄태웅은 그 다음 날까지 속된 표현으로 뺑뺑이 돌려지며 혹독한 첫 여행에 합류하게 되었다.

'1박2일' 첫 촬영 전날 그는 ‘내일 이렇게 각오를 말하고, 멤버들을 처음 만났을 때 이런 모습으로 인사하고, 시청자들한테는 이렇게 멘트해야지. 멋지게 등장하자’, 분명 이런저런 나름의 계획을 세우고 잠자리에 들었으리라. 하지만, 제작진은 그에게 이런 시간을 허락하지 않고 첫 여행지로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이끌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모습들이 성공적이었다.

‘인간 엄태웅’ 을 좀 더 리얼하게 보여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길에서 만난 예능PD스러웠던 대학생의 조언처럼 ‘'1박2일'에서 보여지는 엄태웅의 캐릭터’ 가 얼마나 빨리 자리 잡히느냐에 따라 새 멤버의 성공 여부가 결정되어질 것이다. 그런데, 얼떨결에 첫 여행에 합류한 그를 보면서 앞으로의 재미 가능성이 커질 것이란 기대감이 확 높아졌다.

어떤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캐릭터’ 의 등장이었기 때문이다.

그의 행동에서 ‘이게 방송 프로그램이지, 그러니까 이렇게 멘트하고 이런 모습을 보여야지’ 하는 건 전혀 없었고, 그냥 친구들과 여행가는 것처럼 평소 모습 그대로였다.

대부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연예인들을 보면, 평상시에는 다 이해하고 할 수 있는 일이어도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해서라면 ‘싫어요, 안해. 내기해서 지는 사람이 하자’ 등등의 계산 된 모습을 보여주기 마련이지만, 엄태웅에겐 그런 모습이 전혀 없었단 이야기다. 그냥 힘들면 힘들다고 하고, 할 수 있으면 할 수 있다고 하고, 참을 수 있으면 참겠다고 하는 인간적인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니까 그 동안 다른 프로그램에선 볼 수 없었던 새로움이 팍팍 풍겨져 나왔다.

그리고 그가 이런 저런 미션을 수행하는 모습들도 기존의 연예인들과는 달랐다. 다른 사람들은 밥값을 얻기 위해서, 벌칙을 받지 않기 위해서 목숨 걸고 미션을 수행했다면, 엄태웅은 ‘그렇게 해야하는 게 미션이니까 그냥 묵묵히 열심히 하는’ 모습이었다고나 할까? 미션에 임하는 태도부터 다르니 순수하게 느껴졌다.

‘와우, 예능감이 철철 넘치네’ 라던가 ‘진짜 특이한 캐릭터네’ 하는 점들이 그에게 보이진 않았지만, 아무 계산하지 않는 순수한 모습 그 자체만으로 오히려 기대감이 더 커졌다.

'1박2일'에서 웃음을 주는 멤버들, 재미를 계산하는 멤버들은 많다. 오히려 그곳에 필요한 건 어느 프로그램에서도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물론 엄태웅이 앞으로 어떤 캐릭터로 변할지는 알 수 없지만, 기존 예능 프로그램에서 흔하게 보았던 캐릭터는 아닐 것이란 확신이 생긴다.

그래서 최근 몇 주 잠깐 채널 선택권에서 주춤했던 '1박2일'의 이번 주가 기대된다.

<이수연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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