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집아저씨! 양심냉장고가 그립습니다

[김수진의 ★공감]

김수진 기자  |  2011.03.21 17:08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들의 일밤'의 '나는 가수다' 코너가 화제는 화제다.

방송 전 '쌀집아저씨' 김영희PD가 시청률 한자릿수 부진의 늪에 빠진 일요일 예능프로그램의 연출을 맡으며 눈길을 모았다. 이어 국내 굴지의 실력파 가수를 모아 놓고 경쟁을 벌여 생존자를 가려내는 형식의 서바이벌 버라이어티라는 점에서 또 다시 화제몰이에 불을 붙였다.


지난 6일 화제를 모으며 첫 방송된 '나는 가수다'는 뚜껑을 열자마자 시청자의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이소라, 윤도현, 김건모, 박정현, 백지영, 김범수, 정엽 등. 실력파 가수 7인이 사력을 다하는 선보이는 열창의 무대,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이들 가운데 탈락자가 발생한다는 점은 시청자의 흥미를 유발하기에 충분했다. 시청률도 앞서 방송되던 '일요일 일요일 밤에'보다 상승된 수치를 기록했다.

방송이후엔 인터넷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를 차지했으며, 일부 방청객은 심사결과에 대한 스포일러를 사이버 상에 유출해 논란이 일 정도로 '시선끌기'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그 중심에는 김영희PD가 있다. 그의 공로가 크다. 실력파 가수들의 출연을 결심도 김PD에 대한 신뢰 때문임은 이미 방송을 통해서도 공개됐다. 김PD에 대한 신뢰는 비단 출연가수들 뿐이 아니다. 대중이 김영희PD에게 갖는 신뢰 역시 대단하다.

김영희PD는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이경규가 간다 - 숨은 양심을 찾아서'라는 코너를 통해 '양심냄장고'를 널리 전파한 주인공. 김영희PD가 연출한 이 코너는 도로에서 정지선을 정확하게 지킨 양심의 주인공을 찾아 냉장고를 전달하는 형식으로, 당시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하며 공익성 도모에 앞장섰다.


코너의 제목을 '양심냉장고'로 알고 있는 시청자가 대다수일 정도였다. 이후 김영희PD는 '느낌표'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감동과 재미를 동시에 선사하며 공익성이 강조된 참신한 프로그램을 대거 탄생시키며 명실공히 대한민국 '양심피디'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 20일, 김영희PD가 연출한 '나는 가수다'는 방송 이후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 꼴등인 7위를 기록한 가수 김건모가 제작진의 자구책으로 탈락을 모면했기 때문이다. 김PD는 탈락을 해야 하는 김건모를 두고, 녹화를 중단하고 회의를 진행한 결과, 재도전 선택권을 부여했다. 김건모는 재도전을 받아들였다.

김영희PD는 방송이후 쏟아지는 불만의 목소리에 "논란과 비난이 있을 줄 예상했다"며 "포맷이나 원칙을 미리 바꾸지 못하고 현장에서 수정해야 했던 것은 우리의 불찰이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영희PD의 해명에도 시청자의 불만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시청자들은 서바이벌 버라이어티라는 본질에서 벗어났음을 맹렬하게 비난하며 제작진을 비롯한 김건모의 선택에 대해 여전히 회의적인 시선을 보이고 있다.

김영희PD는 왜, 시청자의 질타를 받는 것일까. 방송 전 그가 내세웠던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양심의 룰을 지키자'는 김영희PD의 외침이 대중에게 큰 교훈을 안겨주었기에, '나는 가수다'에서의 김PD의 판단력은 시청자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뇌성마비 부부에게 '양심냉장고'를 선사해 예능프로그램인 '일요일 일요일 밤에'를 보며 눈물을 흘리게 했던 김영희PD의 연출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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