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준 <사진제공=sidushq>
1990년대를 휩쓴 아이돌, H.O.T 중 근래 활동이 가장 활발한 멤버는 문희준이다.
한 때 대중의 거센 뭇매를 홀로 견뎌내야 했던 그이지만, 요즘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맹활약 중이다. 그나마 토니안이 제대 이후 문희준과 더불어 지상파 방송3사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얼굴을 비추고 있다.
나머지 멤버 중 이재원은 지난 7일 제대했으며, 장우혁은 주로 중국에서 활동 중이다. SM 엔터테인먼트 이사이기도 한 강타는 근래 방송 출연이 드물다.
이처럼 각기 뿔뿔이 흩어진 H.O.T 멤버들. 하지만 이재원의 전역식 날 다섯 멤버들이 한자리에 모이면서 재결합 설이 수면 위로 제기됐다. 당시 약 7년 만에 한 자리에 모인 멤버들은 재결합 설에 대해 명확한 계획을 밝히지 않았지만 같이 모였다는 것 자체만으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오늘날 가요계를 휩쓸고 있는 아이돌의 원조, 현재 팬덤문화의 시초가 된 H.O.T 이기에 이들이 다시 한 번 같은 무대에서 노래하고 춤추기를 기대하는 팬들의 염원은 탈퇴 이후에도 여전히 높다.
이재원 제대 이후인 지난 15일 홍익대학교 인근 한 카페에서 문희준을 다시 만나 H.O.T 재결합 계획을 물어봤다. 최근 예능계에서 '문슈가'로 활약 중인 그의 꿈과 목표를 듣기 위해 성사된 인터뷰지만 가장 먼저 H.O.T 재결합에 대해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문희준은 이 질문에 미리 전제했다. "사실 앞으로 이것(재결합)에 관한 인터뷰는 서로 하지 않기로 했다"라며.
하지만 어렵게 입을 열었다. 그는 "다들 마음은 같다. 마음은 있는데 현실적으로 회사가 다 다르지 않나. 또 본격적으로 만나 이야기 나눌 기회가 다들 없었다"며 "다들 너무 오랫동안 각자 활동해왔고 결정이 난다 하더라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또 서로 다들 바쁘기도 하고..."라고 현 상황을 솔직히 있는 그대로 털어놓았다.
그래도 문희준은 무려 7년 만에 함께한 자리도 어색하지 않고 편안했다고 밝혔다. 지난 7일 이재원 전역식 날 다섯 멤버들은 다 같이 밴을 타고 오고 갔다. 팬들에게도 그랬겠지만 멤버들 역시도 H.O.T 활동 당시를 떠올리게 했을 법 했다.
"올 때도 같이 밴을 타고 오고 갈 때도 밴을 타고 갔다. 그리고 나중에는 헤어져 혼자 있게 됐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혼자 있는 상황이 더 어색하더라. 10년 동안 익숙해졌으니 이제 다섯이 함께 인 것이 어색해야 하는데 혼자 있는 것이 오히려 더 어색했다. 또 1시간 넘게 오는 길에 지루함도 없었고, 그 예전 5년 동안 '우리가 정말 즐겁고 재미있게 일을 했구나' 라는 게 다시 한 번 느껴졌다. 그러면서 '같이 하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H.O.T 재결합은 팬들의 염원만큼 멤버들에게도 같은 심정인 것이다. 다만 앞으로 시간이 더 필요하고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기에는 고려해야할 것이 너무 많은 것이 현 실정이다.
그래도 시작이 반이라 했으니 마음이 있고 이야기가 나온 마당에, 그리 멀지 않은 훗날 이들 다섯 명이 과거의 위세를 떨치기를 바래본다.
이재원 전역날 한 자리에 모인 H.O.T 멤버들ⓒ홍봉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