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준, 예능으로 제2의 전성기 '꿈' 꾼다②

배선영 기자  |  2011.03.22 11:58
<사진제공=sidushq> <사진제공=sidushq>


문희준의 예능감은 일찍부터 예견된 일이다.

그는 과거 H.O.T로 활동할 때부터 예능감 넘치는 캐릭터로 대중에 익숙했다. 어찌 보면 오늘날 조권의 깨방정 캐릭터 시초라 할 수 있다.


그리고 H.O.T 해체 이후 무려 10년이 지난 현재, 문희준은 SBS 예능 프로그램 '강심장'과 '스타킹' 등 여러 프로그램에서 활약하고 있다. 특히 '강심장'에서는 문슈가라는 애칭으로 고정 출연, 게스트들의 기를 북돋아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사이 고비도 있었다. H.O.T 해체 이후 록 장르를 선택해 음악의 길을 이어간 문희준을 향해 대중의 비난이 일었다. 그가 한 발언들은 와전되고 사람들은 더 이상 그의 속내를 들어보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 이를 극복했다. 더 이상 대중의 이야깃거리가 아닌 웃음을 주는 존재로 역전승했다. 그를 향해 독설을 퍼붓던 김구라와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공동 MC를 맡기도 했다. 위기에 정면으로 맞닥뜨려 이룬 쾌거다. 그렇게 승승장구하던 와중 또 한 번의 슬럼프가 찾아왔다. 한동안 예능 프로그램 출연도 자제했다. 카메라 앞에서 웃을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슬럼프가 찾아왔던 지난 해 '강심장' 박상혁PD에게 출연 제안이 왔어요. '강심장'이 워낙 좋은 프로그램이었지만 잘 할 자신이 없었기에 고사했죠."


H.O.T의 또 다른 멤버 토니안 역시 제대 이후 MBC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한때 극심한 슬럼프로 우울증까지 걸려본 적이 있다고 고백한 터라 그의 슬럼프 고백이 예사롭지 않았다. 혹시 우울증은 아니었냐고 조심스레 물어봤다.

"아니에요. 천성이 밝아 우울증에 걸려 본 적은 없어요. 워낙 낙천적이라 용서도 잘 해요. 구라 형은 보살이라고도 하는데 성격이 그런 것 같아요. 하지만 억울한 것은 못 참아요. 스스로를 자책하지는 않는데 억울한 오해는 참아내질 못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 그 많은 오해를 받았을 때..얼마나 힘들었을까요. 하지만 그것도 금방 용서했어요. '사람들이 그렇게 스트레스를 푸나보다, 그런데 너무 오래한다' 이렇게 생각하고 말았죠. 지난 해 겪은 슬럼프는 우울증과는 달라요. 재미있는 이야기가 생각이 안 났어요. 예능적인 슬럼프죠. 갑자기 내가 꺼져버린 느낌. 아마도 일을 쉬지 못하고 하면서 그렇게 된 것 같기도 하네요."

동시에 음악적인 면에서도 고민이 됐다. H.O.T라는 이름으로 5년을 활동했고 이후 10년은 한 음악(록, ROCK)만 고집했다. 어느 순간 자신이 만든 울타리에 갇혀버린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그는 원래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좋아 했는데, 록으로 인정받기 위해 10년을 고집하다 시간이 흘렀다.


"이제는 그 울타리를 깨고 싶은 느낌이에요. 장르적인 면에 구애받지 않고 편안하게 음악을 하고 싶어요. 그런데 그렇게 말하고 나니 오히려 음반을 못 내고 있네요.(웃음)"

그는 그래도 조만간 새 음반을 내고 가수로도 활동할 것이다.

"어떻게 보면 두 마리 토끼인데 음악도 계속 하면서 예능으로도 인정받고 싶어요. 이렇게 오랫동안 음반을 내지 않는 이유도 예능에서 자리 잡고 싶었기 때문이죠. 어쩔 때는 가요대상 받는 것보다 예능에서 웃음을 주는 것이 더 보람되고 좋을 때가 있어요. 천직 같고 좋아요. 그래서 요즘은 너무 행복해요. 사실 너무 큰 꿈이지만 제게는 목표가 있어요. 설사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꿈을 꾸고 있으면 그 비슷하게는 가더라고요."

그가 꾼다는 꿈 이야기도 들려달라고 졸라봤다. 잠시 망설였지만 이내 "MC가 되는 거에요"라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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