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욕망의 불꽃' 방송 화면
신은경의 미묘한 웃음이 가리키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27일 밤 방송된 MBC '욕망의 불꽃'(극본 정하연·연출 백호민) 마지막회에서는 대서양 그룹을 손에 넣기 위해 온갖 악행을 저질렀던 결국 가족의 사랑에 구원받는 윤나영(신은경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치열한 후계자 싸움이 계속되는 가운데, 건강이 급격히 악화된 김태진 회장(이순재 분)은 결국 가족과 그룹 임직원이 모두 모인 가운데 유언장을 공개하도록 지시했다.
유언장에 적힌 이름은 나영이 그토록 소원한대로 남편 김영민(조민기 분)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유언장이 공개되기도 전에 나영은 변호사로부터 이를 전해 들었다. 가족들 역시 영민이 후계자임을 예상하고 있었다.
영민이 대서양그룹을 물려받으면, 고스란히 아들 민재(유승호 분)에게 돌아갈 터였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말하던 대로 자신이 계획한 대로 복수를 하게 되는 셈이다. 그렇게 되면 나영은 딸 백인기(서우 분)와 미국으로 떠날 생각이었다.
MBC '욕망의 불꽃' 방송 화면
그러나 영민은 유언장에 적힌 대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대신 형 영준(조성하 분)의 이름을 외쳤다. 회장이 되면 나영도 가족도 잃게 되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몰래 유언장을 태워 없앴다.
상심한 나영은 그길로 떠나지만 영민은 그를 막아섰다. 그런 영민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나영은 "죽는 날까지 저주하며 살겠다"는 독한 말을 남긴 채 냉정하게 그를 떠났다.
그녀가 향한 곳은 친딸 인기가 살고 있는 집. 자신을 걱정하는 인기에게 나영은 "대서양도, 너도, 민재도, 남편도 다 놓았으니 날아갈 것 같다"며 쓸쓸히 미소 지었다. 돈 많이 벌어서 뒷바라지 할 테니 3년만 기다려 달라고 하는 나영에게 인기는 울면서 기다리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인기는 미국으로 떠났다. 친아버지 박덕성(이세창 분)이 공항에 배웅 나와 딸을 응원했다. 자신의 힘으로 회장으로 취임한 영준은 자신의 신념에 따라 사업계획을 펼쳐 나갔다. 나영의 언니 정숙(김희정 분)에게도 훗날에 함께 할 것을 약속했다.
울산 바닷가에서 홀로 아버지를 회상하는 나영 앞에 영민이 나타났다. 영민은 "내 가족을 잃고 싶지 않았다"며 나영을 껴안고, 나영은 "정말 후회 안 할 거냐"며 눈물로 화답했다.
MBC '욕망의 불꽃' 방송 화면
단란하게 식사를 하고 있는 나영네 식구에 전화가 걸려 온다. 나영은 다시금 찾아온 기회에 눈빛을 반짝였다. 김회장과 단둘이 남은 나영은 유언장을 다시 쓰라며 조르기 시작했다. 자신의 부모와 얽힌 사연, 아무런 야망도 욕심도 없던 영민을 회장감으로 만든 노고, 친아들도 아닌 민재를 키워낸 공로를 운운하며 김회장을 부추겼다.
김회장은 "기억이 안 난다"라는 대답을 반복했다. 그러나 앞서 어머니 강금화(이효춘 분)과 통화를 하는 영민의 대화에서 김회장이 영준 대신 영민에게 회사를 맡기겠다고 했음이 드러났다. 김회장은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이날 방송은 모든 것을 털어 버린 듯, 아니면 김회장을 이용할 꿍꿍이셈을 꾸미는 듯 알 수 없는 웃음을 지는 나영의 모습으로 마무리 됐다. 결국 대서양 그룹은 나영이 원하는 대로 영민에게 돌아갈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진정한 해피엔딩이라고 답을 내기 어렵다. 이는 나영의 선택과 마음가짐에 달렸다. 시청자들은 나영이 대서양그룹을 차지하게 된 것을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혹은 영준이 그대로 회장을 맡고 나영은 가족과의 행복에 만족하기를 바랄 수도 있다. 앞서 제작진은 결말에 대해 "해피엔딩도 새드엔딩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욕망의 불꽃'은 재벌가를 둘러싼 치열한 권력 다툼과 출생의 비밀 등 강렬한 소재과 개성강한 캐릭터들에 힘입어, 주말극에서 유일하게 20%를 넘는 시청률을 보이며 인기몰이를 했다.
얽히고설킨 출생의 비밀, 불륜과 배신, 복수 등이 자주 등장해 '막장'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가족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들의 모습 속에서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묻어나며 애틋한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오는 4월 2일부터는 황정음, 김재원, 남궁민, 정보석 등이 출연하는 '내 마음이 들리니?'가 후속으로 방송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