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위험한 상견례', '적과의 동침', '웰컴 투 동막골', '아저씨', '미트 페어런츠3'의 포스터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
봄 극장가에 아련한 기시감을 불러일으키는 영화들이 만발했다. 송새벽 이시영 주연의 '위험한 상견레'와 김승우 손병호 주연의 '나는 아빠다', 김주혁 정려원 주연의 '적과의 동침'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비슷한 소재를 다룬 지난 흥행작들을 떠올리게 하는 세 영화. 그 면면을 들여다봤다.
◆난 이 결혼 반댈세…'위험한 상견례' VS '미트 페어런츠3'
오는 31일 개봉하는 영화 '위험한 상견례'는 여러모로 외화 '미트 페어런츠' 시리즈와 겹쳐진다. 2000년 '미트 페어런츠'의 그렉 포커(벤 스틸러 분) 2011년 '위험한 상견례'의 현준(송새벽 분)처럼 장인 잭바이런(로버트 드니로 분)의 결혼 승락을 받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11년의 시간이 흐른 뒤 이야기를 담은 '미트 페어런츠3'는 결혼 후 장인과 사위의 옹서(翁壻)갈등을 코믹하게 다뤘다. 가까스로 결혼에 골인했으나 의심 많은 장인 앞에서 쩔쩔매는 그렉의 모습은 현준의 미래를 보는 듯하다. 각각 간호사, 순정만화 작가로 남자로서는 특이한 직업을 가졌다는 점 또한 현준과 그렉의 닮은 점이다.
배우들의 면모도 화려하다. '위험한 상견례'가 연륜의 백윤식 '괴물 신인' 송새벽을 내세웠다면 '미트 페어런츠' 시리즈에서는 로버트 드니로와 벤 스틸러가 뭉쳤다. 능청스레 선보이는 코믹 연기가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아저씨 다음은 아빠?…'나는 아빠다' VS '아저씨'
김승우가 주연을 맡은 '나는 아빠다'는 620만 관객을 동원한 원빈 주연의 2010년 최고의 흥행작 '아저씨'를 떠올리게 한다. 흘려 쓴 듯한 포스터 글씨체는 논외로 하더라도, 김승우, 원빈 두 남자배우가 공히 아역배우 김새론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점이 그렇다.
세상을 등지고 살던 특수요원 출신 아저씨 태식(원빈 분)과 불량 형사 아빠 한종식(김승우 분)은 퍽 닮은꼴이다. 옆집 소녀 혹은 딸을 위해서라면 물 불 안 가리는 두 남자는 장기밀매 조직과의 위험한 거래에 빠져든다.
'딸 바보'가 된 김승우 뜨거운 질주. 제2의 '아저씨'를 노리는 '나는 아빠다'는 과연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까. 오는 4월 14일 개봉.
◆전쟁도 잊게 하는 사랑과 우정…'적과의 동침' VS '웰컴 투 동막골'
김주혁 정려원 주연의 '적과의 동침'은 2005년 800만 관객을 동원한 '웰컴 투 동막골'과 닮은꼴이다. 두 영화는 공히 한국전쟁 가운데 인민군 일행이 평화로운 마을을 찾으면서 벌어지는 일을 코믹하게 그려냈다.
총칼을 들이밀고 나타난 인민군들은 더 없이 순수한 마을 사람들의 모습 앞에 이내 무장해제된다. 인민군 소년병 택기(류덕환 분)의 약간 모자란 마을 처녀 여일(강혜정 분)을 향한 풋사랑은 유학파 엘리트 북한군 장교 정웅(김주혁 분)과 구장댁 손녀딸 설희(정려원 분)의 로맨스로 대체됐다.
공통적으로 웃음을 노리지만 주된 웃음 포인트는 약간 다르다. '웰컴 투 동막골'이 천진한 마을사람들과 동막골을 찾은 한국군, 인민군이 서로 우정을 쌓아가는 모습으로 훈훈한 웃음을 담았다면 '적과의 동침'은 서슬 퍼런 북한군을 향한 석정리 사람들의 코믹한 로비작전에 초점을 맞췄다. 영화 '적과의 동침'은 오는 4월 28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