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욱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사기 및 도박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남성그룹 NRG출신 이성진(34)의 8차 공판이 열린 가운데 또 한 번 증인들의 진술이 엇갈리면서 진실 찾기는 요원해 보였다.
이성진은 11일 오후 서울 양천구 신정동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형사3단독(판사 장성관)으로 속개된 8차 공판에 참석했다.
이날 공판은 이성진이 카지노에서 1억원 상당의 돈을 빌리는 과정에서 브로커 역할을 한 김모씨와 당시 자리에 동석했던 카지노 직원 한모씨가 증인으로 참석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김씨는 "이성진에게 카지노 커피숍에서 홍콩달러로 1억원을 건넸다"며 "이후 이성진의 요청에 의해 1억원을 칩으로 바꿔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이성진은 "홍콩 달러는 본 적도 없다"며 "애초에 칩 형태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장성관 판사는 "김씨가 이성진씨한테 현금을 보여줬는지 아니면 칩을 줬는지 확인하는 것이 진실을 가리는데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성진이 카지노를 할 것을 알고도 돈을 빌려준 사실을 입증하는 사례가 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날 증인으로 채택되지는 않았지만 앞서 증언을 했던 이씨와 매니저 황씨가 증언대에 다시 한 번 서면서 또 한 번 치열한 진실 공방이 벌어졌다. 사소한 부분조차 증인들의 진술은 어긋났다.
또 카지노 직원으로 이성진이 돈을 빌리는데 보증을 섰던 이씨는 "이번 사건이 불거진 후 한씨와 전화통화한 것을 녹취했다. 여기에는 한씨도 이성진씨가 돈을 빌릴 당시 13억원이 있다고 말한 것을 알고 있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주장, 판사는 공증 기관을 통해 해당 녹음을 증거로 채택해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한씨는 이 같은 이씨의 주장에 "말도 안 된다"며 "자신은 13억원의 존재는 몰랐다"고 맞섰다. 김씨 역시 "이성진에게 돈을 빌려준 후 한씨에게 13억원의 돈이 있는 것을 아냐고 물은 적이 있지만 한씨는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장성관 판사는 "이렇게 황당한 재판은 처음"이라며 "증인들의 증언이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지만 전부 진실은 아니다. 일부는 거짓을 말하는 것으로 생각돼서 진실을 신경 써서 가려야 할 것 같다"며 추후 공판을 통해 또 한 번 증인 심문이 이어질 것을 예고했다.
다음 공판 기일은 내달 23일이다.
한편 이성진은 지난 2008년 6월께 필리핀 마닐라의 한 카지노에서 현지 여행사 운영자인 오모씨(42)로부터 1억원, 문씨로부터 1억3300만원 빌려 이를 모두 바카라 도박으로 날린 혐의로 피소, 서울남부지검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9월30일 첫 공판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