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나미, 韓청춘영화가 사랑한 불멸의 아이콘

김관명 기자  |  2011.04.19 10:46
위부터 \'써니\', 나미 위부터 '써니', 나미


꼭 5년만이다. 류승완 감독의 '짝패'에서, 그리고 개봉(5월4일)을 앞둔 강형철 감독의 '써니'에서 나미의 노래를 들은 것은.


기억나시겠지만 '짝패'는 1980년대 지방 소도시를 무대로 10대들의 우정과 사랑, 이런 이야기를 그린 영화. 온주완 김시후 정우 등 주인공 패거리들이 동네 양아치들에게 쫒기는 장면에서 느닷없이 나와 뒤통수를 후려쳤던 노래가 바로 나미의 '영원한 친구'다.

'파란 하늘 맴도는 비둘기 날개처럼, 우리의 마음은 하늘을 날아가요. 서로 다같이 웃으면서 밝은 내일의 꿈을 키우며 살아요..'


'써니' 역시 80년대 중반 서울의 한 여자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유호정 진희경 고수희 등 여주인공들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영화. '짝패'와 마찬가지로 21세기 현 시점에서 주인공들의 80년대 회상신을 제3자 관찰자 시점에서 묘사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80년대 수많은 노래 중에서 나미의 노래가 또 나온다. 그것도 2곡이나.

'그저 바라만 보고 있지, 그저 눈치만 보고 있지..어떻게 하나 우리 만남은 빙글빙글 돌고, 여울져 가는 저 세월 속에 좋아하는 우리 사이 멀어질까 두려워.. '('빙글빙글')


'보이네 그 공원길이 보이네, 보이네 그 가로등이 보이네, 한밤 더 지나면 돌아오려나, 처음으로 만나서 손목잡더니, 그리움만 또 내 가슴을 적시네..'('보이네')

게다가 보니 엠의 86년작 '써니'(Sunny)에서 제목 겸 주인공 여고생 7인 모임 이름을 따온 이 영화는 주연 유호정/심은경의 배역 이름이 아예 대놓고 '나미'다.(그래서 지방에서 서울로 전학 온 나미에게 친구들이 그런다. '나미? 빙글빙글의 그 나미?')

왜 나미일까?

8세 때부터 미8군 무대에서 가수 활동을 시작한 나미야말로 '1980년대 중반의 빛나는 아이콘' 중 한 명이기 때문. 84년 10월 내놓은 뉴웨이브 스타일의 댄스곡 '빙글빙글'은 허스키한 음색에 쉽게 처리한 고음, 파격적인 율동 등으로 85년 각종 TV와 라디오 차트를 휩쓸었다. 동네 곳곳 헬스클럽에서는 에어로빅 댄스음악으로, 경기장에서는 응원가로 시도때도 없이 울려 퍼졌다.

KBS '가요톱10'이 1989년 12월 '80년대 인기가요 10곡'을 선정했을 때도 최진희의 '사랑의 미로', 주현미의 '비 내리는 영동교'와 함께 85년을 대표한 노래로 포함됐다. 트로트풍의 두 가수 사이에서 '이상한 춤과 목소리와 창법'의 나미의 존재감은 특히나 당시 10~20대에게는 충격이었다. 나미가 그해 MBC 10대 가수에 들은 것은 물론이다.

나미는 85년 말 내놓은 레게 스타일의 '보이네', 흑인영가 스타일의 '슬픈 인연'으로 대박 행진을 이어갔으며, 이에 꼬마들부터 10대, 20대들은 이 다양하고 이국적인 장르의 나미 노래들에 열광했다. 나미는1986년 또한번 MBC 10대 가수에 선정됐다.

결국 이 시기 10대와 20대를 보낸 대한민국 영화감독이라면, 나미와 나미 노래가 선사한 분위기는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된다. 강형철 감독은 이와 관련해 지난 18일 '써니' 기자간담회에서 "80년대 초등학생이었는데 그 추억을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었고 라디오를 들으며 음악을 많이 접했다"고 설명했다.

'짝패'의 류승완 감독은 1973년생, '써니'의 강형철 감독은 1974년생으로 이들의 10대 시절을 관통한 노래들이 바로 나미였던 것이다. 2006년작 '사생결단'에서도 나미의 '빙글빙글'이 나오는데 '사생결단'의 최호 감독은 1967년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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