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아리랑' 영화계 긴장..내외신 인터뷰도 사절

전형화 기자  |  2011.05.04 11:20


김기덕 감독이 긴 침묵을 깨고 발표하는 '아리랑'에 영화계가 긴장하고 있다.

김기덕 감독이 자신의 영화세계와 한국영화계와의 긴장 관계를 직접 이야기하는 다큐멘터리인만큼 어떤 폭판 발언이 담겨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김기덕 감독은 신작 '아리랑'이 11일 개막하는 제64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돼 현지를 찾는다. '아리랑'은 김기덕 감독이 자신의 영화세계를 돌아보며 촬영한 다큐멘터리 영화로 올해 칸 영화제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된다. 김기덕 필름의 한 관계자는 "김기덕 감독의, 김기덕 감독에, 김기덕 감독을 위한 영화"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영화 내용에 대해선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때문에 '아리랑'에 쏠린 영화계의 관심은 상당하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일부 감독이나 배급사, 투자사 관계자들이 '아리랑'에 이런 저런 내용이 담겨 있지 않을까란 생각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기덕 감독은 칸영화제 기간 동안 공식 행사만 참석할 뿐 국내외 언론과 일절 인터뷰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기에 영화계의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통상 칸영화제에 초청된 영화감독들은 세계 언론을 상대로 인터뷰를 하기 마련이다.


더욱이 김기덕 감독이 신작을 내놓는 것은 이나영, 오다기리 죠가 출연했던 2008년 개봉작 '비몽' 이후 3년만이며, 칸 영화제에 초청된 것은 2007년 '숨'이 경쟁부문에 초청된 이래 4년만이다. 그렇기에 김기덕 감독의 인터뷰 사절은 영화 내용에 대한 오해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란 관측이 무성하다.

'아리랑' 측 관계자는 "김기덕 감독이 '아리랑'을 국내 배급할 경우 칸 버전에서 오해의 여지가 있을 부분은 편집할 생각"이라고 전해 궁금증을 더욱 크게 하고 있다.

김기덕 감독은 '숨' 이후 작품 활동을 중단했다. 매년 작품을 내놓았던 김기덕 감독으로선 이례적으로 긴 침묵에 빠져들었다.


그 기간 동안 제작한 영화 '영화는 영화다'가 배급사 문제로 법정 공방을 벌였으며, 장훈 감독과 결별로 한 때 갈등을 빚기도 했다. 그 기간 동안 장훈 감독을 비롯해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장철수 감독 등 김기덕 감독이 배출한 후배 감독들은 무럭무럭 성장했다.

김기덕 감독 역시 전재홍 감독의 '풍산개'를 제작하며 숨고르기를 했다.

김기덕 감독은 1996년 '악어'로 데뷔했을 때부터 한국영화계와 불과 기름처럼 불편한 관계였다. 도발적인 영화 세계와 여성에 대한 극단적인 묘사는 평단에 뜨거운 감자였다.

국내 영화 경력이 없던 그는 평단의 몰이해와 한국영화계의 폐쇄성을 지적하며 외로운 길을 걸었다. 5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감독상과 61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최우수감독상을 받는 등 해외에선 각광받았지만 국내에선 아카데미영화제 외국어 부문 한국 대표작 선정을 놓고 여러 차례 갈등을 빚는 등 불화가 계속됐다.

2006년 '괴물'이 개봉했을 때 '시간'을 내놓은 김기덕 감독은 스크린독과점을 놓고도 강하게 반발했다.

그런 김기덕 감독이 자신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직접 연출했기에 내용을 놓고 영화계 인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리랑' 관계자는 "특정인을 비하하거나 그런 부분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김기덕 감독이 외로웠던 자신의 영화 인생을 그린 만큼 생각해볼 거리는 많을 것"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과연 '아리랑'이 어떤 내용을 담았을지, 13일 칸영화제 기자 시사회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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