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 '써니'..웃어라 강소라(인터뷰)

전형화 기자  |  2011.05.11 10:10
류승희 인턴기자 류승희 인턴기자


강소라의 첫 인상은 키 큰 신인이구나, 정도였다.

2009년 6월, 서울 대치동 섬유센터에서 영화 '국가대표' 제작보고회가 열렸을 때 신인이라며 소개를 받았다. '국가대표' 제작사 KM컬쳐가 매지니먼트를 겸했을 때였다.


화장 없는 맨 얼굴에 모자를 눌러 썼었다. 168㎝에 청바지로 늘씬한 맵시를 자랑했다. 유승호가 주연한 영화 '4교시 추리영역' 여주인공이 사정 때문에 빠지면서 대신 영화 촬영에 들어갔다고 했다.

고운 외모였지만 배우 지망생이라면 특출나다고 할 순 없었다. "열심히 하시라"는 예의상 인사를 남긴 뒤 헤어졌다. 개봉한 '4교시 추리영역'은 그저 그랬으며, 강소라는 그렇게 기억에서 사라졌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났다. 강소라는 흘러간 기억을 떠올리게 할 만큼 확실하게 기대주로 자리매김했다.

영화 '4교시 추리영역'과 SBS 드라마 '닥터챔프'가 경력의 전부였지만 4일 개봉해 황금연휴 최종승자가 된 영화 '써니'로 관객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과속스캔들'로 박보영이 주목받았던 것처럼 '써니'로 강소라가 눈길을 끌 게 분명하다.


'써니'는 830만 관객을 모은 '과속스캔들'의 강형철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은 작품. 여고 시절 칠공주였던 주부가 친구들을 찾기 시작하면서 과거를 추억하고 현재를 긍정한다는 내용이다. 강소라는 칠공주 그룹 써니의 리더인 하춘화 역을 맡았다. 말보다 발길질이 먼저 나가지만 누구보다 의리 있는 역할이다.

'써니'는 심은경 민효린 등 다양한 신예 여배우들이 빛을 발하지만 강소라는 유달리 눈에 띈다. 좋은 배역에 자연스런 연기 덕이 컸다. '써니' 속 강소라는 선배 연기자 김선아 어린 시절을 보는 듯한 활동력이 느껴진다.

강소라는 '써니'를 끝낸 뒤 "해냈구나"란 생각 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써니'는 강소라의 자신감을 되찾은 작품이기 때문이다. '닥터 챔프'는 존재감이 크지 않았으며, '4교시 추리영역'은 대타로 들어간 작품이기에 몰입할 시간도 공부도 부족했다. 더욱이 '써니'와 '닥터 챔프'를 겹치기로 찍었으니 더욱 힘들었다.

연기보단 연출을 꿈꾸던 소녀였기에 강소라는 이 길이 자신에게 맞는 길인지 고민했다.

강소라는 고교 시절 연극반 활동을 했다. SF 가족극 '남겨진 이야기' 대본을 직접 썼고, 그 작품은 청소년연극제에서 상을 받기도 했다. 강소라가 동국대 연극영화과 연기를 선택한 것은 연출을 잘 하기 위해선 연기를 먼저 배워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선배 연기자 이민정과 닮았다. 이민정도 대학시절 연출을 전공하다 졸업하고 연기에 뛰어들었다.

류승희 인턴기자 류승희 인턴기자


강형철 감독이 '써니'를 만든다고 했을 때 연예계 웬만한 매니지먼트사는 신인 여배우들을 오디션에 참여시켰다. 강형철 감독에 대한 기대와 시나리오에 대한 입소문 때문이었다. 여배우들이 왁자지껄 즐겁게 노는 시나리오가 근래에 없었기도 했다.

강소라는 다른 신인들처럼 1,2차 오디션을 봤다.

강소라는 "워낙 긴장돼 감독님 얼굴을 인터넷에서 찾아봤다"며 "워낙 착하게 생기셨고 실제로 그래서 부담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통과한 오디션. 강형철 감독은 배우들에게 우선 친해지라고 첫 번째 주문을 했다. 진짜 친구들로 보여야 연기가 자연스러워진다고 했다.

그렇게 친해졌기에 강소라를 비롯해 다른 여배우들에게 어색함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톡톡 튀는 신예들이 모인 만큼 튀려는 모습도 없었을까? 은연 중 나올 경쟁심도 없었을까?

강소라는 "캐릭터가 저마다 확실하게 다르기 때문에 튀려 욕심을 내려는 사람들은 없었다"고 했다. 오히려 강소라는 "친구들이라 생각하니 리액션도 편해지고 함께 하는 법을 배웠다"고 기뻐했다. 여고 시절 친구들과 옥상을 아지트 삼았던 기억이 '써니'를 하면서 새록새록 떠올랐다.

강소라는 상대편 칠공주 '소녀시대'와 싸우는 장면을 찍으면서 오른 팔목 인대가 늘어나고 뻣뻣한 몸에 액션을 하느라 고생을 제법 했다. 그래도 '써니' 촬영 시간이 너무나 소중했다고 말했다.

강소라는 "예전에는 연기할 때 긴장을 많이 했다면 이번에는 여유를 찾아야 한다는 걸 느꼈다"며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하더라도 '써니'는 즐거운 기억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강소라는 16일부터 '웃어라 동해야' 후속으로 방송되는 KBS 1TV '우리집 여자들'에 출연한다. '써니'로 영화 관객들에 이름을 알리고, '우리집 여자들'로 안방극장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알리게 됐다.

과연 강소라가 신예에서 기대주로, 다시 기대주에서 배우로 거듭날지, 강소라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웃어라, 소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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