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아리랑' 韓-칸 슬픈 온도차.."한국기사 다 읽었다"

칸(프랑스)=김현록 기자,   |  2011.05.15 14:01


제 64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김기덕 감독의 '아리랑'이 엇갈린 반응을 얻어내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영화에 담긴 김기덕 감독의 쓴소리를 이유로 '국가망신'까지 운운하는 자극적인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 한편 외신은 열광적인 찬사를 보내고 있다.


김기덕 감독이 한국 영화계에 대한 도발적 문제제기를 담은 동시에 영화 형식에 대해 도전한 다큐이자 극영화이기도 한 영화 '아리랑'은 영화제 3일째인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5시 드뷔시 극장에서 전 세계 취재진에게 첫 공개돼 주목받았다. '아리랑'은 셀프 카메라를 빌린 파격적인 영화 형식 실험과 한국 영화계에 대한 가감 없는 쓴 소리로 영화를 지켜본 이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에 국내에서는 김기덕 감독이 한국의 영화 현실에 직설화법을 통해 비판했다며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일부 매체는 '국가망신'이라는 표현까지 써 가며 김기덕 감독을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칸 영화제에서 직접 영화를 본 이들보다 국내에서 뉴스를 통해 영화를 접한 이들이 훨씬 자극적이고 공격적으로 김 감독의 영화를 평가하고 있다는 점은 역설적이다.

그러나 칸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외국 영화 전문지들은 '아리랑'에 대해 최고의 찬사를 보내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13일 시사회에서도 열광적인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조심스럽게 주목할만한 시선상 수상을 점치는 의견까지 나온다.


영화가 상영된 13일 오후 5시는 칸 영화제에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리는 시간 가운데 하나로 영화제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김기덕 감독에 대한 배려와 예우, 작품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 시간 배치"라고 평가했다.

외신들의 반응은 더 열광적이다. 찬사는 매체의 국적과 상관이 없다. 15일 영국 영화전문지 스크린 인터내셔널은 "'아리랑'은 의심할 여지없이 지금까지 만들어진 최고의 작가 영화"라고 썼다. 미국 영화전문지 할리우드 리포터는 "한 작가가 자기애에서 출발한 셀프영화로 비상했다"며 "자신의 영화에 대해 영광스러운 고통을 주제로 삼았다"고 평가했다. 프랑스 통신사 AFP는 "김기덕 감독이 감독으로서 자신의 절망적인 상태를 치료하기 위한 원시적인 자화상에 칸영화제가 갈채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김기덕 감독은 현재 칸 현지에 머물고 있다. 김기덕 감독과 칸에 머물고 있는 관계자는 "김 감독이 관련한 국내 뉴스를 다 읽었다"고 전했다. 김기덕 감독은 올해 영화제에서 공식일정인 프랑스 채널 까날 프랑스와의 인터뷰 외엔 모든 내·외신 인터뷰를 사절한 상황이다.


'아리랑'에서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 감독으로 인정받은 데 대한 서글픔을 드러내며 "한 많은 이세상 야속한 님아"를 부르다 끝내 눈물을 흘렸던 김기덕 감독이 이 슬픈 온도차를 어떻게 받아들일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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