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규 감독의 전쟁 블록버스터 '마이 웨이'에 출연한 아시아 3개국 대표 배우들이 "언어 장벽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15일(현지시간) 오후 2시 프랑스 남부 칸의 고성인 르 샤또 드 세를르에서 '마이 웨이'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연출자 강제규 감독을 비롯해 영화에 출연한 장동건, 일본 스타 오다기리 조, 중국 여배우 판빙빙 등이 참석했다. 한국 취재진 외에도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100여 국내외 취재진이 몰렸다.
취재진이 가장 먼저 궁금증을 보인 것은 언어가 다른 3개국 배우들이 어떻게 의사소통을 하면서 연기를 함께할 수 있었냐는 점이었다. '마이 웨이'에는 일제 강점기 시대 한국 및 중국, 2차 세계대전 중 유럽을 배경으로 한 만큼 한국어와 일본어, 중국어를 비롯해 여러 언어가 등장한다. 장동건은 한국어와 일본어, 오다기리 조는 일본어 외에 러시아어와 독일어까지 소화해야 했다는 후문이다.
장동건은 "예전에도 일어로 대사를 한 적이 있고 언어가 다른 배우와 작업을 한 경험이 있다"며 "연기라는 게 단순히 언어를 주고받는 게 아니라 감정과 느낌을 교감하는 것임을, 교감하는 데 언어가 중요하지 않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어를 못 알아듣는다는 설정이라 판빙빙과는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고 눙쳤다.
오다기리 조는 "7개월을 매일 촬영하면서 매일 죽을 것처럼 찍었다. 이제 마지막 한 달을 라트비아에서 촬영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나 그 또한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은 없었다. 언어를 넘어서 교감하며 촬영할 수 있었다"며 "특히 정말 미녀인 판빙빙과는 더욱이 어려울 것이 없었다"고 웃음 지었다.
전쟁 영화에서 저격수를 맡은 것은 처음이라고 인사한 판빙빙 또한 "눈을 맞추고 보디 랭귀지를 써 가며 의사소통을 했기 때문에 언어로 인한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장동건이 '피곤해요?'라고 묻는 게 재미있어서 한국어로 다른 스태프들에게도 많이 말했는데 촬영장에서 가장 인기있는 말이 됐다"고 덧붙였다.
배우들은 전쟁의 참상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장동건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영화 속 시대에 사셨고 아버지는 어렸을 적 한국전쟁을 겪으셔서 간접 경험이 있다"며 "촬영을 하면서도 참혹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실제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고 말했다.
오다기리 조 또한 "단순히 영화를 찍는 것조차 고통스러웠다. 항상 무엇인가가 폭발했는데 전쟁은 그런 전투가 늘 이어지지 않나"라며 "촬영이 이렇게 참혹할 정도인데 2차 세계대전은 정말 처절히 끔찍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국인과 일본인 마라토너로 등장하는 장동건과 오다기리 조는 '마이 웨이'에서 전쟁의 비극 속에 한국과 중국, 소련과 독일을 거쳐 노르망디 상륙작전에까지 참전하는 기구한 운명의 남자를 그린다. 판빙빙은 일본에 반감을 지닌 중국인 저격수로 호흡을 맞췄다.
'마이 웨이'는 '태극기 휘날리며'의 강제규 감독이 연출한 전쟁 블록버스터이자 아시아 3개국의 대표 배우와 스태프가 함께한 대작 영화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약 85% 촬영을 마쳤으며 라트비아에서 노르망디 상륙작전 촬영을 앞뒀다. 오는 12월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