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형철 감독 "'써니' 감독판, 백합無·욕설有"(인터뷰)

전형화 기자  |  2011.05.26 09:08
강형철 감독.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강형철 감독.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강형철 감독은 담담했다.

데뷔작 '과속스캔들'에 이어 '써니'로 연타석 홈런을 쳤는데도 달뜬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25일 오후 전화로 흥행 소감을 묻자 "제가 지금 오랜만에 머리를 하고 있어서요. 한 시간 뒤에 전화 드릴게요"라는 공손한 답이 돌아왔다. 꼭 한 시간만에 전화가 걸려왔다.


강형철 감독은 "주변에서 축하한다고들 하는데 너무 들뜨지도 않고 담담하다"고 말했다. 전작에서 830만명, 두 번째 작품에서 300만명 가까운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데도 차분했다. 축하턱을 내느라 바쁠 법도 하지만 그는 너무 과로해서 조용히 집에서 쉬고 있었다며 웃었다.

사실 강형철 감독은 현재 '써니' 감독버전을 개봉시키기 위해 작업에 한창이다.


'써니'는 현재 개봉 버전보다 좀 더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의붓엄마와 갈등을 겪는 수지가 욕설을 퍼붓는다든지, 면도칼을 씹어대는 무서운 언니들이라든지. 하지만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으면서 현재 15세 이상 관람가로 조정하기 위해 부듯이하게 편집할 수 밖에 없었다.

강형철 감독은 "손익분기점인 300만명이 넘으면 감독 버전을 개봉하자고 약속을 했었다. 원래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분명하게 선보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강형철 감독은 여고생들의 동성애 이야기인 백합코드나 청소년관람불가를 받을 만한 부분은 애초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감독들이 리얼함을 추구하잖아요"라며 "청소년기 반항을 표시하기 위해 좀 더 강한 욕설 정도였고 면도칼도 상대쪽 칠공주가 씹지도 못하면서 버리는 장면 등이 담겨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애초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을 것이란 생각은 전혀 못했다는 그는 "편집을 조금만 손대도 많은 부분을 만져야 하기 때문에 정신이 없다"고 했다. 1,2주 안에 감독 버전이 개봉할 수 있을 것이란 이야기도 덧붙였다.

강형철 감독은 '써니' 흥행을 "과하지도 강요하지도 않는 담백한 웃음 때문인 것 같다"며 쑥스러워했다. 그는 "'과속스캔들'의 좋은 점과 많이 비교해주시는 것 같다"며 "유머든 감동이든 너무 강요하지 않고 약간의 담백함을 주는 것을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타석 홈런을 날렸기에 강형철 감독에겐 유혹도 많다. 데뷔작 제작사 토일렛픽쳐스와 두 번째도 같은 작품을 했기에 여러 제작사에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써니'를 하기 전에도 그에겐 제의들이 많았다. 하지만 강형철 감독은 "절대 정직하게 이야기하자면 제일 좋은 관계가 내가 이렇게밖에 해주지 못해서 미안해, 이렇게 해줬는데 너무 고마워, 란 관계인 것 같다. 내가 이렇게까지 했는데 이것밖에 못해줘, 이런 건 나와 안 맞는다"고 했다.

강형철 감독은 "토일렛 픽쳐스와 다음 작품도 같이 할 수도 있고 안할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최적의 환경에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토일렛 픽쳐스는 잘 맞는다"고 말했다.

다음 작품에 대해서는 "아직 영화관에서 '써니'가 하고 있는데요. 뭘"이라며 "저도 좀 쉬어야죠"라고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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