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하씨, 이게 무슨 날벼락입니까

[김관명칼럼]

김관명 기자  |  2011.05.27 14:35


그러니까 지난해 9월 하순이었을 겁니다. 당신이 그 소년 같은 해맑은 미소와 수줍은 표정으로 스타뉴스 편집국을 들어선 것은.

미니음반 '디 디에(D Day)'를 들고 1년만에 컴백한 당신은 저희 가요담당 기자와 1시간여에 걸쳐 진지하게 인터뷰를 나눴죠. 그리고 "저랑 인증샷 한 번 하실래요?"라는 제 철부지 같은 제안에 흔쾌히 그리고 수줍게 응해주셨죠. 저는 그때 당신의 표백제 같은 살 내음을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1981년생. 우리나라 나이로 31세, 제 어린 조카뻘 나이에 어찌 이리 황망히 가셨습니까.

이제서야 당신의 디스코그래피를 들춰봅니다. 2005년에 나온 SG워너비 2집. 이 해 멜론집계에 따르면 연간 음원차트 1위곡이 바로 당신과 두 동생 김진호, 김용준이 부른 '죄와 벌'이었습니다. 4위도 '살다가', 5위도 '광'. 2005년은 그야말로 SG워너비, 그리고 당신의 해였습니다.


2006년은 어떻고요. 3집 '마스터피스(Masterpiece)'의 '내 사람 : Partner For Life'가 연간 음원차트 1위를 차지했죠. 리더였던 당신은 그때 그랬습니다. "3년 전 '타임리스'를 작곡가로부터 처음 받았을 때 '되겠다' 싶었는데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어요. 이번 '내 사람'에서도 그때 느꼈던 자신감 같은 것을 느꼈습니다. 감이 좋습니다."

화려했던 SG워너비 시절에 대한 추억은 이 정도만 해도 될 듯합니다.


이젠 2008년 초 솔로 독립한 이후의 당신을 떠올려봅니다. 그 해 1월22일 당신은 팬카페에 SG워너비 탈퇴를 앞둔 심경을 고백했습니다. "지난 4년간 저의 존재감과 정체성 사이에서 많이 고민했습니다..저에겐 꿈이 있었습니다. 2년 뒤엔 30살이 됩니다. 안정적이지만 치열했던 그곳에서 이제는 저의 인생의 목표를 위해 다시 한번 또다른 도전을 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는 남은 두 동생에 대한 이야기도 잊지 않았죠. "지금 걱정되는 것은 대중들의 오해와 편견입니다. 이런 저런 말들을 하는 사람들. 단지 나 혼자 잘되기 위해 팀을 버리고 나가는 사람으로 비춰질까 하는. 어려운 상황에서 만난 저희 3명, 지금까지 힘들고 어려운 길을 함께 걸어왔습니다. 너무나 사랑하는 용준이와 진호. 모두 정말 감사합니다."

2009년 11월에 나온 당신의 음반 '에세이'는 솔로 독립 후 1년6개월이라는 긴 공백 끝에 나온 역작이었습니다. 작곡가 조영수와 함께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한 것은 물론, 수록곡 '마음도 사랑도 눈물도' '너만 보잖아' 등을 직접 작사 작곡했죠. 직업 가수에게 송라이팅이란 그 얼마나 빛나는 성취입니까.

그러나 세상은 왜 이다지도 선한 사람들에게는 꼭 시련을 주는 걸까요. 2009년 9월에는 당신이 친형처럼 따랐던 전 매니저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고, 두 솔로음반에 대한 대중의 반향은 결코 뜨겁지 않았으니까요. 그리고, 오늘에서야 비로소 안 것이지만 그렇게나 우울증에 시달리면서 어떻게 내색조차 안할 수가 있었나요. 소년 같은 당신 얼굴이 하도 고와서 지난해 트위터에 인증샷을 올린 제 자신이 정말 부끄럽습니다.

그래도 당신은 힘을 냈습니다. 올해 들어 박지헌과 듀엣으로 디싱 '어제 같은데'를 냈고, 무엇보다 오는 6월18일에는 팬들과 함께 하는 생일 콘서트를 준비하는 등 뜨거운 열정을 불사르셨죠.

그런데 왜 이렇게 황망히 가신 겁니까. 그것도 오늘처럼 하늘이 파란 날에. "31번째 생일을 사랑하는 팬들과 함께 하고픈 채동하"라는 팬페이지 콘서트 공지는 그래서 더욱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이제 부디 평안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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