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탄' 톱12가 꼽은 '최고 vs 최악의 순간'①

김현록 기자  |  2011.05.29 10:10


화제 속에 방송된 MBC '스타 오디션 위대한 탄생'(연출 서창만 선혜윤 최행호, 이하 '위대한 탄생')이 지난 27일 7개월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최종 우승의 영예를 거머쥔 주인공은 조선족 출신의 '앙까' 백청강. 파이널 무대에 함께한 이태권을 비롯해 이 시간 동안 오직 '위대한 탄생'을 위해 달려 온 톱 12 전부가 그 감격의 순간을 함께했다.

'위대한 탄생'이 막을 내린 다음날인 지난 28일 밤, 그 톱 12를 만났다. 백청강, 이태권부터 셰인, 손진영, 데이비드오, 정희주, 김혜리, 노지훈, 조형우, 백새은, 권리세, 황지환까지.


전날 거한 쫑파티를 함께했다는 12명은 아직 '위대한 탄생'의 여운에서 채 빠져나오지 못한 듯 했다. 새로운 출발선에 선 이들에게 각자가 생각하는 '위대한 탄생'에서의 가장 행복했던 순간과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물었다. 이들은 지난 7개월을 되새기며 가만가만 대답을 내놨다.

데이비드 오


"좋은 꿈에서 깨어난 느낌이에요. 갑자기 현실이 다가온다고 할까. 서운하기도 하고."

자유로운 영혼, 맑은 목소리와 천진한 미소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데이비드 오의 미소는 여전했다. 자신을 어쿠스틱 기타를 든 포크 가수 지망생으로 보는 시각이 못내 아쉬웠다고 털어놓은 그는, 그러나 여전히 행복하게 노래하는 사람이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최고의 순간-최악의 순간

특별히 좋았던, 또 나빴던 순간이요? 특별히 한 순간이 떠오르지 않아요. 그냥 무대에 서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 좋았어요.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노래를 한다는 게 행복했어요.

경쟁에서 떨어지는 게 무서운 게 아니라 그 무대에서 떠난다는 게 슬펐어요. 그게 가슴이 아팠고요. 생방송을 시작할 땐 무섭더니 끝날 땐 한곡을 더 했으면 하는 마음이 되더라고요. 저 역시 잘 하고 싶고 간절한 마음이었어요. 음악은 즐겁다는 걸 보이고 싶었는데 그게 그렇게 간절해 보이지 않았다는 게 제 딜레마이기도 했지요.

노지훈

"제 모든 걸 걸었던 순간이었어요. 아쉬움이 많이 남네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데이비드 오, 조형우 등과 함께 '위대한 탄생'의 훈남계보를 이끈 그. 춤과 노래를 함께 하는 '퍼포머'라는 이미지가 생겼지만, 노지훈은 그 전까지 발라드를 좋아하는 '얌전한' 도전자였다. 그가 새롭게 선보인 퍼포먼스 뒤에 숨은 노력을 아는 이는 과연 얼마나 될까. 지금은 그 모든 게 좋다며 활짝 웃었다.

그의 최고의 순간-최악의 순간

멘토스쿨 파이널에서 '허그'로 1위를 했던 그 때가 가장 기뻤어요. 프로들이 서는 '음악중심' 무대에 처음 서봤고, 또 처음 1등을 했고. 즐기면서 했던 후회없는 무대였어요. 제 존재를 알린 순간이기도 했고요. 무척 뿌듯했어요.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탈락 이틀 뒤에 오더라고요. 떨어졌다는 실감이 나면서 감정 기복이 심한 하루를 보내곤 했죠. 뜻하지 않은 오해로 맘고생도 했고요. 그 전엔 생방송 직전이 제일 힘들었어요.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려고 노력했어요.

백새은

"시원섭섭한 마음은 휴식하는 동안 없어졌어요. 대신 아예 끝났다고 생각하니까 조금 공허한 기분이 들어요."

무대 울렁증으로 지켜보던 이를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던 그녀. 하지만 우려와 기대 속에 선 생방송 무대에서 백새은의 청아한 목소리는 아름답게 빛났다. 백새은은 경쟁이 밑바탕에 깔린 무대를 견디기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관객 앞에 노래하는 것은 언제나 행복했다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고백했다.

그의 최고의 순간-최악의 순간

탈락한 그 무대가 가장 기쁜 순간이었어요. 이상하지만 굉장히 행복해서 환하게 웃었어요. 아쉬움이 없었거든요. 그 때 불렀던 '뷰티풀'은 사연이 있는 노래였어요. 멘토스쿨 때, 자신감이 없어서 허우적거릴 순간 저를 위로하고 또 자신감을 주는 노래였어요. 제가 워밍업이 늦다고 멘토 선생님들이 말씀하셨잖아요. 늦게 시작돼 그제야 뭔가를 보여드린 기분이었어요.

가장 힘든 순간은 멘토스쿨 직전이었어요. 패자부활로 20명에 뽑혔는데, 제가 되면 안 되는 순간이었죠. 엄청난 실수를 했잖아요. 그 때는 그 무대에서 뭔가를 보여준 사람이 뽑히는 거라고 생각했지, 원석을 찾는다는 말을 잘 이해 못했어요. 저 때문에 떨어지는 사람이 생긴다는 게 송구하고 그랬어요.

정희주

"쇼는 이미 끝났지만 아직도 계속되는 것 같고 실감이 안 나요. 내가 저 무대에 서서 노래를 했었나 싶고."

노래하는 짐승, 자우림의 구태훈이 그녀에게 지어 준 별명은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청중을 휘어잡는 그녀를 표현하는 말이다. 정희주는 "영광스러운 별명"이라며 웃었다. 생방송 탈락자 발표 순간마다 "수명이 단축되는 느낌"이었다는 그녀. 이제 자유로운 출발선에 새롭게 섰다.

그의 최고의 순간-최악의 순간

위대한 캠프에서 떨어질 뻔 한 절 김윤아 선생님이 살려주셨을 때요. 사실 그 첫날까지는 마음을 비우고 있었어요. 살아오면서 욕심을 많이 냈을 땐 늘 미끄러졌거든요. 안됐을 때 상처를 덜 받고싶어 마음을 비우고 있었어요. '집에 가야지' 마음을 먹던 찰나에 저를 불러주시니까 마음이 쿵쾅거렸어요. 다음날 '사랑 그 놈'을 부르는데 그 때만큼 여러 감정이 교차하는 날이 없었어요. 그 기억은 평생 갈 것 같아요.

사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스타일은 아닌데 생방송을 준비하면서는 많은 압박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지켜보셨던 분들의 기대에 부합하려면 잘 해야겠다는 부담이 있었어요. 그에 억눌려서 첫 생방송은 제가 생각하기에 만족스럽지 못했어요.

황지환

"후련한데, 후련하면서도 아쉽고, 헤어지는 것도 아쉽고. 그것 때문에 조금 슬펐어요."

'위대한 탄생' 톱 12의 막내.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입을 벌리고 자는데, 이젠 이미지 관리를 해야겠다"는 그는 작가들 사이에서 '귀여움 담당'으로 통했다. 그러나 황지환은 열심히 노력해 스스로 롤모델이 되는 가수가 되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숨기지 않았다. 이 겁없는 고등학생의 앞날이 궁금하다.

그의 최고의 순간-최악의 순간

위대한 캠프 파이널에서 노지훈 형이랑 '배드 걸 굿 걸'을 불렀을 때예요. 저한테 세분의 멘토 선생님께서 관심을 보여주셔서 가장 기분이 좋았어요. '노바디'를 불러서 칭찬받았을 때도 그랬고요.

제가 탈락한 순간은 아쉽기도 했는데 후련하기도 했어요. 어린데 바쁘게 무대를 준비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았거든요. 그때 흘린 눈물은 약간의 개운함과 아쉬움이 섞인 눈물이었는데, 그때는 개운했지만 지금은 아쉬움이 더 커요. 좀 더 오래 힘들었어도 됐는데. 아이돌 미션을 제가 했었어야 했는데….(웃음)

조형우

"마지막 무대에 함께 올라갔는데, 너무 큰 성원을 보내주시더라고요. 스태프, 동료들, 가족들, 응원해주신 분들 모두에게 그저 감사해요."

'위대한 탄생'에 나오기 전부터 평생 음악을 하기로 맘먹었다는 조형우. 대중성과 음악성 모두를 잡는 가수가 꿈이라는 그의 다부진 다짐이 꽤 오랜 여운을 남긴다. 덧붙이자면 멘토 신승훈이 교회 오빠에서 클럽도 좀 다니는 오빠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던 그는, 직접 보니 유머러스하고 배려심 넘치는 형이었다.

그의 최고의 순간-최악의 순간

딱 힘들었던 한 순간이 있었던 건 아니고, 저는 위대한 캠프가 가장 힘들었어요. 수백명이 있는데 저는 그 중의 이름없는 한 사람일 뿐이고. 외롭게 혼자 구석에서 연습하고 그랬어요.

가장 행복했던, 기억에 남는 순간은 거기서 '렛 잇 비'를 불러 방송됐을 때예요. 그 전까지만 해도 전 수많은 사람 중의 한 명일 뿐이었는데 방송이 나가고 다음날 오후가 되니 많은 게 달라졌더라고요. 굉장히 좋아하는 노래였고요, 아버지도 '지구가 없어져도 남을 노래'라고 하신 곡이에요. '렛 잇 비'라는 그 위대한 노래가 저와 같이 기억될 수 있다는 것이 굉장히 감동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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