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방송을 시작한 '미스 리플리'는 강렬한 스토리와 캐릭터로 차별화를 꾀하며 첫 회부터 월화극 선두를 차지하고 나섰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방송을 시작한 말랑말랑한 로맨틱 코미디 사이에서 묵직한 전개가 돋보였다.
고아원 출신으로 일본으로 입양됐다 술집 호스티스 등을 하며 밑바닥 생활을 전전하던 여인 마리(이다해 분), 호텔가의 딸과 애정 없이 결혼한 지배인 장명훈(김승우 분), 고아였지만 좋은 양부모를 만나 건축가의 꿈을 키워 온 나희주(강혜정 분), 일본 굴지 리조트사 아들 유타카(박유천 분). 네 사람은 등장부터 강렬한 존재감으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도망쳐 온 한국에서 입사 면접을 보러 갔다 성추행까지 당한 마리가 후쿠오카 사투리를 쓰는 사람을 찾는 명훈에게 '동경대 출신이면 뭐가 달라지나요?'라고 묻는 마지막 장면은 거짓말의 위험한 유혹을 드러내며 다음 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표현도 과감했다. 미리가 술집 호스티스로 일하는 장면의 수위는 선정성 논란마저 일었다.
'동안미녀'와 '내게 거짓말을 해봐', '최고의 사랑', '로맨스 타운' 등 방송 3사를 휩쓸고 있는 로맨틱 코미디 바람 속에서 '미스 리플리'는 더욱 돋보인다.
회를 거듭하며 마리와 명훈, 마리와 유타카 등 주요 인물들의 삼각 러브라인이 본격화되면 그 차별성은 더욱 명확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제작진은 '신정아 사건'에서 모티프를 얻은 스토리를 바탕으로 정통 멜로드라마의 힘을 과시하겠다는 계획이다.
'미스 리플리'는 맷 데이먼, 주드 로, 기네스 펠트로가 주연을 맡은 1999년 영화 '리플리'에서 제목을 따 왔다. 성공을 위해 한 거짓말이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가며 몰고 올 파장, 그 사이에서의 멜로가 어떤 모습으로 전개될까. 마리의 첫 거짓말은 31일 방송되는 2회에 등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