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니' 美영화 공습 속에 400만 돌파..의미는?②

전형화 기자  |  2011.06.05 13:25


강형철 감독의 '써니'가 400만명을 동원했다. 한국영화, 외화를 통 털어 올해 개봉한 영화 중 두 번째다.

5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강형철 감독의 '써니'는 4일 14만 6734명을 동원해 누적 392만 2671명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3위를 기록했다. '써니'는 5일 10만명 이상 동원해 이날 400만명 돌파가 확실하다.


지난달 4일 개봉한 '써니'는 33일만에 400만명 고지에 오르게 됐다. 올해 개봉한 영화 중 400만명을 넘어선 영화는 지난 1월27일 개봉한 김명민 주연의 '조선명탐정' 이후 두 번째다. '조선명탐정'은 479만명을 동원했다.

'써니'는 개봉 당시부터 '토르'를 비롯해 '캐리비안의 해적4' '쿵푸팬더2'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과 경쟁을 벌이며 이 같은 성과를 냈다.


'써니'는 5월 첫째 주 황금연휴를 겨냥해 개봉했다. 하지만 개봉당일은 할리우드 영화 '토르' 뿐 아니라 '짱구는 못말려' '소스코드' 등에 밀려 4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SNS를 통한 입소문으로 영화에 대한 호평이 퍼지면서 등수가 수직상승해 첫 주말 1위를 탈환했다. '써니'는 당시 1등을 차지했긴 했지만 관객 동원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주말 스코어가 여느 주말보다 20만명 가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황금연휴를 맞아 극장보단 야외 나들이를 택해서 전체 박스오피스가 대폭 줄었던 탓이다.

할리우드 영화들의 공습은 이후 계속됐다. 할리우드 프랜차이즈 '캐리비안의 해적4'가 19일 개봉해 '써니'를 1위 자리에서 끌어내렸다. 그 다음 주인 26일에는 '쿵푸팬더2'가 관객을 만났다.

'써니'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2위와 3위 전략을 고수, 꾸준히 관객들을 불러 모았다. 마치 '아바타'가 1000만명을 넘어섰을 때 '전우치'가 2등 전략으로 700만명을 동원한 것과 비슷한 형국이다.

'써니'는 '전우치'보다 상황이 더 어려웠다. 대결한 영화만 해도 '토르' '캐리비안의 해적4' '쿵푸팬더2' 등 강력한 할리우드 영화들인데다 '트랜스포머3' 등 강력한 할리우드 영화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더군다나 '써니'는 여자 주인공이 등장하면 흥행이 어렵다는 징크스에 전면에 도전한 작품이었다. 국내 극장가에는 2008년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등 극히 드문 사례를 제외하곤 여자 주인공들이 출연한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 경우가 적다.

게다가 '써니'는 유호정을 제외하곤 심은경 민효린 강소라 등 무명에 가까운 신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써니'가 개봉 전 관객들의 관심 밖에 있었던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 데뷔작 '과속스캔들'로 830만명을 동원한 강형철 감독의 차기작이란 것 외에는 내세울 게 없었기 때문이다.

'써니'의 성공은 최근 대중문화계에 불고 있는 복고 현상과도 맞닿아있다.

세시봉 콘서트를 비롯해 '나는 가수다' 등 7080 세대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들이 대중문화를 선도하는 가운데 80년대를 추억하는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 것이다. '써니'는 한 때 칠공주였던 중년여성들의 자아찾기를 그렸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80년대를 즐거운 한 때로 표현했다.

보니엠의 '써니'를 비롯한 80년대를 추억하게 하는 음악들이 영화에 절묘하게 녹아들며 웃음을 끌어냈다. 기존 한국영화들이 80년대를 정치적으로 암울했던 한 때로 그렸던 반면 '써니'는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한 때로 그리면서 관객의 부담감을 줄였다. 데모대와 전경이 싸우는 모습을 칠공주들간의 대결과 맞물려 코믹하게 끌어내는 장면은 '써니'에 백미로 꼽힌다.

과잉되지 않고 담담하게 웃음과 감동을 끌어낸 것도 '써니'의 장점 중 하나다. 강형철 감독은 '써니' 흥행에 대해 "'과속스캔들'의 장점과 많이 비교해 주시는 것 같다. 과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웃음을 주는 것을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써니' 흥행을 젊은 층이 이끌다가 중년 관객들이 이끌고, 다시 가족 관객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이 같은 요인들 때문이다.

'써니'가 강형철 감독의 전작 '과속스캔들'이 세운 830만 고지를 넘어설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과속스캔들'은 24일만에 400만명을 돌파한 반면 '써니'는 33일이 걸렸다. 경쟁작들이 그 만큼 강력하고 배급 싸움도 훨씬 치열하다.

그럼에도 '써니' 롱런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캐리비안의 해적4' '쿵푸팬더2' '엑스맨' 등 쟁쟁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과 경쟁에도 꾸준히 관객을 동원하며 선전을 펼치고 있다. 예매율도 4위안에 계속 들고 있다.

강형철 감독이 '써니' 감독 버전을 개봉하는 것도 장기 흥행에 한 몫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써니'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는 바람에 현재 버전으로 편집해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강형철 감독은 편집된 장면을 보충해 '써니' 감독 버전을 이달 중순께 개봉할 계획이다.

2008년 '국가대표'가 흥행하자 김용화 감독은 감독 버전을 재편집해 개봉해 장기 흥행에 일조했다. '써니' 역시 비슷한 전철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써니'는 현재 추세라면 '조선명탐정'을 제치고 올해 개봉 영화 중 1위에 오르고, 올해 처음으로 500만명 고지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과연 '써니' 흥행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이 영화에 따뜻한 햇살은 계속 내리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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