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주민'과 하나된 김장훈, '나가수' 감동을 넘다

연평도(인천)=길혜성 기자  |  2011.06.06 10:00
김장훈 ⓒ연평도(인천)=임성균 기자 김장훈 ⓒ연평도(인천)=임성균 기자


가수 김장훈은 역시 '흑기사'였다. 이번에는 지난해 연말 북한의 도발로 물심양면에서 큰 상처를 입은 연평도 아이들과 주민들을 그만의 유쾌한 공연으로 위로했다. 아니, 엄숙한 위로보다는 음악과 춤을 함께 즐기며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선사했다.


김장훈은 5일 오후 7시30분부터 3시간여 간 인천 옹진군 연평도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평화음악회에 참여했다. 연평도 주민 500여 명이 함께 한 이번 음악회는 김장훈이 대학 연합 자원봉사단 V원정대와 연평도를 평화지역으로 선언하기 위해 공동 주최한 '김장훈과 V원정대가 다시 부르는 희망의 노래-연평 아리랑'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개최된 행사다.

공연 직전인 지난 3일 오후 과로로 실신해 병원에 입원했던 김장훈은 연평도 주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평화음악회 당일 오전 퇴원, 연평도 행 배에 몸을 옮겼다.


그는 이날 무대에 올라 연평도 주민들에 "신나는 무대를 준비했습니다"라며 "사람들은 제가 쓰러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과연 올 수 있을까라고 말했지만, 저는 당연히 온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연평도 주민들의 박수가 이어진 것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사실 김장훈의 몸 상태는 여전히 좋지 않다. 그는 공연 직전, 현장을 찾은 기자들에 "건강이 좋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면서도 "저는 쓰러지는 게 일정한 간격이 있으니, 2015년까지는 잠잠할 것 같아요"라며 유머를 잊지 않았다.

김장훈과 연평도 어린이 합창단 ⓒ연평도(인천)=임성균 기자 김장훈과 연평도 어린이 합창단 ⓒ연평도(인천)=임성균 기자


김장훈은 이번 공연의 MC도 봤다. 평화음악회 중간 중간 계속된 그만의 특유의 너스레는 연평도 주민들을 크게 웃게 했다.

재미와 감동은 김장훈이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를 때 더욱 빛을 발했다.

김장훈은 '커플'을 열창할 때 광운대 로봇게임단 로빛이 만든 미니 로봇들이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특이한 장면을 선보였다. 연평도 아이들을 즐겁게 하기 위한 특별 선물이었다.

어른 관객들에 대한 서비스 역시 잊지 않았다. 트로트 메들리를 선보였고, 이 때 연평도의 나이 지긋한 어른들은 무대에 올라 김장훈과 함께 춤을 즐기며 포옹도 했다.

김장훈은 이날 연평도 어린이 합창단과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또한 함께 불렀다.

음악으로 이뤄낸 이번 공연의 감동과 훈훈함은 '나는 가수다' 속 가수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열창할 때 못지않았다.

연평도 평화음악회에는 김장훈의 후배들인 팝페라 테너 임형주와 여성그룹 LPG 역시 동참, 공연을 벌었다. 이들 또한 김장훈이 직접 섭외했다.

LPG는 "김장훈 선배님의 요청을 받고 취지가 좋아 노개런티로 참여했어요"라며 "연평도에 와 보니 너무나 평화로운 섬이란 것을 느꼈고, 올 여름 많은 분들이 이 곳에 오셔서 연평 주민들과 함께 하셨으면 좋겠어요"라고 바랐다.

세계적 팝페라 테너 임형주는 "(김)장훈이형의 연락을 받고 원래 예정돼 있던 홍콩 스케줄을 취소하고 이 자리에 왔어요"라며 "제가 국내외에서 많은 공연을 했지만 이렇게 가족 같은 분위기의 공연은 처음인 것 같아요"라며 감격해했다.

김장훈이 함께한 평화음악회를 즐기는 연평도 주민들 ⓒ연평도(인천)=임성균 기자 김장훈이 함께한 평화음악회를 즐기는 연평도 주민들 ⓒ연평도(인천)=임성균 기자


V원정대 관계자는 "그 간 연평도에서 배식봉사, 어린이공부방 등을 하며 아이들은 물론 주민들 위한 평화로우면서도 재밌는 행사를 생각하다 평화음악회를 기획하게 됐어요"라며 "언제나 V원정대의 흑기사이신 김장훈씨께서 흔쾌히 도와 주셔서 평화음악회를 열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이에 김장훈은 "V원정대가 많은 준비를 했으며 저는 단지 서포터 역할을 한 뿐이에요"이라고 밝히면서도 "이번 음악회를 위해 5톤 트럭 4대 분량의 공연 장비를 서울에서 옮겨 왔어요"라며 연평도 평화음악회에 남다른 정성을 쏟았음을 시사했다.

마지막으로 김장훈은 "병원에 있으며 앞으로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라며 "오늘 같은 취지의 행사는 물론 독도 알리기 및 콘서트 연출, '댄싱 위드 더 스타' 등 향후에도 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이에요"이라며 웃었다.

역시 그는 '흑기사'가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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