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프린스'에 열광..미국은 '한드' 열풍

[창간기획: K-컬쳐, 세계를 흔든다①-5]

로스앤젤레스(미 캘리포니아주)=정현수 기자  |  2011.06.17 08:31

편집자주 | 코리아의 문화 콘텐츠가 전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 아시아의 '한류'로 출발한 한국의 문화콘텐츠는 이제 중동, 아프리카, 미국, 유럽 세계 구석구석에서 국경,인종,종교를 초월하는 'K-컬처'로 씨뿌려지고 있다. 머니투데이 엔터산업팀이 K-컬처 '퀀텀 점프'의 현장을 찾아간다.

미국의 대표적인 동영상 사이트 중 하나인 훌루닷컴(hulu.com).

NBC방송과 폭스가 합작해 설립한 회사로 이미 미국에서는 유튜브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급성장하고 있는 훌루닷컴에 최근 신선한 변화가 있었다. 지난해 SBS에서 방영됐던 드라마 '나쁜 남자'가 훌루닷컴 초기화면에 당당히 자리잡았다.


나아가 훌루닷컴은 최근 TV 부문 장르에 한국 드라마를 포함시켰다. 총 24개에 이르는 TV 장르는 대부분 액션, 코미디 등 일반적인 분류를 따르고 있다. 특정 국가의 드라마가 장르에 포함된 것은 처음이다. 미드(미국드라마)에 익숙한 우리로서는 다소 낯선 장면이다. 하지만 문화콘텐츠의 '역전현상'은 진행형이다.



"커피프린스를 정말 재미있게 봤어요"


지난 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만난 한 미국인 유명 게임개발자가 기자에게 건넨 말이다. 지난 2007년 방영된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이야기다.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지만, 낯선 땅에서 그 이야기를 듣게 될 줄은 몰랐다.

전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하와이에서 만난 한 까만 피부의 외국인은 "한국 사람이세요? 드라마 '천국의 계단'을 재밌게 봤어요"며 반가워했다.


전 세계 대중 문화 산업을 이끌고 있는 미국에서 이처럼 한국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동남아시아와 유럽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K-POP 열풍과는 또 다른 현상이다.

미국인들에게 한국드라마는 색다른 소재로 어필하고 있다. 이미 마니아층도 두텁다.

지난 1998년 재미 교포인 수잔 강이 설립한 숨피닷컴(soompi.com)이 대표적이다. 숨피닷컴은 영어권 최대 한류 커뮤니티다. 회원수는 120만명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전세계 240개국 5100만명의 사용자가 숨피닷컴을 방문했다. 회원의 90% 이상은 외국인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자발적으로 한국드라마 등을 거의 실시간으로 접하고 있다.


물론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 않은 숨피닷컴의 특성상 한국드라마 영상이 직접 서비스되지는 않는다. 그래서 만들어낸 것이 '리캡(recap)'이라는 문화다. 리캡은 한국에서 드라마가 방영된 직후 캡쳐 형태로 드라마를 재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화면을 캡쳐한 뒤 그 장면에 대한 설명을 적는 방식이다.

자막도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낸다. 국내에서 인터넷카페를 중심으로 '미드' 자막을 만들어내던 방식과 마찬가지다. 지난해 숨피닷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성균관스캔들'의 경우 조선시대 단어들까지 척척 해석해내는 역량을 보여줬다. 좌의정, 우의정의 차이에 대해 회원들이 토론까지 벌였을 정도다.



미국에서 한국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계각층의 관심도 쏟아지고 있다. 미국에서 동영상 번역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비키라는 회사는 지난해 실리콘밸리에서 43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비키는 한국인이 만든 회사다. 숨피닷컴 역시 지난 2월 국내 동영상 업체인 엔써즈에 인수됐다.

이준표 숨피미디어 대표는 "한국드라마는 기존 미국드라마에 볼 수 없었던 스토리로 외국인들의 관심을 끌어내고 있다"며 "동양문화에 대해 막연한 신비감을 가졌던 외국인들이 중국과 일본에 이어 한국문화에 대해서도 점차 관심을 높여나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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