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부터 영화 '써니', MBC '나는 가수다'
잊을 만하면 나미 노래다.
전국 500만 관객을 돌파한 강형철 감독의 '써니'(5월4일 개봉)에 이어 장안의 화제를 모으고 있는 MBC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 그리고 앞서 '위대한 탄생'에서도 80년대를 풍미한 나미의 옛 노래가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년이 된 여성들의 옛 추억과 자아 찾기 과정을 그린 '써니'에서는 나미의 노래가 보니엠의 팝송 '써니'와 함께 1980년대를 상징하는 강렬한 키워드로 사용됐다. '그저 바라만 보고 있지..'로 시작하는 '빙글빙글'과, '보이네 그 공원길이 보이네..'로 시작하는 '보이네'가 바로 그 것.
나미가 1984년 10월 발표한 뉴웨이브 스타일의 댄스곡 '빙글빙글'은 나미 특유의 허스키한 음색에 쉽게 처리한 고음, 파격적인 율동으로 당시 대박을 터뜨린 곡. 이듬해 나온 레게풍의 '보이네' 역시 동네 꼬마들까지 따라 부를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 19일 '나가수'에서는 이날 첫 출연한 실력파 여성보컬 장혜진이 나미의 '슬픈 인연'을 간결한 편곡으로 소화해 청중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슬픈 인연'은 나미가 85년 발표한 흑인영가 스타일의 곡. 이 곡은 특히 이날 '나가수'에 장혜진과 함께 처음 출연한 조관우가 1995년 앨범 'Memory'를 통해 리메이크해 큰 인기를 끌었었다.
그럼 왜 나미일까.
잘 알려진 대로 나미는 1980년대 댄스 음악을 평정하다시피 한 주인공. 8세 때부터 미8군 무대에서 활동한 나미는 80년대 들어 '빙글빙글' '보이네' '슬픈 연가' '영원한 친구' 등으로 85~86년 2년 연속 MBC 10대가수에 들었다.
복고풍의 영화 '써니'가 보니엠과 함께 나미의 노래를 선택한 것은 어쩌면 필연적인 착점. 1980년대 지방 소도시를 무대로 10대들의 우정을 그린 류승완 감독의 '짝패'에서 나미의 '영원한 친구'가 흘러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1968년생인 '팝 발라드의 디바' 장혜진이 '나가수-내가 부르고 싶은 노래' 무대에서 '슬픈 인연'을 선택한 것도 자신이 80년대에 감수성이 예민한 10대와 20대 시절을 보낸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특히 나미의 '슬픈 인연'은 가창력에 자신 있는 가수들이 즐겨 부르는 곡으로, MBC '위대한 탄생' 우승자 백청강은 이미 지난 4월 '슬픈 인연'을 특유의 섬세한 가창력으로 소화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