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스페셜'도 불방사태..PD들 "정치적 의혹"

김현록 기자  |  2011.06.22 15:15


오는 24일 방송 예정이었던 'MBC스페셜' '여의도 1번지의 사모님들'의 불방 결정에 일선 PD들이 정치적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MBC 측은 지난 21일 방송을 3일 앞둔 'MBC스페셜' '여의도 1번지의 사모님들'을 결방키로 하고 이 자리에 특선영화를 편성했다. '여의도 1번지 사모님들'은 제목에서 연상되듯 정치인의 아내를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로 관심을 모았다. 정몽준, 오세훈, 강기갑, 홍준표, 이광재 등 국내 유명 정치인의 아내들이 등장하기로 해 이미 지난 17일 예고가 나간 상태였다.

이에 대해 MBC 시사교양국 평PD들은 정치적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앞서 'PD수첩'이 이명박 대통령 무릎기도 건을 제작하다 도중 중단한 바 있고, 지난 5월에는 천안함 사태 이후 중단된 남북 경협과 관련 현 상황을 짚어보는 'PD수첩' '남북경협 중단 그 후 1년' 편 또한 제작이 무산돼 결방 사태를 맞은 바 있다.


PD들은 성명을 통해 정치적인 논란이 의심될 경우 방송 연기 등 모든 조건을 수용하겠다고 했음에도 사측이 방송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경남 사천이 지역구인 강기갑 의원의 아내가 등장한다는 것이 방송을 막은 실제 이유가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MBC 시사교양국PD 52인은 기명 성명에서 "경영진은 프로그램 가운데 최근 한나라당 대표 경선에 참여한 홍준표 의원의 부인과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언론의 중심에 선 오세훈 시장의 부인 부분을 문제 삼았다고 한다"며 "갑작스러운 한나라당의 임시 전당대회, 그리고 홍준표 의원의 당 대표 출마는 제작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예상할 수 없었던 정치적 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선거법상에는 일개 정당의 경선에 대해서 방송의 시점을 규제하고 있지 않고 있어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제작진은 정치적인 논란이 염려된다면 방송 시점을 미룰 수 있다고 했다"며 "경영진과 윤길용 국장이 문제를 제기한 것 모든 것에 대해 제작진은 모두 수용하겠다고 했는데도 막무가내로 방송을 막는 것은 도대체 무슨 이유인가?"라고 되물었다.

이들은 "우리는 경영진이 필사적으로 이 방송을 막는 배후에 경남 사천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 지역에 누가 내년 총선을 준비하고 있는지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정녕 이런 이유가 아니라면 프로그램을 일방적으로 폐기 처분하는 명분은 과연 무엇일까?"라고 밝혔다.

MBC 시사교양국 PD들은 "이번 사태가 더욱 엄중한 것은 절차를 밟고 국장이 승인하고 적법한 절차를 밟아 완성된 프로그램마저 이제 경영진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자기들 마음대로 손 볼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기는 것"이라며 "PD들은 대체 누굴 믿고 프로그램을 제작하란 말인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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